오늘의 길냥이 - 요근래 만났던 길냥이들
일회성 만남으로 끝났던 녀석들. 고양이의 시간은 사람보다 10배 정도 빨리 간다고 하니 저녀석들을 만나 보낸 10여분의 시간들은 실제로는 한두시간 정도의 의미를 가졌을까? 그들에게는 큰 인상으로 남지 않을 짧은 스쳐감이지만 잊지 않고 싶어 굳이 한장 한장 찍어놓는다. 요즘 사람의 평균 수명을 70 정도로 본다면 담임으로서 한 학생을 만나는건 그들의 삶 중 1/70을 함께 보내는 것이다. 전체 인생 중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자각하고 유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은 그보다 더 짧을테니 실제로는 생각보다 더 길고 소중한 시간을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적어도 길냥이와의 짧은 스쳐감보다는 의미있는 뭔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근데 잘모르겠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건지. 근래 몇년간 학생들의 사진을 거의 찍..
Photography/Street cat of today
2023. 6. 22. 07:11
오늘의 길냥이 - 시도 혹은 겨울이
시립도서관 앞을 지나가는데 시도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려 했는데 여학생 두 명이 겨울이라 부르며 시도를 반기고 있었다. 녀석은 나보다 여학생들이 좋은지 휙 돌아서 그들에게 가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여학생들이 먹을 걸 주지 않자 그제야 나를 바라보며 애옹거리기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츄르를 갖고 있지 않은 날이었다. 궁디 팡팡 몇 번 해주고 나니 내가 빈털터리라는 걸 눈치챈 녀석은 뒤도 안 돌아보고 제 갈 길을 향해 사라졌다. 누군가에게는 겨울이, 또 누군가에게는 시도, 공공재인 길냥이의 이중 생활을 잠시 엿본 순간이었다.
Photography/Street cat of today
2023. 6. 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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