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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소니 F717. 내 삶에서 이것보다 더 간절히 갖고 싶었던게 있었던가 싶을 정도의 물건이었다. 2001년의 나에게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갖고 싶어했던 것들은 어떻게든 다 가졌다. 시간이 다소 많이 걸렸을뿐이지.
문구 잡지 온더데스크가 어느새 9호. 이게 수요가 있을까 했는데 펀딩이 계속되는 걸 보니 코어 문구인층이 꽤나 두텁게 형성되고 있는 모양이다. 하긴 문구야 말로 소확행의 대명사지. 여러 부분의 컬렉팅에 도전했지만 결국 마주쳤던 한계는 공간이었다. 부피가 큰것들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문구는 탐미적, 현실적 부분에서 가장 이상적인 수집 대상이다. 사실 몇몇 특출난 제품을 제외하고 문구류에서 감동적인 기능성을 느껴본 적은 없다. 만년필도, 볼펜도, 샤프도, 칼도, 가위도, 노트도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다 비슷한 감각으로 사용하게 된다. 물론 내가 모든 부분에서 감각이 천해 그 미세한 차이들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유명 문구 유튜버나 블로거,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번 겨울에는 비행기 타고 어디로든 떠나보려고 했다. 해외여행은 코로나 이전에 오사카 교토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한번 나갈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2년 전에 제주도에 일 보러 가면서 비행기를 타보긴 했지만.) 제일 현실성 있는 여행지는 돗토리였다. 비용이 정말 저렴했고 무엇보다 그 유명한 사구와 우에다 쇼지 사진미술관은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복잡한 사정으로 계획은 무산됐고 집에만 있자니 답답해서 만만한 부산으로 잠시 나들이를 다녀왔다. 부산 가서 처음 들린 곳은 전포동 지즈. 몇 년 전부터 일식 카츠 열풍이 불더니 이제는 일본의 이름난 맛집들 못지않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쉴새없이 치고 나오는 중, 이곳도 그런 신흥 강자 중의 하나다. 웨이팅..
예전에 즐겨갔던 죽림의 일식집 메바에소의 사장님께서 오랜만에 통영으로 복귀하셔서 유수정스시라는 업장을 내셨다. 시내에서는 거리가 꽤 있는 편이라 대중교통으로는 무리, 하지만 주차가 매우 편하니 차로 이동이 가능하다면 통영 시내에서 먹는 것보다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다. 해산물부심이 넘치는 통영이지만 의외로 이만한 수준의 일식 요리를 내놓는 곳은 많지 않다. 메바에소 시절에도 탈통영급 요리들과 가게에 구비된 다양한 주류에 반해서 단골이 됐었는데 지금은 오죽할까. 사장님께서 가게 오픈할 때 고민이 많으셨던 것 같다. 실력의 포텐셜이나 개인적인 욕심은 이것보다 훨씬 깊은데 통영 사람들의 성향과 가격저항성 등을 고려해 먹히지 않을 듯한 음식, 주류는 과감히 쳐내고 좀 더 캐주얼한 면을 강조하신 것 같다. 그 점..
바쁜 일 대충 정리해놓고 모처럼 여유롭게 낮술을 즐겼다.
인스타에 누군가가 올려놓은 로트링 600 로프트 한정판 사진을 보고 '색이 완전 예쁘다! 이건 사야해!'하며 판매처를 검색해봤는데 국내샵들 가격은 미쳐있었고 해외직구 하기도 애매해서 포기. 갖고 있는 샤프나 잘써야지 하며 쌓아놓은 것들을 정리하다보니 언젠가 선물받은 로트링600 박스에 로프트 로고가 박혀 있었다. 설마하고 열어봤더니 바로 그 노란색 한정판 ㅋ. 로트링 600을 이미 두자루 갖고 있어서 선물받은 건 개봉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했던 것이다. 한정판을 선물 받은 걸 모르고 고만 고만하게 감사했던게 괜스레 미안해졌다. 더 격렬하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어야 하는데.... 어쨌든 방에 물건이 넘쳐나다보니 갖고 있는것도 모르고 또 지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시 한번 도를 넘은 물욕을 반성하며 올해는 정..
합성인 듯 합성 아닌 합성 같은 부산 사진. 공간이 참으로 신기하게 분리 되었던 순간.
몇 년째 토트백 혹은 헬멧백에다가 카메라 가방용 파티션을 넣어서 데일리로 쓰고 있다. 알리에서 샀던 8000원짜리 토트백에 싫증이 나서 이번에는 가격이 좀 있는 반스 토트백(무려 7만원)을 샀다. 하나이 유스케라는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한 제품으로 얇고 가벼운 소재에 특기할만한 것이라곤 뒤집으면 하나이 유스케가 그린 캐릭터가 패턴처럼 프린팅 된 다른 느낌의 가방으로 변한다는 점 밖에 없다. 얇지만 견고하고 가방이 꽤 커서 GFX100S와 GF렌즈 3개를 넣고도 여유가 있는 편. 그래서 아래의 사진에 있는 EDC들을 수납할 수 있다. 매일 갖고 다니는 것들 1. 애증의 지프키 2. 전술 볼펜이라고 하는데 전술적으로 쓸일은 없는. 볼트액션 형식으로 되어 있고 펜 뒷부분엔 유사시 차 유리를 깰 수 있는 ..
통영 꼼장어(곰장어) 맛집으로 이름 높은 산수갑산에 다녀왔다. 내가 굳이 언급할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인데 어쩌다 보니 나는 이번 방문이 처음. 꼼장어를 좋아하지 않는데다 노포감성도 별로, 그리고 로컬 추천 맛집이라는 곳도 그다지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뭐만 하면 현지인 추천, 현지인이 가는 등등의 말이 붙는데 너무 남발해서 이젠 그런 글이나 영상을 거르고 본다. 하지만 이곳은 그런 매체들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유명했던 곳. 허영만의 백반기행 등등의 프로그램에 자주 나왔다. 어쨌든 꼼장어를 좋아하는 장모님과 와이프가 가자고 해서 따라 다녀왔는데 동종 가게들이 집중되어 있는 거리에 있는 만큼 다른 집들과 큰 차별점이 없을 거라 생각했건만 이게 웬걸. 정말 탁월하게 맛있었다. 오독오독, 쫄깃하면서..
경남 고성(그냥 고성이라고 하면 대부분 강원도 고성을 생각하니까)에 있는 논밭뷰 카페 자란들. 고성중앙고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도 도 병산수산까지가 한계선, 그 너머의 삼산면으로는 차를 몰아본 적이 없었다. 진주에서 통영으로 넘어오던 길에 갑자기 한번 들러볼까하는 생각이 들어 익숙한 코스에서 벗어나 꼬불꼬불하고 외진 길로 차를 몰았는데 예상치 못한 기름 경고등이 들어와서 마음을 졸여가며 겨우 도착했다. 카페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의 반가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대체 여기까지 누가 커피 마시러 오나 했는데 의외로 손님이 많아서 살짝 놀랐다. 감탄할만한 뷰는 없고 카페 인테리어나 소품이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음료나 디저트가 대단히 특출나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무던한 여러 요소들이 하나..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계속 들어와서 점검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4짝 모두 교체 ㅜ_ㅜ 얼마 전에 와이프 차 타이어도 갈았는데.... 허리가 휜다. 타이어점 사장님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뭐 하다 이제 오셨냐고 난치병 환자 만난 의사처럼 얘기하는데 참 부담스럽더라. 저녁에는 집에서 타르타르소스 만들어서 가라아게. 요즘 또 타르타르소스가 입에 촥 달라붙는걸 보니 살찔 건가보다. 조심해야지. 마켓컬리에서 산 트러플버섯뇨끼를 흑백요리사2를 보며 먹으니 파인다이닝에 가서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기네스나이트로서지로 클라우드 맥주 따라서 마시는데 역시 한국 맥주 중 최고. 진짜 맛있는데 이걸 파는 술집이 별로 없어서 정말 아쉽다. 맛있고 도수도 부담 없어서 좋아했던 클라우드 생드래프트가 단종됐..
2025년 12월 30일에 지인 아버지의 장례식도 있고 겸사겸사 진주행. 아직 방학을 하지 않은 아들을 등교시키고 그대로 차를 달렸기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거의 10년 만에 들린 경상대 앞 스타벅스 창가에 앉아 한 시간 동안 성경 필사. 9월 이후 처음 들린 톤오우에서 프리미엄 등심 카츠에 클라우드 생맥. 얼마전에 발매된 대돈여지도라는 전국 돈가스 맛집 안내서에는 진주 지역 돈가스 맛집으로 일 년 전쯤에 생긴 카츠카키를 선정해 두었던데 좀 잘못됐다고 본다. 물론 돈가스를 마니아들이 중시하는 몇몇 부분에서 그 집이 더 나은 건 맞고 정말 좋은 가게지만 그 외의 다른 요소를 함께 고려하자면 톤오우 쪽이 더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돈가스에 밑젖음도 있고 튀김옷도 박리되곤 하지만 그런 소소한 것들을 넘어..
마무리되지 않은 탄핵 과정으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상반기. 4월의 탄핵 인용, 6월 이재명 당선까지 이뤄지고 나서야 시국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 있었다. 그래서 올해의 반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가버린 셈. 아직도 내란 수습은 끝나지 않았고 국가 정상화의 길은 멀고 험하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을사년의 비극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최고의 지름 GFX100S와 GF렌즈들. 오래 써왔던 소니에서 벗어나 후지 중형 시스템으로 옮겨왔다. 시작은 2월에 샀던 GFX100S. 1억 화소에 16비트 RAW를 지원하는 현존 최고 해상도의 카메라 중 하나. AF구동 방식 소니와 완전히 달라 초반 좀 힘들었지만 적응하고 나니 내 촬영 스타일에서는 크게 모자랄 게 없는 성능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