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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사진작가들 중에 인간적으로 제일 존경했던 분은 권태균 선생님. 사진 시작할 때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던 분은 이갑철 작가님. 사진 시작한 후 지향점이 되어 주셨던 분은 노순택 작가님. 그래서 한국 사진계에서 내 최애는 이 세분. 권태균 선생님은 작고 하시기 전에 온빛이라는 인연으로 자주 뵈었고 이갑철 작가님도 몇번 뵐 기회가 있었지만 노순택 작가님은 2013년 류가헌 사담을 나누다 이후 접점이 전혀 없었다. (포토포럼 - 사담(寫談)을 나누다. 사진작가 노순택 (tistory.com)) 남해로 내려오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팬심만 갖고 찾아가기는 부끄러워서 참고 있었는데 소소책방 조경국 방주님께서 다리를 놔주셔서 진주에서 됩게 되었다. 글과 사진에 담긴 날카로운 냉소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인상에..

갑자기 몰려드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기쁨도 슬픔도 아닌, 두려움도 분노도 아닌, 미묘한 설레임, 어긋남, 불안함 등의 공존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뭉뜽그려진 채 굴러와 갑자기 부딪혀버린 것 같다. 그리운 어느 시절의 봄날 같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했던 그 겨울날 눈오던 청주 기차역에 서있는 듯도 하다. 이틀전에 마신 술이 아직 안깨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감정을 사진으로, 글로, 그림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내 능력이 너무 비루하다.

남들이 신경써서 보지 않는 것 까지 보려하는 관찰력과 집중력. 사진을 찍으면서 얻은 긍정적인 능력. 새를 찍게 되면 한번 보기도 힘들다는 희귀조도 만나게 되고, 고양이를 찍기 시작하면 그렇게 안보이던 고양이를 레이더가 달린 것처럼 찾아내게 된다.

통영중앙시장 골목길 안에 짹짹커피 통영점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후기를 보고 진한 인스타 갬성이 느껴져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카페에 도착해서 외관을 보니 자연스레 웃음이 ㅋ 박스 잘라서 만든 간판을 청테이프로 고정(임시로 붙인게 아닌 정식 간판인듯.). 내부도 별다른 리모델링 없이 시장 점포 감성 그대로. 내부 자리는 좁고 불편하다. 2명씩 3커플이 앉으면 만석. 그나마 서서 마시라고 에스프레소를 올려둘 수 있는 작은 간이 탁자들이 벽면에 붙어 있었다. 날씨가 춥지 않으면 카페 밖의 의자에 앉아 시장 골목을 바라보며 마시는 것도 탁월한 선택일 듯. 그동안 인스타갬성 카페와 관련된 포스팅들을 보며 마냥 비웃기만 했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묘한 중독성이 있다. (심..

10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샀던 슈피겐 케이스가 구매한 지 한 달만에 파손 돼버려서 (충격을 준 게 아니라 그냥 구조 결함으로 부서짐. 비싼 케이스를 그 수준으로 만들어 놓고 AS도 불가.) 베루스 테라가드 얼티메이트 고를 새로 구입했다(이건 그나마 할인받아서 4만 원대). Z폴드 시리즈는 구조상 폰디자인도 예쁘게 나오기 힘들지만 케이스 또한 절망스러운 외양을 가진 것들만 존재하기에 사용자는 아재라는 불명예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 케이스를 끼우는 순간 핸드폰다운 그립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무전기를 들고 다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될 것이다. 겨울에는 점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되지만 여름에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꽤나 불편할 듯. 베루스의 폴드 시리즈 케이스는 힌지 보호 부분이 자석을 이용한 개폐 ..

진주에서 먹을 수 있는 냉면 중에 가장 독특하게 맛있는 얼수냉면 전국 어디에 내놔도 밀리지 않을 진주 팥빙수계의 탑티어 하대동 팥빙수. 유작가님께서 지구로 찍어주신 사진 조방주님께서 알바비 받으셨다고 점심부터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사주셨다. 원래는 한식뷔페를 갈까했는데 한파 속의 만남이니 이한치한을 위해 냉면과 팥빙수가 어떻냐는 나의 제안에 메뉴 급선회. 40살 되기 전에는 찬걸 먹어도 체온이 떨어지는 느낌을 못받았는데 이젠 냉면 한그릇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경이 돼버렸고 결국은 추위를 견딜 수 없어 망경싸롱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수했어야 혹한기를 이기는건데 ㅜ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