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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2026년 현재, 우리가 처음 만난 해에 태어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17년.... 신생아가 고등학생이 되는 그 시간, 함께 지지고 볶으며 그 한세월을 보냈다. 소중하고 복잡한 인연이다.
자신이 어떤 곳에 서 있는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깨달은 척, 아는 척 하고 있을 뿐. 데마고고스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현실과 감각 사이에 기묘한 틈을 인지할 때 겨우 잡아챈 어스름 같은 깨달음의 끝자락을 놓지 않고 덧씌워지는 기억에 지지 않으며 거친 망각의 길을 피해 걷는다. 정렬되지 않는 논리 속에서 지쳐 쓰러진 짐승의 몸뚱아리를 끌어가며 사념의 미로에서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솜사탕으로 위장한 위험과 호기를 노리는 수수께끼들, 아직 곳곳이 비어 완성되지 않은 세계는 다시 어렴풋한 형상으로 풀어져 버린다. 시리도록 푸른 저 풍경이 동굴 속에 비친 형상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온전한 묘사는 애당초 가능한 것이 아니었던가
다들 알고 계시듯 중형카메라 시장은 대중화가 많이 진행되지 않아서 35mm 판형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서드파티 렌즈군이 부족한 편입니다. 판매 중인 것들은 대부분 이미지 서클을 크게 설계한 35mm 풀프레임용 렌즈들을 마운트 규격만 바꿔서 내놓은 MF렌즈들이고 제가 아는 선에서 후지 중형 GF렌즈용 서드파티 렌즈 중 AF를 지원하는 제품은 없었어요(Fringer 어댑터를 이용해 캐논이나 니콘 F마운트 렌즈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 MEIKE에서 85mm F1.8을 GF마운트로 출시했다는 소문을 듣고 흥미가 생겨서 구입했습니다. 기존에 발매했던 렌즈를 GF용으로 외관갈이 한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있었지만 후지 중형용 AF 렌즈를 50만 원대에 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서 참을 ..
이번달 직구맥주는 아사히 골드예요. 100% 몰트 맥주의 묵직함을 기대하며 구입했지만 어차피 라거는 라거, 살짝 느껴지는 단맛에 기대 경쾌하게 마시기 딱 좋습니다. 아사히 맥주거품의 황금비율은 사진의 반정도가 맞겠지만 요즘의 저는 거품 맥주를 좋아해서 콸콸 따라서 마시는 중이예요. 옛날 같으면 원수에게 따라주는 맥주라고 불릴 밀코가 유행하는 때이니 시대의 흐름에 맞춰 나가야죠. 아, 요즘 술마시는 것 자체가 늙ㅋㅋ인가요? 조금 일찍 카오루에일이 풀렸나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신제품 입고가 몇발씩 느린 통영 이마트에도 들어와 있더라구요. 몇년전 우연히 전용잔 세트를 구매한 이후, 시즌이 되면 한두캔은 꼭 챙겨먹는 맥주입니다. 라거보다는 깊이가 있으면서 정통 에일류보다는 가벼운, 그래서 기분 좋게 ..
매년 여름은 다 먹지 못하고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지나가 버린다. 끝을 맞이하고 서야 끝을 느끼고 아쉬움에 어쩔 줄 몰라한다. 지나간 47번의 여름, 이제 내게 남은건 얼마일까?
틴케이스, 20주년 히스토리 가이드 소책자, 스탬프 두개, 20주년 황동참, 20주년 집게, 스티커11장으로 구성된 트래블러스노트 20주년 한정 커스터마이징 세트입니다. 가격에 비해 구성이 알차다고는 말못하겠.... 저한테 의미있는건 틴케이스랑 20주년 한정 황동집게 정도 밖엔.....(근데 솔직히 집게도 일반 버전이 더 예쁘....)
We move through life, flying across landscapes of overwhelming grandeur, yet remain unaware of the vastness unfolding around us.
2주 전 주말, 서울 사는 형이 내려와서 진주에 갔었어요. 결혼하고 나서 주말 진주행은 쉬운 일이 아니라 가슴이 조금 설레었습니다. 하느님 모시느라 고생 많은 형에게 진주 최고의 술집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진주탭룸에서 생맥주를 마구마구 사줬어요. 사실 형보다는 제가 더 좋아서 그런 거지만. 진주 지인들 중 탭룸에 같이 갈만한 사람이 없거든요. 좋아하는 형님들은 대부분 소주파, 이곳을 좋아할 만한 분들은 저녁에 함께 술 마실 각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기만 합니다. 산토리 얼맥(칼스버그가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육촌사이 IPA, 브루어리을를의 대멸종, 끽비어 느긋까지. 마시려고 벼르고 있었던 것들 다 클리어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알딸딸하니 기분이가 좋더군요. 1차만 하고 헤어지면 정 없으니까 ..
매년 제 생일이 되면 장모님께서 용돈을 주세요. 낼모레 50인데도 그렇게 챙겨주십니다.(사랑받는 사위) 티끌 모아 개미인 와이프는 옆에서 눈을 흘기고 있지만 장모님께서 인생을 즐기라고 주신 돈이니 하나도 남기지 말고 아낌없이 써야죠. 그래서 사고 싶었던 헬싱 양장본 한정판 세트와 교보X나미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만년필을 샀습니다. 헬싱은 서브컬처계에서는 너무 유명한 콘텐츠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거예요. 저도 무척 좋아하는 만화인데 여태껏 어떤 판본이든 한 권도 사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 정도로 이름 있는 작품이면 전질은 몰라도 한두 권 정도는 사서 보는 편인데 스스로도 의아합니다. 그림체가 살짝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이번에 알라딘 북펀드로 정말 맘에 드는 양장본이 나온..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이런 풍경이 보입니다. 물론 35mm 판형 기준 150mm 망원으로 한 부분에 집중했을 때 만들어지는 모습이긴 합니다만. 바다 쪽으로 통창이 나있는 옆집에서 바라보는 북신만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감도 안옵니다. 제 인생의 목표는 소소합니다. 서울도, 부산도 아닌 옆집 라인으로 이사가는 겁니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매일 노을을 찍을 수 있는 뷰의 완성. 1억만 더 모으면 될거예요. 1억만.....
여름날의 일상 풍경.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 저녁밥 챙겨주러 오시는 고양이 활동가님을 기다리며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흘러내리고 있는 녀석들을 본다. 만두와 아람이가 이곳에 터를 잡고 산지도 수년이 지났다. 흰둥이 봄이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고양이 별로 돌아갔지만 이후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주는 게 대견스럽기만 하다. 오가며 만나면 인사드리는 고양이 활동가님은 아침저녁으로 녀석들 밥 먹이러 다니느라 휴가도 한번 못 간다며 힘들어하셨다. 이 녀석들을 죽을 때까지만 하고 활동을 접으실 거라고.... 그분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오래오래 무탈하게 지내줬으면, 이 녀석들의 쌩뚱한 표정을 보며 마감하는 평화로운 하루가 되도록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빌어본다.
집에 벽 뚫을 일이 자주 생겨서 해머드릴을 구매했다. 12V 정도면 가정용으로는 차고 넘친다는 게 주변 공구쟁이들의 중론, '이 바닥1황은 디월트지!'라는 공알못의 고정관념에 입각해 CDC706의 최저가를 검색하다 우연히 WORX WU135TR을 발견했다. WORX 일반 모델은 내 취향이 전혀 아니었지만 레알마드리드 한정판은 배색이 정말 진짜 리얼리 예뻤다.(전동 공구가 레알마드리드랑 콜라보를 왜 하는지는 젠젠 모르겠다) 성능이고 뭐고 떠나서 이건 사야 돼 모드로 돌입, 고민도 별로 없이 콘크리트벽 뚫는 영상 한두개만 찾아보곤 바로 구입해 버렸기에 배송 전까지는 혹시 성능이 부족하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살짝 들었다. 수령후 사용해 보니 우리 집 벽 정도는 무리 없이 뚫어낼 정도로 힘이 넘쳐 대만족, 콤팩트..
산토리 나마비루를 좋아한다. 파란색캔으로 바뀐 뒤 더 좋아졌다. 맥덕들은 부가물이 섞인 맥주가 프리미엄몰츠랑 가격이 같다니 말도 안된다고 하지만 내게 미세한 맛의 차이를 인식할 정도의 미각은 없다. 여름 맥주는 시각이 주는 청량감의 지분이 8할 이상,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전용잔이 필요했다. 잔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걸 와이프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용잔을 사주는 착한 사람이다.) 일요일 하루정도는 맥주를 끊으려 했지만 마침 도착한 전용잔을 써보고 싶어 산토리 나마비루를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여름 낮의 첫 한잔은 나도 모르게 '크아아아아아' 할 수밖에 없는 유사 이래 최고의 진미.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극락이었다. 거품의 흔적만 남은 잔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