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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2박3일간의 대학 탐방. 이젠 체력이 떨어져서 애들 데리고 돌아다니는 것도 못하겠다는 걸 절절히 느끼고 온 시간.

고성중앙고에서도 5년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담임을 맡았다. 그리고 벚꽃 아래에서 다섯번째의 학급 단체 사진을 찍었다. 15년간 스트레이트로 맡아온 담임의 자리 정말 다양한 학생들과 다양한 감정을 나눴다. 때로는 사랑받았고 또 때로는 미움받았던 지난 시간들.... 올해는 어떤 위치에 서서 마지막을 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며칠 전에 졸업시키고 마음이 가벼웠는데 오늘 신입생들 입학시키고 다시 무거워졌다. 아 이 끝없는 생의 반복이여. 저 아이들이 3학년이 되어 졸업하면 나는 또 그만큼 늙어있겠지 ㅜ_ㅜ 정신없이 바빴던 오늘 하루.... 내 의식 상태를 반영한 사진. 3학년은 자잘하게 손댈건 없는데 인생을 결정짓는 순간에 개입하는게 부담스럽고 1학년은 하나부터 열까지 개입해야해서 힘든데 그나마 마음은 가볍고..... 올한해는 담임을 쉬었어야 하는건데 ㅜ_ㅜ 결국 교사생활 15년간 단한번도 쉬지 못하는구나.....
배구의 묘미는 듀스지. 인생도 마찬가지고. 끝날때 까지는 끝난게 아닌 것이야. 결국 승리를 차지한 3반 아이들.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남녀공학이라는 특징 때문에 남자배구 경기의 열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진고에 있을때는 체육대회가 이렇게 까지 과열되지 않았더랬다. 이성에게 자신의 멋진 모습을 어필하고자하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는 본능인가보다. 아무런 패기도 열정도 없어보였던 우리학교 남학생들이 이렇게 폭발적인 의욕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여학생들에게 치여서 남성다움 따윈 완전히 잊어버린줄 알았는데 남자는 남자더라. 우리반 경기력이 최고였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출장관계로 전혀 보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우승은 했는지 모르겠네. 꼭 그..
고성중앙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 찍던 날. 여학생들은 칠보단장하느라 정신이 없고 나는 애들 정리해서 사진 찍게 하느라 정신 없었던 날. 얘들아 그래봤자 사진은 안예쁘게 나온다 ㅋㅋㅋ 졸업앨범 하루이틀보니 ㅋ
어제 늦게 퇴근하다보니 가로등 빛에 기대어 화사함을 뽐내고 있는 벚꽃이 너무 예뻐서 오늘 야자 감독 쉬는 시간에 사진을 찍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테니스장 근처로 가다보니 고맙게도 어둠 속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는 우리반 아이들. 벚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너희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내 사진의 화룡점정은 항상 너희들이었지. 8시 10분에 찍은 사진을 9시 10분에 야자 감독하며 업로드 하고 있다. 모두들 어디서든 열심히 하고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