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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통영 벚꽃 80% 개화. 꿀 빨고 있던 직박구리씨. 컴포즈 하겐다즈홀릭라떼는 단쓴의 균형 따윈 저멀리 날려버린 설탕덩어리. 잘 생긴 애가 쳐다보니 오징어는 부담스럽다. 봄이 궁디팡팡해주고 있으니 같이 달려온 아람이. 이젠 완전 성묘. 좋아하지만 비싸서 못마시다가 롯마 주주총회에 나와있길래 건져온 이름도 달달한 달위니15. 믿을 수 없겠지만 다음주 월요일이 만우절, 그리고 수학여행. 반년 사이 수학여행 인솔을 두번이나 가게 될 줄이야.
벚꽃 망울이 팝콘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하니 바삭 바삭한게 먹고 싶어졌다. 벚꽃이 흐드러진 봉수골에서 텐동 한그릇의 낭만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니지텐의 포렴. 햇수로 5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사이를 헤집고 들어갔을까? 마음은 스페셜텐동이지만 다 먹을 자신이 없어 에비텐동을 시켰다. 변함없는 바삭함이 참 좋다. 보조 셰프를 들인 후 맛이 변할 것 같아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별다른 차이는 없다. 바랬던 여러가지 일들이 어그러져 버리는 잔인한 2022년의 봄날, 텐동 한그릇으로 봄기운을 맞이하며 다시 일어서 본다. 니지텐 옆집 흰벽에 밥장님이니지텐을 그려놓으셨다. 이런 소소한 아름다움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 믿는다.
벚꽃스무디도 먹고 싶고 단팥라떼도 먹고 싶은데 따로 따로 파는 곳은 있어도 섞어서 파는 경우는 없어서 그냥 내가 만들었다. 단팥 벚꽃 스무디. 위에 휘핑크림 올리고 데코 좀 하면 더 멋지겠지만 다이어트 관계로 패스. 보케몬스터라고 불리는 Meyer 100mm F2.8의 벚꽃사진. LM-EA7에 끼워쓰니 초점도 잘잡고 좋구만.
학교 복도에서 창밖을 보니 통영 여중의 벚꽃이 너무 아름다워보여 쉬는 시간에 잠시 나가 몇컷 찍고 왔다. 수령이 오래된 벚꽃나무의 묵직한 봄맞이는 은근한 감동을 준다.
통영의 벚꽃 명소 봉수골. 개화상태는 80-90% 정도.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벚꽃이 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성질 급한 몇그루가 며칠을 참지 못하고 먼저 봄 잔치상을 차려버린 걸 아침 출근길에 볼 수 있었다. 작년 봄은 그렇게도 더디게 오는 것 같더니만 올해는 어찌나 빠른지 정신을 못차리겠다.
벚꽃의 가벼운 분홍보다 할머니 털조끼의 무거운 분홍이 더 예뻤던 봄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기억은, 추억은 퇴색되어 갔지만 마음 속에 차곡 차곡 쌓여간 그 짙은 감정은 꽃보다 더 선연해 졌으리라.
사회적 거리두기 중이라 멀리는 못가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산책 중. (애가 너무 집에만 박혀있어서 히키코모리 될까봐 무서워 데리고 나옴.) 벚꽃 명소들을 돌아볼 수 없게 된 시기, 살고 있는 아파트가 통영에서는 나름 벚꽃 명소인게 너무 고맙다. 비가 와서 사람도 없고 벚꽃에 촉촉함이 더해져 좋더라. 진진이의 여덟번째 봄은 이렇게 지나간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벚꽃 한그루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철 모르는 나무구나 라는 말을 내뱉다가 그게 아니구나 싶었다. 내 계절감이 2월에서 멈춰있었을 뿐. 세상의 시간은 어느새 4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니.... 철 모르는건 저 벚꽃 나무가 아니라 나였던 것이다.
지난주 벚꽃 단체사진 촬영때 동아리 활동때문에 빠진 두명을 위하여 수업시간 10분을 활용하여 재촬영. 올해의 벚꽃 시즌은 유난히 길구나. 우리의 봄날도 이처럼 오래 오래 지속되기를.
고성중앙고에서도 5년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담임을 맡았다. 그리고 벚꽃 아래에서 다섯번째의 학급 단체 사진을 찍었다. 15년간 스트레이트로 맡아온 담임의 자리 정말 다양한 학생들과 다양한 감정을 나눴다. 때로는 사랑받았고 또 때로는 미움받았던 지난 시간들.... 올해는 어떤 위치에 서서 마지막을 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봄은 꼬박 꼬박 돌아온다. 벚꽃도 예정에 맞춰 아름답게 만개한다. 올해를 놓치면 내년을 기다리면 되었기에 조급한 마음없이 눈으로 흘깃보고 넘어가던 것들을 오래 두고 바라보며 마음에 담는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여겨질때가 있다는걸 깨달아가는 나이이기 때문이리라. 어떤 일이 벌어져도 별로 이상하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리라.
어제 늦게 퇴근하다보니 가로등 빛에 기대어 화사함을 뽐내고 있는 벚꽃이 너무 예뻐서 오늘 야자 감독 쉬는 시간에 사진을 찍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테니스장 근처로 가다보니 고맙게도 어둠 속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는 우리반 아이들. 벚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너희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내 사진의 화룡점정은 항상 너희들이었지. 8시 10분에 찍은 사진을 9시 10분에 야자 감독하며 업로드 하고 있다. 모두들 어디서든 열심히 하고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