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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벚꽃스무디도 먹고 싶고 단팥라떼도 먹고 싶은데 따로 따로 파는 곳은 있어도 섞어서 파는 경우는 없어서 그냥 내가 만들었다. 단팥 벚꽃 스무디. 위에 휘핑크림 올리고 데코 좀 하면 더 멋지겠지만 다이어트 관계로 패스. 보케몬스터라고 불리는 Meyer 100mm F2.8의 벚꽃사진. LM-EA7에 끼워쓰니 초점도 잘잡고 좋구만.

학교 복도에서 창밖을 보니 통영 여중의 벚꽃이 너무 아름다워보여 쉬는 시간에 잠시 나가 몇컷 찍고 왔다. 수령이 오래된 벚꽃나무의 묵직한 봄맞이는 은근한 감동을 준다.

통영의 벚꽃 명소 봉수골. 개화상태는 80-90% 정도.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벚꽃이 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성질 급한 몇그루가 며칠을 참지 못하고 먼저 봄 잔치상을 차려버린 걸 아침 출근길에 볼 수 있었다. 작년 봄은 그렇게도 더디게 오는 것 같더니만 올해는 어찌나 빠른지 정신을 못차리겠다.

벚꽃의 가벼운 분홍보다 할머니 털조끼의 무거운 분홍이 더 예뻤던 봄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기억은, 추억은 퇴색되어 갔지만 마음 속에 차곡 차곡 쌓여간 그 짙은 감정은 꽃보다 더 선연해 졌으리라.

사회적 거리두기 중이라 멀리는 못가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산책 중. (애가 너무 집에만 박혀있어서 히키코모리 될까봐 무서워 데리고 나옴.) 벚꽃 명소들을 돌아볼 수 없게 된 시기, 살고 있는 아파트가 통영에서는 나름 벚꽃 명소인게 너무 고맙다. 비가 와서 사람도 없고 벚꽃에 촉촉함이 더해져 좋더라. 진진이의 여덟번째 봄은 이렇게 지나간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벚꽃 한그루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철 모르는 나무구나 라는 말을 내뱉다가 그게 아니구나 싶었다. 내 계절감이 2월에서 멈춰있었을 뿐. 세상의 시간은 어느새 4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니.... 철 모르는건 저 벚꽃 나무가 아니라 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