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생겨 갑작스레 제주행. 사천공항에서 비행기 타본 게 2011년 4월 이후 처음이니 10년이 훌쩍 넘었구먼. 아....그러고보니 코로나 이후 첫 비행기 ㅠㅡㅠ 국내선이라 수속도 간단하고 공항 내에 아무것도 없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비행기 탑승. 서포대교도 보고 삼천포대교도 보고 거문도 사건으로 유명한(누군가들에겐 낚시의 성지로 더 유명하겠지만) 거문도도 보고. 한국근현대사 수업 때마다 빼먹지 않고 언급하는 곳이지만 나 역시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었다. 창밖 구경 잠시 했더니 제주도. 비행이 짧아서 참 좋다. 공항 도착하자 마자 국내선 도착 3번 게이트로 달려서 우무 팝업스토어로 갔지만 노렸던 블루보틀 커피 푸딩은 품절. 오픈 후 1시간이면 끝이라는 직원분의친절한 설명ㅠㅡㅠ. 커스터드푸딩과 얼그레이 푸딩만..
2012년에는 맛집 탐방에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인지 사진 폴더에 식당 사진이 거의 없다. 정직하게 스냅과 풍경 사진만 찍어놨더라. 당시에는 정말 사진만 아는 바보였던 듯 ㅋ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음식관련 사진이 안젤리나 졸리가 가서 유명해졌다는 레드피아노. 쁘레룹에서 일몰을 보고 피곤한 몸으로 도착해서 멋도 모르고 뭔가를 시켜먹었던 것 같다. 나이트마켓에서 가장 핫한 장소였기에 사람도 제일 많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정작 음식맛은 별로였다. 스테이크 시킬 때 좀 싸게 먹겠다고 크메르 소로 시켜서 고기가 엄청나게 질겼던게 어제일처럼 기억난다. 몇년 뒤 원나잇푸드트립에서 현주엽이 이곳에 들린걸 보고 저기 음식이 저리 맛있어보였던가 하는 의아함을 품었었다.
9년전에 갔던 캄보디아 사진을 보고 있자니 지금 다시 가면 새로 찍을게 엄청나게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시절에는 왜 그렇게 사물을 보는 눈이 좁았을까? 몇년 후 지금을 돌아보면 똑같은 아쉬움이 느껴질까? 꼬께르 갔을때 생전 처음보는 괴수같이 생긴 벌레들한테 시달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런 곳에 다시는 안와야지하고 생각했는데 (와이프는 거기 갔다가 놀라서 앓아누웠었다.) 사진으로보니 또 왜 이리 좋아보이는지 모르겠다.
2016년 시드니 여행 때 찍어두고 한참을 묵혀놨던 사진들. 그때는 이런 세상을 맞이할줄 모르고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살았기에 찍어놓은 사진들의 무게를 아주 가볍게 생각했었지. 그때 그곳에서 느꼈던 그 분위기, 초겨울 시드니의 차가웠던 공기가 사진을 통해 전해져서 견디기 힘들 정도로 그리워진다. 장르를 오가며 많은 사진을 찍고 있지만 역시 길거리 스냅만큼 살아있다는 감각을 고양시키는 것은 없다. 이 엄혹한 시절이 빨리 지나가 마음껏 곳곳을 활보하며 삶의 리듬이 만들어지고 깨지는 순간들을 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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