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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가끔 아무 생각없이 진주 상평공단, 통영의 조선소 지역을 걷곤 한다. 기름 냄새, 그라인더로 절삭할 때 나는 그 매캐한 냄새를 좋아한다.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삶의 고역 같은 것일텐데, 천사 같은 아이들과 고상하고 지적인 사람들에게 치이고 치이다가 맡는 그 유쾌하지 않은 냄새들이 이상하게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공장들이 있는 길을 걸으며 아무것도 아닌 사진들을 찍고 있으면 내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관찰력과 대단한 시간적 여유를 가진 사람인양 기분이 좋아진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제목이 너무 와닿아서 정말 오랜만에 드라마를 봤다. 주인공의 행동에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그 마음만은 절실히 이해가 돼서. 무정형의 것을 창작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정착시키려 힘쓰는 사람이라면, 그것에 인생의 많은 부분을 걸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상대적 빈곤감과 불안함을 어느 정도는 겪어 봤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얇은 얼음막, 차라리 너머의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괴로움도 없을 테지만 어렴풋이 보이는 형상을 쫓는 실체 없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 그만둬야 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이제 그것을 쫓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진 이들의 마지막은 어떤 갈래로 나뉘게 될까?
중간고사(요즘은 1차고사라고 한다. 기말고사는 2차고사) 일주일 남았는데 공부는 하고 있는지 모르겠구만.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기름값 상승과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실시 덕에 차를 갖고 오지 못한 날. 이왕 이렇게 된 것 그냥 즐기자는 마음으로 도보로 퇴근하며 봄날의 풍경을 쓸어담았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이렇게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4월 8일 부터는 2부제로 바뀐다고 한다. 씨X 트럼프....
아침부터 A컷을 선사해주는 포토제닉캣 아람이. 내 차 위에 좀 누워계셔 주시면 좋겠는데....
삶의 순간 순간이 만들어 내는 우연성보다 더 아름다운 예술은 없는 것 같다. 누군가는 상투적이라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근대적 사진에 불과하다고 깔아보겠지만 뻔한 질문을 그럴듯해보이는 수수께끼로 포장해서 던져놓는 겉멋든 얼치기들의 동시대 예술보다 훨씬 담백하다.
아주 오랜만의 입학식 사진 촬영. 모처럼 카메라를 들고 바쁘게 뛰어다니며 셔터를 눌렀다. 올 2월까지는 내가 학교에서 사진으로 나서야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박종혁이라는 훌륭한 기록자가 있었기에. 하지만 지금 저들의 순간을 기록해줄건 나밖에 없다. 만약 이 학년을 3년 동안 따라 올라가 졸업시킨다면 교직 인생의 마지막 한 주기가 끝나는게 아닐까? 다시는 이런 순간이 돌아오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를 다시 들었다. 통영여자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학교 사진은 은퇴해야지 생각했는데 사람 일은 참 모르는거다. 예전같이 숨쉬듯 모든 순간을 기록하지는 못하겠지만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개학을 앞두고 장모님께서 한빈갈비에서 소고기를 사주셨다. 언제나 합리적인 가격에 괜찮은 고기를 내주는 곳. 이날은 특히 새우살이!!! 서비스 육회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았음. 구 배영국민학교, 현 진주학생문화나눔터 다움 뒷편 골목에 생긴 핸드드립커피 전문점 동경코히. 이름답게 일본식 드립커피를 맛나게 내린다는 집이라기에 궁금증이 동하여 산청갔다 돌아오던 길에 들렀다. 좁디 좁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좌석은 꽤 많았고 커피바 부분 빼고 별다른 인테리어 요소는 없었으나 깔끔해서 좋았다. 요즘은 이렇게 고객 카드를 쓰는게 유행인듯. 얼마전에 들렸던 노트커피하우스에도 비슷한게 있었는데. 사장님께 드립하시는 모습 한컷 찍어도 되겠냐고 여쭸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빨리 찍었다. 부풀어오른 커피빵의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