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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돼지량보존의 법칙이라는게 있다. 1집안의 돼지 총량은 보존된다는게 이론의 골자다. 내가 살을 빼자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한 진진이를 보니 잘못된게 아니라는게 귀납적으로 증명되는 것 같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마지막 검진인 줄 알고 올라갔다가 1년 뒤에 다시오라는 말에 마음이 힘들어졌던 날. 시력이 계속 나빠질거라고 하는데 컴퓨터와 핸드폰을 너무 좋아해서 걱정이다. 해상도 떨어지는 사진을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바퀴가 세개였던 아동용 킥보드는 너무 작아서 바퀴 두개짜리 성인용 모델로 업그레이드. 균형 잡는게 쉽지 않아서 아직 잘 타진 못하지만 점점 나아질거라 믿으며.

코로나로 인해 긴긴 칩거생활을 즐기시던 아드님. 개학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머리가 너무 길어서 어쩔 수 없이 미용실에 데려갔다. 이모님 취향에 따라 전세대를 아우르는 스테디셀러 스타일 바가지 머리 세팅. 우비를 입고 서있는 모습이 우리동네 슈퍼히어로 같다. 머리 깎이려고만 하면 기겁했던 녀석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있는걸보니 많이 컸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바가지 머리는 변하지 않았지만.

충렬사 은행나무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던데 한번도 본적이 없어 다녀왔다. 윗지방 단풍은 이제 끝물일텐데 통영은 은행나무에 녹색 기운이 좀 남아 있다. 다음주 화요일 정도가 절정일 듯. 충렬사도 좋았지만 그 옆에 있는 충렬초등학교 은행나무가 참 좋더라.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도 방과후 학교 때문에 방학도 없이 학교를 나가는구나. 그래봐야 한컴타자연습 40분하러 가는거지만. 아침 챙기는 것도 일이라 맥모닝으로 간단하게. 이날은 진진이가 맥모닝을 처음 맛본 날. 자기 취향은 아니었던 듯 반정도 남겼다.

작년까지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던 진진이가 올해는 며칠전부터 생일을 기다렸다. 케이크도 사서 축하도 해야하며 맛있는 것도 먹어야 한단다. 생일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날이라는 나름대로의 정의도 내리고 있다. 미리 땡겨 받았던 생일선물은 너무 맘에 드는지 잘 때도 외출할 때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중. 다른 애들보다 조금 느리긴 하지만 차근 차근 사람들이 즐기는 모든 것을 따라 밟아가고 있는 듯한 아들을 보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