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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요즘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맛집 투어에 좀 소극적인 편이었다. 통영의 웬만한 가게들은 다 들러봤기에 가던 곳만 계속 가게 됐던 면도 있고(갔다가 블로그에 안올린 곳들이 더 많다. 전에 어떤 가게에 대해 직설적인 글을 썼다가 호되게 당해서). 김셰프의 잔술이라는 가게가 생겼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별다를 게 있겠냐 싶었는데 필스너우르켈 생맥과 슈나이더바이스 호펜바이세가 있다길래 오호? 이게 무슨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방문하게 되었다. 가게는 그리 넓지 않았지만 예쁘게 꾸며져 있었고 꽤 안락한 느낌이었다. 조도가 낮은데 어두운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희귀한 위스키는 별로 없었지만 종류별로 유명한 것들은 거의 다 갖쳐줘 있었고 맥주도 꽤 다양했다. 생맥은 코젤 다크와 필스너 우르켈, 크릭분, 괴즈..
요즘 내 삶은 매일 산을 오르는 것 같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즈음,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다. 그러다 문득, 페이스북을 보다 알게 된 사실. 오늘이 부부의 날이란다. 몰랐으면 그냥 지나쳤을 평범한 하루였겠지만, 알고 나니 ‘마침 딱 그날’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쯤 되면 삶도 타이밍의 예술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외식을 하기로 했다. 평소 같으면 넘겼을 작은 기념일이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은 곧 의식이 된다. 장소는 죽림에 새로 생긴 이자카야 ‘일엽’(새로 생겼다고 했지만 사실 내 기준에서 그렇다는 말이지 얼마나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예전엔 ‘돼지바’라는 고깃집이 있던 자리다. 자주 갔던 곳이었는데 언제 이렇게 바뀌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창가 자리에 앉아 이자카야의 국룰에 따라 ..
통영에 네 번째 텐동집이 문을 열었다. 봉수골의 니지텐이 첫 번째, 무전동의 포텐이 두 번째였다. 다만 텐동123이 포텐 사장님의 전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곳은 같은 맥락으로 묶어도 좋겠다. 세 번째는 데메길의 코카모메. 그리고 이번에 터미널 근처에 문을 연 프랜차이즈 저스트텐동이 네 번째다. 포텐은 지금 문을 닫았으니, 현재 통영에 남은 텐동집은 니지텐과 코카모메, 그리고 이제 막 오픈한 저스트텐동까지 셋이다. 흥미로운 건, 현존하는 세 가게 중 두 곳이 봉평동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관광객들에게는 낯선 골목일지 몰라도, 현지인들에게는 사실 그리 편한 위치가 아니다. 그에 비하면 저스트텐동의 입지는 나쁘지 않다. 통영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접근성이 좋다고는 못하지만 세 가게 중 가장 유동 인구가 ..
한국의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담임교사에게 내려진 천형, 매년 돌아오는 정리되지 않는 단어들과의 싸움-생기부 작성. 특기할 요소가 전혀 없어도 뭐라도 써내야 하는 이 괴로움을 동종 업계 사람이 아니면 어찌 이해하겠는가? 요즘 애들 말 안 들어서 가르치기 힘들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알고 있지만 도무지 뭘 써야 할지 알 수 없는 애들에 대해서도 좋은 말, 가능성으로 가득한 말을 두드려가야 하는 생기부 작성의 괴로움은 모를 것이다. 수업하고 생기부 쓰고, 점심 먹고 생기부 쓰고, 청소하고 생기부 쓰고, 공문처리하고 생기부 쓰고.... 생기부로 점철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해 집 컴퓨터 앞에 앉아 생기부 쓰려다가 갑자기 짜증이 너무 나서 에라 모르겠다며 두꺼비 오뎅으로 피신했다. 날이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뜨끈한 국물, ..
아사히맥주의 뒤를 잇는 대란템이라고 하던데 학교 앞 편의점에 널려 있어서 한번 사봤다. 편의점 제품으로 나오는 하이볼들은 다 달달한 술 비슷한 어떤 것에 불과하다. 짐빔위스키가 그리 대단한 고가의 것도 아닌데다 그거 조금 들어갔다고 맛에 대단한 임팩트가 생길리도 없고.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다른 제품들보다 나은 면이 있겠지만 그걸 굳이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던. 결론은 하이볼은 그냥 집에서 말아드시라. 금요일은 치팅데이라 김형제 고기의 철학에서 이베리코 꽃목살과 부채살, 그리고 곤드레나물밥과 김치찌개. 이날 김치찌개가 입에 촥 달라붙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스텔라아르투아 생맥주 할인행사 중이라 한잔에 5900원. 스텔라 생맥으로 계속 달릴까 하다가 탄산감을 느끼고 싶어서 켈리. 잘먹고 집에 돌아..
저녁 영업만 하던 김셰프에서 점심 특선을 한다길래 오랜만에 다녀왔다. (김셰프 업장에 가서 먹은건 3번, 홈마카세 배달시켜 먹은건 대여섯번 정도 되는데 마지막으로 시켰던 게 평소에 비해 퀄리티가 좀 아쉬워 한동안 관심을 끊고 있었다.) 첫점으로 먹은 참치 우니 마끼가 최고의 한점이었고 나머지는 무난 무난. 요즘 같은 시대에 2만원에 이 구성이면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셰프님이 워낙 친절하시고(점심때는 어머님께서 도와주시는것 같은데 동네 이모님같이 잘해주시더라.) 상황에 따라 이런저런 서비스도 잘나오기 때문에 배달보다는 업장에서 먹어야 진가가 나오는 집인듯. 주영더팰리스 살던 시절에 자주갔던 카페101호. 그때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유일한 카페라 좋아했는데 이사가면서 자연스레 발길이 뜸해졌다. 풍문으로 들..
죽림 부산 통닭 자리에 생활맥주가 들어선지도 꽤 됐는데 이제서야 다녀왔다. 불금에는 맥주가 땡기는 법이라. 매장 내부가 꽤 넓고 인테리어도 괜찮은 편이라 좋았다. 여름날 앉아서 맥주마시면 딱 좋을 것 같은 곳. 컨셉도 꽤 잘 잡은듯. 와줘서 고맙다고 하는데 기분 나쁠 사람이 어딨겠나. 반겨줘서 고맙지! 별 웃기지도 않는 드립 붙여놓은 곳들보다 백배는 나아 보였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샘플러 사진이 예뻐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계량 비커에 따라져 나온 맥주들이 앙증맞았다. 샘플러 5종 중 한잔 들이켰다가 살짝 놀랐다. 뭔데? 체인점 맥주가 왜 이리 맛있어. 하고 메뉴를 다시보니 지역의 유명 브루어 들의 맥주를 사다가 파는 일종의 맥주 종합 플랫폼이었던 것. 큰 기대 없이 왔다가 맛있는 맥주를 맛나..
죽림에 생긴 오뎅바 두꺼비 오뎅. 한 10년 전쯤에 오뎅사케를 비롯한 오뎅바들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싹 사라졌다가 요즘 하나둘씩 다시 생기는 추세. 죽림에도 하나 생겼길래 눈여겨 봐뒀다가 엄청 추웠던 날 추위에 지친 몸을 녹이기 위해 다녀왔다. 내부 인테리어는 고만 고만. 뭐 그리 특별할건 없는 그냥 선술집 분위기였다. 오뎅바 형식으로 된 자리와 일반 테이블이 있다. 아직 코로나 시국이 끝나지 않은지라 다른 사람들과 접촉 등등이 걱정되는 경우는 일반 좌석이 앉으면 될 것이다. 근데 이 집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바 자리가 좋다. 오뎅 국물을 계속 떠 먹을 수 있기에 안주가 따로 필요없을 정도다. 나는 오픈런 해서 다른 손님들 오기전에 먹고 나왔다. 오뎅과 곤약, 물떡 등을 합해서 여섯 일곱..
작년 12월에 갔던 김셰프. 그 뒤로는 배달 앱으로 주문해서 먹곤 했는데 오랜만에 지인들이 통영에 넘어와서 예약하고 들렀다. 메뉴는 작년과 똑같은 5만원 오마카세. 본요리 나오기 전에 소라와사비와 감자샐러드가 나왔는데 안찍었다. 시작은 차완무시. 간이 짭조름한게 좋았다. 아나고 회. 술안주로 너무 좋았다. 더 먹고 싶었을 정도. 메인이었을 참치와 돌멍게, 가리비, 감태. 역시 다인용으로 나오니 양이 많아 보기가 좋다. 지인이 잡아오신 생선을 바로 회떠서 안키모를 올려주심. 쫀득쫀득 찰졌던 무늬오징어. 굴 요리. 굴을 싫어해서 안 먹었음 ㅋ 단새우. 달달 촉촉, 다들 아는 딱 그 맛. 바로 구워서 손에 쥐어주신 김+가리비 구이. 가리비도 맛있었지만 김의 퀄리티가 진짜 최고였다. 생선구이(무슨 종류였는지 기..
얼마전에 유작가님께서 선물해주신 파울라너 옥토버페스트 맥주와 잔. 다이어트 중이라 아껴두고 있다가 치팅데이를 맞이하여 꺼냈다. 오랜만에 맥주 마시니 맛이 그냥 끝내주더라. 1000CC 정도는 완샷도 할 수 있을 것 같았.... 죽림 대성수산에서 포장해온 킹크랩 2.5kg(1kg에 79000원). 삶기 전에 거대했을 녀석이나 해체해서 접시에 담으니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아무래도 모자랄 것 같아 대게도 1kg(59000원)짜리 한마리 쪄온게 신의 한수. 킹크랩은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먹자마자 그 탱글탱글한 식감과 단맛에 감동. 돈만 있으면 일주일에 한번은 먹고 싶다. 킹크랩 먹다가 대게를 먹으니 그게 또 별미! 킹크랩 딱지에 담은 볶음밥. 정말 맛있었다. 대게장을 이용한 안성탕면대게라면까지 야무지게 먹고..
통영 죽림에 새로 생긴 철판요리 전문점. 전형적인 일본 선술집 스타일의 가게로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다찌 자리에 앉으면 불쇼도 해주실 것 같은 분위기. 이 집 인테리어의 핵심은 딴거 다 필요없고 문 앞에 앉아 있는 시바. 붙임성 있고 귀여운 녀석. 가까이만 가면 달려들어 애교를 떨더라. 그래서 사진 찍기는 참 힘들었.... 스테이크 먹고나서 우와~ 할 정도로 엄청난 맛은 아니지만 고기는 부드럽고 간도 적절해서 흠 잡을 곳 없이 무난함. 와사비 살짝 올려서 맥주 한잔하기 딱 좋았다. 야끼소바는 엄청 짤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실제로는 간간한 정도. 생맥주 한잔 8000원. 솔직히 기린이나 아사히나 일본 맥주 맛있는 줄은 모르겠는데 생맥이 이것 밖에 없어서.... 테라 생맥을 이 잔에 따라마셔도 똑같을 것..
아들 수업 데리고 갔다가 오던 길, 먹고 싶은게 없었던 저녁이지만 애 밥은 먹여야겠기에 뭘 먹을까 고민하다 발견한 베트남 푸드 카페 포라비엣. 옛날 요으 자리는 파스타집을 거쳐 베트남 음식 전문점으로 변신했다. 내부는 딱히 특별할 건 없는 깔끔한 인테리어. 그린색으로 채워놓은 주방 쪽이 베트남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큰 기대없이 시켰던 양지쌀국수와 분짜, 닭가슴살볶음밥 모두 괜찮았다. 베트남 음식점에서 기대할 만한 현지화된 음식으로 큰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스탠다드한 맛이었다. 통영에서 쌀국수 먹을만한 곳이 없어 아쉬웠는데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 것 같아 좋다.
죽림에 생긴 신상 경양식 전문점 어시스트준 1979에 다녀왔습니다. 그 시절 경양식 전문점을 요즘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듯한 식당이었습니다. 제가 79년생이라 식당 이름에 1979가 붙은 게 맘에 들었습니다. 식당 내부는 정말 넓고 깨끗했네요. 조도가 낮은 조명이 아늑하게 느껴졌고 테이블이 넓어서 편해보였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 분위기에 적절하게 자리 간의 간격이 넓어서 좌석이 좀 들어차도 부담없이 식사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습니다. 식당 입구 왼쪽에 자리잡고 있는 프라이빗룸에서 식사를 하게 됐는데 정말 넓고 좋았습니다. 가족 모임 하기 딱 좋을 공간이었습니다. 식탁 하나에 의자 네 개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6명 자리로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커튼이 넓게 쳐진 공간이 마음에 들어서 인증샷을 몇 컷 찍어..
나름 긴장하며 인터뷰 하나를 끝낸 날이라 그냥 넘어가기 아쉬워 회 한 접시를 시켰다. 죽림 오마카세 맛집인 김셰프의 참치뱃살+연어회(45000원). 양도 많고 회 퀄리티도 좋아서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김셰프 오마카세를 먹을 때는 내 취향에 맞지 않는 것들이 좀 나와서 아쉬웠는데 단품 메뉴를 배달시키니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았다. 참치 뱃살에 기름기가 좌르르르. 연어도 두툼하고 신선해서 좋았다. 함께 시킨 15000원짜리 모듬초밥도 그 가격대의 네타라고 보기 힘든 것들이 올려져 있어 즐겁게 먹었다. 마지막 참치뱃살 한점. 기름기가 정말.... 한고비를 넘긴 뒤에 마시는 맥주 한잔은 암리타 같다.
한동안 문을 닫았던 요으가 죽림 초램양고기 인근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통영에서 가장 애정했던 디저트카페였기에 사라진게 너무 아쉬웠는데 이렇게 돌아와줘서 반가웠다. 오픈 날 맞춰 케이크 사러 다녀왔는데 이전 가게보다 넓은 공간을 아기자기하고 말끔하게 꾸며 놨더라. 앉아서 멍때리면 참 좋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홀에서 음료를 판매하지는 않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초코가 메인인 오페라와 말차 크림과 밤으로 맛을낸 말차 몽블랑을 사왔다. 모양도 맛도 흠잡을 곳이 없다. 역시나 통영 디저트 카페 계의 여왕다운 솜씨였다. 살찔 것만 걱정하지 않는다면 매일 먹고 싶은 맛이다(참고로 나는 요으와 아무 관계가 없다. 이 집 사장님은 내가 누군지도 모른다.).
오가며 간판본지 반년은 된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이제야 가보게 된 김셰프. 저렴한 5만원(?) 코스로 예약. 4시부터 시작이 참 마음에 드는 집. 일단 생맥주로 스타트. 감자샐러드와 소라로 만든 요리. 소라 정말 싫어하는데 이건 괜찮았다. 타코와사비 비슷한 느낌. 가오리회무침이랑 가자미 조림 나오는거 보고 소주각이구나 싶어 시킨 진로. 술집에서 소주시키는 경우는 정말 드문데 이 집은 사케 아니면 소주가 맞다(사케 한병은 혼자 다 마실 자신이 없어서.). 역시나 술꾼들 환장할만한 해물이 나옴. 호래기, 뿔소라, 피조개 굴.... 이건 플레이팅도 예뻐서 좋았다. 굴은 원래도 싫어하고 노로 바이러스도 겁나서 피하는 편인데 올리브오일(?)에 레몬즙 뿌려 먹으니 신선하고 좋았다. 호래기도 즐기지 않는 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