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에 생긴 신상 경양식 전문점 어시스트준 1979에 다녀왔습니다. 그 시절 경양식 전문점을 요즘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듯한 식당이었습니다. 제가 79년생이라 식당 이름에 1979가 붙은 게 맘에 들었습니다.
식당 내부는 정말 넓고 깨끗했네요. 조도가 낮은 조명이 아늑하게 느껴졌고 테이블이 넓어서 편해보였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 분위기에 적절하게 자리 간의 간격이 넓어서 좌석이 좀 들어차도 부담없이 식사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습니다.
식당 입구 왼쪽에 자리잡고 있는 프라이빗룸에서 식사를 하게 됐는데 정말 넓고 좋았습니다. 가족 모임 하기 딱 좋을 공간이었습니다. 식탁 하나에 의자 네 개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6명 자리로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커튼이 넓게 쳐진 공간이 마음에 들어서 인증샷을 몇 컷 찍어봤습니다.
주문은 자리에 배치되어 있는 태블릿으로 하면 됩니다. 추가 주문하기도 편하더군요.
넓은 테이블 위에 식기가 참 정갈하게 놓여있습니다. 개업한지 얼마 안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관리를 잘하는 건지 내부의 모든 것이 쾌적하고 깔끔했습니다.
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세팅된 식전 빵. 오뚜기 버터와 딸기쨈이 정겹습니다.
스프는 보기보다 묽어서 떠먹기 좋았습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기분 좋은 추억의 맛입니다.
기분 좋은 온도의 빵에 오뚜기 딸기쨈을 발라 먹습니다. 딱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 뭐 그리 대단할 건 없지만 왠지 만족스럽습니다.
기본 반찬은 깍두기와 단무지 무침, 피클입니다.
함박스테이크는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서니사이드업 아래에 치즈와 잘다져진 함박스테이크가 놓여 있는데 반으로 가르니 흘러내리는 계란 노른자와 녹은 치즈, 그리고 고기의 조합이 함박스테이크하면 딱 떠오르는 맛입니다.
크림파스타는 경양식 파스타의 기본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알덴테 보다는 살짝 더 익은, 그러나 흐물거리지는 않는 딱 적당한 식감. 베이컨과 버섯이 씹는 재미를 더해주는 간이 완벽했던 소스까지.
경양식의 꽃인 돈가스. 요즘 트렌드가 일식 카츠긴 하지만 가끔 이런 추억의 돈가스가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튀김은 과하지 않을 정도로 바삭하고 고기는 두껍진 않지만 연육이 잘되어 있어 부드러웠습니다. 소스도 딱 좋았구요.
디저트로 시켜본 파르페. 요즘 이거 하는 곳 찾기도 힘들고 잘하는 곳 만나기는 더 어려운데 맛있었습니다. 대학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먹었습니다.
통영에 경양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몇군데 있지만 이곳처럼 분위기와 맛 모두 만족스러운 곳은 없었습니다. 다른데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맛이라고 오버할 정도는 아니지만 맛과 분위기, 친절과 청결이라는 기본기를 제대로 갖춘 좋은 식당이었습니다. 아직 못먹어본 메뉴가 많아서 조만간 다시 들릴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