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첫날. 이 날을 잘보내야 한다. 사실 방학의 처음이자 마지막과도 같은 날이다. 뭘해도 즐거워지는 이 설레임은 딱 이 순간 밖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날들은 끝으로 향하는 시간의 속도감에 절망하며 하루 하루 그저 그런 기분으로 보낼 뿐이다. 코로나 시국이 한창일 때 샀던 코닥 스니커즈를 처음 꺼내 신고 혼자 발걸음도 가볍게 진주로 향했다(새신발이 까슬 까슬해서 뒷꿈치 다 까졌....). 칠암동 현대아파트에 차를 세우고 남강다리를 넘어 밥먹으러 갔다. 기린짬뽕이라는 곳에 가보려고 했는데 몇달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야끼토리아오이 아니면 톤오우뿐. 장대동 골목길을 지나는데 쌀강쉐이 한마리가 단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개파가 아니라 고양이파지만 이렇게 귀여운 장면은 그냥 지..
14년째 이어지고 있는 인연, JPNT 회원들과의 모임이 있어 진주에 넘어 갔습니다. 홀로 남강고수부지를 걷는데 인연 조형물 위로 달이 떠있어 한컷 찍으며 인연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3년간 이어졌던 태선형의 장기집권(?)이 끝나고 나름 젊은 재원형이 방장 자리를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기념 건배주는 방장님 원픽의 OBC 불락스타우트. 술 따르는 자세가 범상치 않습니다. 권력에 약한 다원 배원장님도 축하의 멘트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사진 비주얼 담당으로 잠시 합석. 요즘 미모에 물이 오르신듯. 신임방장 취임이 자기 일처럼 기쁘신 영권행님은 와인을 두잔이나 드실 정도로 행복해하셨습니다. 그 뒤로 약간 쓸쓸한 표정을 보이고 있는 김태선옹 얼마전에 갔..
이틀동안 원인모를 복통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볼파스엔젤만 라즈베리포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먹고 나서 바로 아프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떠나서 내겐 최악의 맥주로 인식되어 버렸다. 맥주에 걸죽한 라즈베리 쥬스를 섞은듯한 그 묘한 맛이 생각나 몸서리가.... 월요일 아침이 되어서야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서 연수를 듣기 위해 진주에 갔다. 진주에 가면 야끼토리 아오이 혹은 톤오우에서 혼밥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맛집도 많을텐데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택하는 곳은 거기서 거기다. 이젠 새로운 것보다 익숙하고 편한게 좋아지는 나이인가 보다. 나 빼고는 모두 커플이었던 묘한 상황 속에서 눈치보지 않고 혼밥을 즐기다 왔다. 생맥주도 한잔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아 참았다. 야끼도리..
카메라용 핫슈커버를 하나 사고 싶어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는데 마땅한 게 없었다. 일본에서 팔고있는 수제 은제품 중 괜찮은 게 있었지만 요즘 환율이 미쳐있어서 배송비까지 포함하니 가격이 감당 못할 수준이었고(일본 제품인데 왜 달러로만 파는지ㅋ) 국내에서 팔고 있는 제품은 소니 전용이 아니라 범용으로 제작돼서 장착했을 때 모양새가 많이 아쉬웠다. 어떡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유근종 작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진주 쇠모루 은공예 공방의 장인을 소개해주셨다(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진주 편에 등장하신 유명인. 개량 한복 입고 수염 기른 장인을 기대하고 갔는데 예상 밖의 젊은 훈남이 계셔서 깜짝 놀랐었다.) 10월 중순쯤에 공방에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제작을 부탁드렸는데 전시 등의 일정으로 제작이 늦어져 한 달여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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