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by day2681 진주 다원에서의 탄핵연회 12월 7일 서울에서 카구아 루즈와 블랑을 한병씩 샀다. 루즈는 탄핵안 가결때 마셨고, 블랑은 탄핵이 인용된 오늘 마셨다. 실로 긴긴 시간이었다. 억겁과도 같았다. 4개월이나 지나 상미기간은 놓쳤을지 모르나 그동안 마셔본 맥주맛 중 최고였다.이것이 탄핵의 맛이다. 탄핵이 인용되면 진주 다원에서 모이기로 했었다. 멈춰졌던 다원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진주의 민주 시민께서 다원에 맡긴 탄핵떡. 4개월간의 탄핵 여정에서 수차례 쫄깃쫄깃해졌던 내 심장보다 더 쫄깃한 맛.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좋은 날이니 비싼 맥주. 오리지널 비어 컴퍼니 코스모스에일. 진짜 진짜 오랜만이다. 불락 스타우트가 있었음 좋았을텐데 품절. 주변 사람들과 같은 현실인식을 가지고 살아.. 2025. 4. 5. 바이엔슈테판 헬레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양조장이라는 바이에른 국립 맥주회사 바이엔슈테판. 그 자존심만큼 맛도 좋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맥주 중에서는 가격도 비싼 프리미엄 맥주다. 여태껏 병입 제품만 내놨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는지 캔입제품을 내놨나 보다. 익숙한 이름의 낯선 맥주가 편의점 맥주 코너에 떡하니 놓여있길래 신기해서 사 왔다(미국에선 몇 년 전부터 판매하고 있었고 이번에 한국에 들여왔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과 미국 두 나라에만 수출된다고.) 라거맥주인만큼 익숙했던 바이엔슈테판의 다른 맥주들에 비해 가볍지만 특유의 홉향과 맥아의 달면서도 고소한 풍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참고로 Helles의 hell은 밝다는 뜻이다. 체코의 필스너 보다 밝으면.. 2025. 4. 2. 정치도 경제도 레트로 마트에서 반값 할인으로 사 온 광어회에 조니워커 블랙을 마시며, 케네디홀에서 레트로를 넘어 올드한 스타일의 돈가스를 먹으며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이런 것들을 먹는 게 기억에 남을 정도로 대단한 일이 되는 세상으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 그 귀한 광어회, 그 귀한 양주, 그 귀한 돈가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먹던 시절이 있었다고 추억하게 되는 건 아닌지 싶어서. 응답하라 1988, 폭싹 속았수다 등을 보며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즐길 수 있는 건 그것이 드라마라는걸 알고 있기 떄문이다.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시련과 그 해소 과정은 극적이지도 아름답지도 못하니까. 정치도 경제도 레트로 열풍에 편성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두렵다. 2025. 4. 1. 늦어지는 벚꽃, 지연되는 정의 벚꽃 개화가 작년보다 확연히 늦다. 정의 실현이 지연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상황 같다. 목련이 만개할 때쯤 모든 게 정리되어 있을 거라는 애초의 예상은 처참히 빗나갔지만 벚꽃 지기 전에는 끝나있으리라는 기대에 기대어 실망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마음을 추슬러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뇌내망상이 끝도 없이 반복된다.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되는 것일까? 미래에 대한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내가 사회인이 된 후에도 숱한 위기가 나라를 덮쳐왔었지만 이번만큼 심각한 스트레스를 줬던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작금의 사태는 국가의 근간을 흔들어 버린 일이다. 우리가 정의에 기반한 법치 국가에 살고 있다는 신뢰를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이미.. 2025. 3. 28. 멸절을 앞두고 해가 탁한 붉은 빛으로 쇠하고 희미한 달은 어둠을 밝히지 못하니 폐허가 된 세상 속에서 친애하며 경멸하는 동지들과 함께 멸망을 향한 걸음을 재촉하네. 천길 낭떠러지 정도라면 함께이니 기꺼울 것이나 바닥이 없는 심연, 꺼지지 않는 불길이 기다리고 있는 저 앞은 함께라도 두렵기 그지 없소. 멈출 수 없는 이 걸음을 쓴웃음 지으며 내딛네. 차라리 그대처럼 눈이라도 멀었으면. 2025. 3. 24. 주말 - 서피랑국수, 포지티브통영, 타베루, 강구앙드링크 추성훈스테이크, 산청호국원, 한빈갈비, 진주 미들링, 브레빌870 마지막 아포가토, 산토리 프리미엄몰츠 살얼음맥주 개학하고 나니 바빠서 서피랑 국수도 참 오랜만. 면이 좀 불어서 아쉬웠으나 그건 또 그것대로 매력이 있었음. 6000원에 이만큼 군더더기 없고 만족스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이젠 얼마 없을 것. 포지티브스 통영에서 바닐라오레마시며 오닉스팔마2로 독서. 음료나 디저트 맛 때문이 아니라 공간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가끔 생각나는 곳. 관광객의 마음으로 강구안의 밤을 즐기러 나감. 낮보다는 밤이 아름다운 곳. 타베루에서 3만원짜리 일식코스. 가격대에 딱 맞춘 재료를 요리사의 실력으로 커버. 가볍게 한잔하기 딱 좋은 구성. 그러나 재료 자체의 신선한 맛을 좋아하는 정통 일식 마니아라면 많이 아쉬울. 그냥 집에 들어가려다 양이 조금 모자라서 강구앙 드링크에서 생맥 한잔. 한맥 병맥은 싫어하.. 2025. 3. 23. 산청 시천면 산불 산청 갔다가 진주에 잠시 들렀는데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거의 잡힌 줄 알았던 시천면 산불이 다시 번져 진주 하늘까지 영향을 받은 거였다. 연기와 미세먼지에 가린 태양이 붉게 빛나는 것이 세상 마지막날의 모습인양 공포스러웠다. 봄마다 강원도 산불 소식은 자주 접했지만 지리산에서 이 정도 규모의 불이 난 건 거의 처음 본 듯. 불이 계속 번져 사상자가 4명이나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2000년 봄 군생활 중 삼척지역 산불 진압에 투입 됐을 때 소대 전체가 불길에 고립되서 어버버 거리다 산을 뛰다시피 넘어 탈출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어찌나 놀라고 힘들었던지 평지에 이르러서는 주저앉아 헛구역질까지 했었더랬다. 불 속에서 돌아가신 분들은 얼마나 무섭고 괴로웠을까.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더이상의 피해없이.. 2025. 3. 22. 새와 고양이와 개와 세상 내용없이 화려하기만한 말들이 세상을 이리 만들었다. 넘쳐나는 공허한 이미지들이 세상을 이리 만들었다. 2025. 3. 22. 목련이 피는 계절 교정의 목련이 꽃샘 추위를 뚫고 나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월 3일 이후 이상한 모습으로 지속되고 있는 심리적 겨울도 이제 좀 끝났으면 한다. 목련 꽃이 만개할 며칠 뒤에는 모든 일이 정리되어 있길 간절히 바란다. 2025. 3. 19. 금요일은 치팅데이 - 각시왕족발 보족세트, 아사히맥주, 버번위스키 오랜만에 고3담임 맡아서 매일 20시 넘어 집에 도착했는데(어제는 내가 전담하는 날이라 22시 30분. 이젠 체력이 떨어져서 야자감독도 힘들더라.) 오늘은 금요일이라고 모처럼 칼퇴근. 별달리 즐거운 일도 없는데 그냥 퇴근 시간 맞춰 집에 가는 것만으로도 이리 행복하다니 해떨어지기 전에 퇴근하는건 실로 좋은 일이구나 싶었다. 당연한 듯 누리던 것을 박탈당하면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않게 되는법. 가족이 모두 모여 밥 먹는 것도 오랜만이라 통영 야식계의 최고 가성비 각시족발의 보족세트를 주문했다. 아사히 맥주 한캔, 버번위스키 한잔 마시고 나니 적당히 알딸딸해서 좋았다. 일주일간 함께 고생한 동료들(다른 담임들은 맨날 22시 다되서야 퇴근했던 것 같은데 대단하다 싶다.), 학생들 모두 주말 푹쉬고 재충전 잘.. 2025. 3. 14. 모모스커피 봄 시즈널블렌드 뉴사운드 모모스커피의 2025년 봄 시즈널 블렌드 뉴사운드. 커피가 떨어져서 모모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시의적절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바로 구매, 퇴근하고 저녁 늦게 한잔 내려마셔 봤는데 커피 테이스터들이 꽃향이라고 부르는 향미와 함께 커피다운 첫맛이 느껴지고 뒤이어 은은한 산미가 받쳐주는 조화로움이 좋았다. 모모스만큼 중견업체로서의 안정감과 스페셜티 카페의 개성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곳도 드물 듯. 오랜만의 3학년 담임, 그리고 새 학기초의 정신없음이 더해져 커피 한잔 제대로 내려마실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쁘지만 요즘은 그게 오히려 다행이지 싶다. 딴생각할 겨를이 없는 게 극우들이 행하고 있는 정신공격에 대한 방어기제가 되어주고 있기에. 나라꼴이 말도 못 할 정도로 엉망이다. 이육사의 절정을 읽으며 어지러운 .. 2025. 3. 12. 냉면으로 속에 붙은 천불을 누르다 금요일부터 시작된 울화가 토요일 저녁에 정점에 이르렀다. 속에서 천불이 나서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역류성 식도염이 제대로 도졌다.). 그저 책상을 내려치고 입으로 시발 시발을 중얼거릴 뿐. 내내 괴로워하다가 일요일 점심에 봉수골 백서에 가서 올해 첫 냉면 국물을 한모금 들이키고 나니 그나마 좀 나아지는 듯 했다. 나라를 잃은 듯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는 날에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까맣게 타들어가 가벼운 바람에도 끊어져버릴 듯 가늘어진 정신줄을 어찌 잡아두어야 할까? 불량 공화국의 시민으로 살아가는게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니다. 2025. 3. 9. 프릳츠 잔과 소서 전부터 갖고 싶었지만 뭔가 내 돈주고 사기는 아까웠던 프릳츠 잔과 소서. 아무 관심도 없던 와이프가 즐겨보던 유튜버가 구입한 걸 보고 예쁘다며 사줬다. 학교에서 늦게 퇴근하고 왔더니 기다리고 있던 보자기에 쌓인 아름다운 자태. 여러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심신의 긴장이 조금이나마 풀어지는 듯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려 마셔 보니 잔의 두께와 무게감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적당한 무게의 잔이 문진처럼 눌러줘서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넥스트가 부른 도시인의 노래 가사처럼 '집 이란 잠자는 곳 직장이란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는 새학기 초, 애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10분 정도 여유를 내어 와이프랑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마.. 2025. 3. 6. 봄방학의 끝 - 잭다니엘 애플 하이볼, 미우라켄타로전 도록, 무화, 몸보신 소고기, 공차 우롱차 당도 기본, 간장버터계란밥, 니카프롬더배럴, 글렌알라키 10 CS 배치11, 알라딘커피 페루 라 피나 게이샤 워시드, 새학기 꼬까신, GFX시스템 스킨작업 출시된 지 몇 년이나 지난 잭다니엘 애플을 이제야 마셔봤다. 겁나서 작은 용량으로. 하이볼 말아먹어보고 작은 걸로 산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과 향료의 인공적인 맛이 훅 찌르고 들어와 정신이 혼미해졌다. 1월에 끝난 대베르세르크 미우라 켄타로전 도록을 구매했다. 결국 전시관에서는 못보고 도록만. 원화를 실제로 봤으면(그것도 진짜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마는) 좋았을 텐데. 선이 살아 있는 흑백 그림을 보니 경탄이 절로 나왔다. 오랜만에 무화. 딸기라떼와 크렘브륄레. 넓지 않은 가게에 갑자기 사람이 많이 들어와서 정신이 없었다. 크렘브륄레 맛이 어땠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 무화에서 그릇 하나랑 물고기 모양 주걱을 사 왔다. 포장이 예뻐서 뜯기가 힘들었다. 갈 때마다 이런 걸 하나씩 .. 2025. 3. 3. 그저 예쁜 것들 예뻐서 샀던 벨에어, 한롤 찍고 방치해뒀었지. 예뻐서 샀던 호보라이트 조명, 음식 촬영용 조명에 굳이 이 돈을 쓸 필요는 없었지. 이젠 그냥 촬영 소품으로 인식되는 것들. 2025. 2. 18. 와이프 복직 어쩌다 보니 나는 쉬는 날, 와이프는 새 학기 맞이 주간이라고 출근을 했다. 예전에는 새학기맞이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통영 들어오니 생겨 있더라. 남해, 진주, 고성에서 근무할 때는 없었던 터라 통영 지역만 있는 건지 아님 내가 통영 들어오던 시기에 맞춰 경남 전 지역에 생긴 건지는 모르겠다. 새 학기 시작 전에 출근해서 업무분장하고 자리 정리하고 연수 듣는 건데 대부분 하루 이틀 정도 진행한다(와이프가 근무하는 곳은 1주일간 운영한다고.... 처음 듣고는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몸도 성치 않은데 출근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경제적 여유만 있음 그냥 그만두라고 하고 싶다. 집 청소 한번 싹 하고 아들 밥 먹이고 별달리 할 일이 없어 라면 안주에 맥주 한잔 했다. 한국 맥주 중 제.. 2025. 2. 17. 이전 1 2 3 4 ··· 1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