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Day by day (2810)
코인러버의 다락방
기억이란 대부분의 경우 그보다 훨씬 거대한 망각의 잔여물에 불과하다. 태평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암굴의 성모. 겨우내 한번 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었던 시도. 승한과 종혁이 삿포로 갔다가 사다준 삿포로 쿠로라벨. 일주일에 한번은 마시고 싶은 크래프트브로스 LIFE DIPA. 일본식 덴푸라와 한국식 튀김의 간극에 대하여. 왜 나이가 들수록 백세주가 달달해지는가? 여전히 KFC 비스킷이 좋다. 2026 모모스의 겨울 시즌 블렌딩은 보랏빛향기. 유명 커피 유튜버가 밀어주고 있는 듯한 해월. 테라로사 새해 블렌드로 새해 시작.
알라딘에서 책 주문할 때 받았던 굿즈컵들. 알라딘 굿즈 중에서 가장 쓸모있는게 컵이이었다. 그래봐야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한 것이겠지만. 하나둘 쌓여가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나 모였다. 구석에 쳐박혀 있어 꺼내지 못한 것들, 쓰다가 깨먹은 것들, 예쁘다고 장모님께서 가져가신것들 다 합하면 사진에 나온 것의 두배는 되지 싶다. 마션 머그컵. 알라딘굿즈 머그컵들 중 색이나 디자인이 가장 맘에 들었던. 한때 알라딘에서 셜록홈즈 관련 굿즈를 많이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되는 잔. 손잡이가 없어 너무 뜨거운 음료를 담으면 힘들지만 적당히 따뜻한 걸 따라서 양손에 잡고 마시면 예전 엽차잔 감성이 느껴진다. 호로요이의 시간이라는 책을 사고 받은 잔이었는데 솔직히 책은 별로였고 잔이 정말 좋다...
졸업과 종업식.누군가는 졸업을 하고, 누군가는 퇴임을 한다.누군가는 전근을 오고, 또 누군가는 간다.스물네 해 동안 수도 없이 겪어온 일인데도, 이별과 시작이 겹쳐지는 이 시기만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그저 주어진 일을 기계처럼 처리하며, 몽롱한 정신으로 흘려보내는 무기력한 2월.일 년 중 가장 싫고, 가장 거북한 시간이다.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의 근황이 들려오고, 잊었다고 믿었던 기억들이 불쑥 고개를 든다.좋았던 사람들과는 헤어지고, 또 낯선 사람들과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 이 시기를 더 버겁게 만든다.그래서 이때만 되면 어디 동굴 속으로라도 기어들어가 두문불출하고 싶어진다.냉장고에 쟁여 두었던 코스모스 에일을 꺼내 마시며, 좌절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마음을 조심스레 달래본다..
한국 맥주 중 가장 좋아하는 클라우드. 왜 좋아하는지는 더 말하기도 귀찮을 정도다. 술집 가서 보이면 그냥 이거 마셔라. 괜히 카스, 테라로 소맥 말지 말고. 솔직히 한국 맥주 중에 로고까지 이렇게 신경쓴 경우가 있었나? 부산 갔다가 사온 월계관 드라이. 월계관컵은 자주 마셨는데 검은색의 드라이는 처음 본 거라 신기해서 사 왔다. 근데 마시기가 힘들어서 그냥 레몬사와 만들었.... 북신시장 안에 있는 북신찌짐에서 동그랑땡이랑 오색전 사서 먹음. 여기 전이 진짜 괜찮음. 월계관 컵에다 드립커피 한잔 ㅋㅋㅋ 닛카프롬더배럴 + 반건시. 전에도 몇 번 언급했지만 이거 정말 괜찮은 조합임. 따듯한 거실 창가에 앉아서 단편소설 읽으며 IPA를 마시는 사치. 그러다 모자라서 발베니도 한잔. 달..
카메라를 들고 있기만 해도 경계의 대상이 되는 시대다.길을 걷다 우연히 본 회사 간판이 예뻐서 셔터를 눌렀을 뿐인데, 경비 아저씨가 헐레벌떡 뛰어오셨다. 어디서 나왔느냐고 묻는 얼굴엔 긴장이 묻어 있었다. 그냥 지나가던 사진가라고, 간판이 예뻐서 찍었다며 사진을 보여드리자 그제야 표정이 풀어졌다. 언론사에서 기사거리를 찾으러 온 줄 아셨던 모양이다.초상권 문제가 예민해진 뒤로는 시비가 걸릴 법한 사진은 애초에 찍지 않는다. 길을 걸으며 마음을 끄는 사물들을 담는 일이 내겐 큰 즐거움인데, 그 소소한 즐거움마저도 점점 조심스러워지는 시절이다.
접시가 갖고 싶어서 드립백을 사는 남자. 나란 남자 그런 남자. 그나저나 모모스드립백 나만 사용하기 불편한가? 이게 전통적인 드립백 디자인에 비히 딱히 좋은게 없는 듯 한데. 대단한 커피 전문가들이 만든거니까 분명 무슨 장점이 있을텐데....
얼굴본지 오래됐다고 정희형과 수경씨가 진주에 넘어 오기로 했다. 수경씨는 일때문에 좀 늦기로 했기에 정희형부터 만났는데 배원장님 호출하니 바로 합류. 동생들한테 치이다가 오랜만에 형님을 만나니 좋으셨던듯 표정이 매우 밝아 보였다 ㅋ 여름 시즌부터 마셔보려고 했지만 한겨울에야 마시게 된. 오렌지 이즈 더 뉴블랙. 오렌지주스랑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찰떡궁합인지 몰랐다. 셋이서 저녁먹으러 카츠카키에 갔다. 상등심카츠는 처음 먹어봤는데 적당히 느끼한데다 부드러운 살코기에 비계의 쫄깃함이 더해진 식감이 좋았다. 확실히 기술적으로는 대돈여지도에 오를만한 맛집이다. 밥 먹고 수경씨 커플을 만나 다원으로. 이날 무엇보다 감동이었던 건 꿈에도 그리던 긴카코겐을 다시 만났다는 것. 아쉽게도 병입제품은 아..
이번 겨울에는 비행기 타고 어디로든 떠나보려고 했다. 해외여행은 코로나 이전에 오사카 교토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한번 나갈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2년 전에 제주도에 일 보러 가면서 비행기를 타보긴 했지만.) 제일 현실성 있는 여행지는 돗토리였다. 비용이 정말 저렴했고 무엇보다 그 유명한 사구와 우에다 쇼지 사진미술관은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복잡한 사정으로 계획은 무산됐고 집에만 있자니 답답해서 만만한 부산으로 잠시 나들이를 다녀왔다. 부산 가서 처음 들린 곳은 전포동 지즈. 몇 년 전부터 일식 카츠 열풍이 불더니 이제는 일본의 이름난 맛집들 못지않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쉴새없이 치고 나오는 중, 이곳도 그런 신흥 강자 중의 하나다. 웨이팅..
바쁜 일 대충 정리해놓고 모처럼 여유롭게 낮술을 즐겼다.
몇 년째 토트백 혹은 헬멧백에다가 카메라 가방용 파티션을 넣어서 데일리로 쓰고 있다. 알리에서 샀던 8000원짜리 토트백에 싫증이 나서 이번에는 가격이 좀 있는 반스 토트백(무려 7만원)을 샀다. 하나이 유스케라는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한 제품으로 얇고 가벼운 소재에 특기할만한 것이라곤 뒤집으면 하나이 유스케가 그린 캐릭터가 패턴처럼 프린팅 된 다른 느낌의 가방으로 변한다는 점 밖에 없다. 얇지만 견고하고 가방이 꽤 커서 GFX100S와 GF렌즈 3개를 넣고도 여유가 있는 편. 그래서 아래의 사진에 있는 EDC들을 수납할 수 있다. 매일 갖고 다니는 것들 1. 애증의 지프키 2. 전술 볼펜이라고 하는데 전술적으로 쓸일은 없는. 볼트액션 형식으로 되어 있고 펜 뒷부분엔 유사시 차 유리를 깰 수 있는 ..
경남 고성(그냥 고성이라고 하면 대부분 강원도 고성을 생각하니까)에 있는 논밭뷰 카페 자란들. 고성중앙고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도 도 병산수산까지가 한계선, 그 너머의 삼산면으로는 차를 몰아본 적이 없었다. 진주에서 통영으로 넘어오던 길에 갑자기 한번 들러볼까하는 생각이 들어 익숙한 코스에서 벗어나 꼬불꼬불하고 외진 길로 차를 몰았는데 예상치 못한 기름 경고등이 들어와서 마음을 졸여가며 겨우 도착했다. 카페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의 반가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대체 여기까지 누가 커피 마시러 오나 했는데 의외로 손님이 많아서 살짝 놀랐다. 감탄할만한 뷰는 없고 카페 인테리어나 소품이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음료나 디저트가 대단히 특출나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무던한 여러 요소들이 하나..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계속 들어와서 점검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4짝 모두 교체 ㅜ_ㅜ 얼마 전에 와이프 차 타이어도 갈았는데.... 허리가 휜다. 타이어점 사장님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뭐 하다 이제 오셨냐고 난치병 환자 만난 의사처럼 얘기하는데 참 부담스럽더라. 저녁에는 집에서 타르타르소스 만들어서 가라아게. 요즘 또 타르타르소스가 입에 촥 달라붙는걸 보니 살찔 건가보다. 조심해야지. 마켓컬리에서 산 트러플버섯뇨끼를 흑백요리사2를 보며 먹으니 파인다이닝에 가서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기네스나이트로서지로 클라우드 맥주 따라서 마시는데 역시 한국 맥주 중 최고. 진짜 맛있는데 이걸 파는 술집이 별로 없어서 정말 아쉽다. 맛있고 도수도 부담 없어서 좋아했던 클라우드 생드래프트가 단종됐..
2025년 12월 30일에 지인 아버지의 장례식도 있고 겸사겸사 진주행. 아직 방학을 하지 않은 아들을 등교시키고 그대로 차를 달렸기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거의 10년 만에 들린 경상대 앞 스타벅스 창가에 앉아 한 시간 동안 성경 필사. 9월 이후 처음 들린 톤오우에서 프리미엄 등심 카츠에 클라우드 생맥. 얼마전에 발매된 대돈여지도라는 전국 돈가스 맛집 안내서에는 진주 지역 돈가스 맛집으로 일 년 전쯤에 생긴 카츠카키를 선정해 두었던데 좀 잘못됐다고 본다. 물론 돈가스를 마니아들이 중시하는 몇몇 부분에서 그 집이 더 나은 건 맞고 정말 좋은 가게지만 그 외의 다른 요소를 함께 고려하자면 톤오우 쪽이 더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돈가스에 밑젖음도 있고 튀김옷도 박리되곤 하지만 그런 소소한 것들을 넘어..
마무리되지 않은 탄핵 과정으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상반기. 4월의 탄핵 인용, 6월 이재명 당선까지 이뤄지고 나서야 시국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 있었다. 그래서 올해의 반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가버린 셈. 아직도 내란 수습은 끝나지 않았고 국가 정상화의 길은 멀고 험하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을사년의 비극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최고의 지름 GFX100S와 GF렌즈들. 오래 써왔던 소니에서 벗어나 후지 중형 시스템으로 옮겨왔다. 시작은 2월에 샀던 GFX100S. 1억 화소에 16비트 RAW를 지원하는 현존 최고 해상도의 카메라 중 하나. AF구동 방식 소니와 완전히 달라 초반 좀 힘들었지만 적응하고 나니 내 촬영 스타일에서는 크게 모자랄 게 없는 성능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