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에서 반값 할인으로 사 온 광어회에 조니워커 블랙을 마시며, 케네디홀에서 레트로를 넘어 올드한 스타일의 돈가스를 먹으며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이런 것들을 먹는 게 기억에 남을 정도로 대단한 일이 되는 세상으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 그 귀한 광어회, 그 귀한 양주, 그 귀한 돈가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먹던 시절이 있었다고 추억하게 되는 건 아닌지 싶어서. 응답하라 1988, 폭싹 속았수다 등을 보며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즐길 수 있는 건 그것이 드라마라는걸 알고 있기 떄문이다.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시련과 그 해소 과정은 극적이지도 아름답지도 못하니까. 정치도 경제도 레트로 열풍에 편성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