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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아침산책 in the mist 보이지 않지만 익숙하기에 걸어갈 수 있는. 보이지 않지만 익숙한 그를 믿으며 따라갈 수 있기를.
흑백의 매력. 나는 모든 사진을 흑백 모드에서 찍는다. 컬러를 살려야 할 사진은 RAW 보정으로 복원하고 나머지는 흑백 그대로의 느낌으로 저장해둔다. 색이 없는 세상이 참 좋다. 같은 사물이라도 완전히 달라보이는 느낌. 색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초현실적인 감각이 살아가는 것 같다.
스냅용으로는 리코 GR을 넘어설 수 있는 카메라가 없는듯. (비슷한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쿨픽스A가 있지만) 주머니에 들어가는 컴팩트한 사이즈가 스냅 카메라의 가장 중요한 미덕. GR의 컬러는 여전히 적응이 안되지만 이 카메라만의 흑백 느낌은 정말 최고다.
통영항 인근에는 인근의 노인분들이 모여서 내기 장기와 바둑을 두는 곳이 있습니다. 가끔 그곳에 나가면 그 장면을 한참 바라보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장기나 바둑으로 소일거리를 하시는 어르신들에게서 삶의 다른 모습을 보곤하기 때문이죠. 그 작은 바둑판 안에 인생이 숨어있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잊고 집중할 수 있는 순간. 그게 그냥 그렇게 신기하더라구요. A7r2 + SEL85F14GM
왕조의 위엄 같은 건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역사의 남은 조각. 몰락한 왕조의 잔영을 바라보며 현재를 걱정하다.
새해 첫 일출은 미륵산 정상이라던가 남해 보리암이라던가 진교 금오산이라던가 합천 오도산이라던가 뭐 그런 곳에서 맞이하는게 제 맛일텐데. 시시하게 동네에서 바라봄. 사진과 무관하게 세상사는게 재미없어진 건 사서하는 그런 고생의 즐거움을 잊어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이 빨리간다고 느끼는 이유는 삶의 디테일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아이 때는 뭐든 신기하고 재밌기 때문에 만나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많은 것을 경험한 상태기 때문에 왠만한 것에는 감동을 느끼지 않고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자그만한 삶의 디테일을 챙기는 것. 그것만이 의미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늦추는 일일 것이다. 올 한해 나는 거창한 목표를 잡지 않기로 했다. 그저 10대때, 20대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