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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이 사진을 찍은지 벌써 일년이라니. 올해도 많이 찍어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갑작스레 전학을 가버렸었지. 잘살고 있는지? 삶의 방향은 찾았는지?
색의 대비가 참 선연했던 곳. 모처럼 즐겁게 사진 찍었던 날. 역시나 제일 잘 아는 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뭐라도 나오는 것 같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은 정민이의 노력이 빛났던 하루 ㅋㅋㅋ
사진 찍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가끔 내가 사진을 잘 찍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바로 이 같은 사진을 찍었을 때다. 졸업식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는 한 컷. 제자를 떠나보내는 아쉬움. 입시지도가 끝났다는 홀가분함. 남는 사람의 그리움. 그 모든 복합적인 감정이 드러난 표정. 그것을 느끼고 그 순간을 담아 놓는 것. 이것은 역시 피사체와의 깊은 공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나를 졸업시키던 1998년 2월에도 이러한 표정을 지으셨을 나의 은사님. 그 마음을 2017년 2월의 졸업식장에서 동료교사로 만나 느낀다. 2017년 2월 고성중앙고등학교 졸업식장에서.
설날 아침 성당 갈 준비를 하시는 어머니의 상반신 포트레이트를 찍었다. 마침 한복도 입으셨겠다 조명은 없지만 자연광이 괜찮은 편이었고 마침 통영에서 출발할 때 85mm 렌즈를 마운트 해두었기에 별 뜻 없이 카메라를 들었던 것이다. 배경 정리가 제일 잘되는 위치를 잡아 이쪽으로 한번 서보시라고 하니 영정사진 쓰려고 그러냐고 웃으신다. 어머니도 나도 심각한 생각 없이 그냥 사진을 한 장 찍고 성당에 다녀왔지만 눈 수술을 하고 나서 부쩍 저런 얘기를 많이 하시는 게 내심 신경 쓰였다. 집에 와서 사진 보정을 했다. 얼굴에 주름과 검버섯이 많이도 생겼다. 그리고 수술한 왼쪽 눈에는 아프시기 전과는 다른 어색함이 어려있었다. 어머니의 얼굴에 내린 세월의 흔적을 지워나가다 보니 꽤 오랜 시간이 흘러갔다. 한참을 바..
컬러렌즈에 짙은 화장, 양갈래 머리를 묶고 왔다. 한 선생님이 할리퀸 같다는 얘기를 했다.
20160317 Goseung Jungang highschool MD KMJ ------------------------------------------------------- 평범한 아이들의 안에 숨어있는 자기도 모르는 모습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3년안에 해결해야할 사진의 과제. 아니 사진 뿐만 아니라 선생으로서의 과제이기도 하겠지.
고등학교 1학년때와 3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최규천씨. 본명보다는 별명이 입에 짝짝 붙어 최구달이라고 부르는게 더 익숙하다. 둘다 진성 덕후의 피가 흐르는지라 자기가 스토리쓰면 내가 그림그리기로 약속을 하기도 했는데 결국 나도 만화가가 되지는 못했고 구달군도 글쓰기로 먹고 살지는 않는다. 고등학교 졸업 후 8년 되던 2005년에 나는 남해제일고 교사로, 구달군은 산청에 있는 대안학교 교사로 만나서 술을 한잔 했었는데 그때는 둘다 미혼이었고 각자의 미래를 어떻게 꾸려갈건지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다. 10년만에 만난 구달군은 버섯농장 사장이 되었고 나는 고성중앙고등학교로 전근온 상태였다. 우린 둘다 결혼을 했고 약간은 삶에 찌든, 그러나 아직 고등학교 시절 품었던 꿈의 편린을 가슴에 박고사는 키덜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