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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Portrait

영감

coinlover 2012. 10. 12. 16:55

 

영감이라 부른다.

 

사실 나이는 사십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영감이라고 부른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상관없다.

 

사실 영감이라는 표현은 옛날 우리나라에서

 

지체 높은 사람들을 부를 때 쓰는 말이었다.

 

저 영감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사진의 끝을 보고 싶다고 한 이후부터

 

계속 사진을 끝을 보기를 종용하는 이상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내 결혼 선물이라고 200만원짜리 렌즈를 떡하고 던져줬던 사람이다.

 

같이 사줬던 BW필터에서 역시 센스있는 영감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거 사주고 몇달을 고생했겠지만 ㅋㅋㅋ

 

 

40이 가까워져 가는데도 철이 들지 않는 사람이다.

 

자리만 깔아주면 미친듯이 잘논다.

 

입에 모터가 달린듯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기도 한다.

 

경포대에 자살하러 갈만큼 감성 과잉인 지난 날을 거쳐

 

아직도 잘 갈무리는 안되지만 야수같은 감정은 그나마 안으로

 

끌어안고 있는 듯 하다.

 

 

참치를 좋아하고 사케를 좋아하고 주위의 동생 형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정이 많아서 한번 잡은 손 쉽게 놓지를 못한다.

 

하지만 또 고집은 있어서 한번 싫어진 사람은 절대 안본다.

 

게다가 어울리지 않게 막내다 ㅋ

 

그래서 참 좋아한다. 닮은데가 있어서.....

 

 

2010년 2월 처음 제주도 땅을 같이 밟은 이후

 

우리는 정말 형제처럼 지내왔다.

 

그래서 오늘 참 가슴이 많이 아프다.

 

무릎에 물이 찬다는 말을 그냥 흘려들었는데

 

수술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몸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3개월을 쉬면 어쩌자는거요?

 

사진 안찍으면 죽는다는 사람이 사진기 팔아야 하면 어쩌자는거요?

 

가슴에 비바람이 들이치는듯 하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냥 살짝 물리치료로 끝나게 해주면 내가 술 안먹이고

 

사람 만들어 놓을테니

 

굽어 살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