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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발야구에 모든 것을 걸었던 녀석들. 결국 통영여고 스포츠리그 발야구 제패.

3년만의 체육대회. 별로 한일도 없는데 집에 돌아오니 너무 피곤해서 아무 생각없이 자야겠다. 사진 정리는 시간 나는대로.... 일단은 보편적인 이미지 몇컷만.

코로나 인정결, 생리결 등등으로 인해 결석생이 없는 날이 없었기에 개학한지 50일만이 지나서야 겨우 학급의 모든 학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너무 당연했던 일들이 이제는 기념해야할 특별한 것이 되어버렸다.

마음 같아서는 진짜 고양이를 한마리씩 안겨주고 싶었지만 현실은 고양이 엽서. 그래도 애들이 좋아해서 즐거웠다. 우리반 만화가 서빈이는 눈에서 불을 뿜고 있는 만화고양이를 골랐다. 고양이도 서빈이도 참 예쁘다.

벚꽃 아래에서 학급 단체사진을 찍은게 대체 몇년만인지. 통영여자고등학교에는 쓸만한 벚꽃이 없어 통영여중 것을 잠시 빌렸다. 그래도 뒷 배경의 건물은 우리학교니까. 이런 시국에도 티없이 예쁜 너희들이 나를 버티게 한다. 찬란한 슬픔의 봄이로구나.

학생들에게 감정이입을 전혀 할 수 없었던 2년을 보내고 다시 만난 동백이 피는 계절. 괜찮은 학생들을 만나 학교를 옮긴 후 처음으로 제대로된 사진을 찍었다. 섣부른 판단인지 모르겠지만 슬슬 새로운 작업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다들 이 시대를 잘 버텨가고 있는건지 문득 궁금해졌다. 졸업하고 나서 사진 작업 때문에 한번씩은 다 만났었지만 그것도 이제는 몇년은 지나버린 일 같이 느껴진다. 녀석들 만나 노닥거리며 사진찍었던 작년이 무척이나 그립다. 일년 뒤에 코로나로 이런 세상을 맞이할 줄도 모르고 그냥 계속될 일상처럼 만나고 헤어졌었는데. 제자같은 느낌이 들었던 마지막 제자였던 녀석들. 올해는 담임을 안맡고 있어서 생각이 더 많이 나는건지도 모르겠다. 하긴 입학부터 졸업까지 3년을 지켜봤으면 왠만한 부모보다 더 오랜시간을 데리고 살았던 것이니까 이런 감정이 안생기는게 이상한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