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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2672

금요일은 치팅데이 - 각시왕족발 보족세트, 아사히맥주, 버번위스키 오랜만에 고3담임 맡아서 매일 20시 넘어 집에 도착했는데(어제는 내가 전담하는 날이라 22시 30분. 이젠 체력이 떨어져서 야자감독도 힘들더라.) 오늘은 금요일이라고 모처럼 칼퇴근. 별달리 즐거운 일도 없는데 그냥 퇴근 시간 맞춰 집에 가는 것만으로도 이리 행복하다니 해떨어지기 전에 퇴근하는건 실로 좋은 일이구나 싶었다. 당연한 듯 누리던 것을 박탈당하면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않게 되는법. 가족이 모두 모여 밥 먹는 것도 오랜만이라 통영 야식계의 최고 가성비 각시족발의 보족세트를 주문했다. 아사히 맥주 한캔, 버번위스키 한잔 마시고 나니 적당히 알딸딸해서 좋았다. 일주일간 함께 고생한 동료들(다른 담임들은 맨날 22시 다되서야 퇴근했던 것 같은데 대단하다 싶다.), 학생들 모두 주말 푹쉬고 재충전 잘.. 2025. 3. 14.
모모스커피 봄 시즈널블렌드 뉴사운드 모모스커피의 2025년 봄 시즈널 블렌드 뉴사운드. 커피가 떨어져서 모모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시의적절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바로 구매, 퇴근하고 저녁 늦게 한잔 내려마셔 봤는데 커피 테이스터들이 꽃향이라고 부르는 향미와 함께 커피다운 첫맛이 느껴지고 뒤이어 은은한 산미가 받쳐주는 조화로움이 좋았다. 모모스만큼 중견업체로서의 안정감과 스페셜티 카페의 개성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곳도 드물 듯. 오랜만의 3학년 담임, 그리고 새 학기초의 정신없음이 더해져 커피 한잔 제대로 내려마실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쁘지만 요즘은 그게 오히려 다행이지 싶다. 딴생각할 겨를이 없는 게 극우들이 행하고 있는 정신공격에 대한 방어기제가 되어주고 있기에. 나라꼴이 말도 못 할 정도로 엉망이다. 이육사의 절정을 읽으며 어지러운 .. 2025. 3. 12.
냉면으로 속에 붙은 천불을 누르다 금요일부터 시작된 울화가 토요일 저녁에 정점에 이르렀다. 속에서 천불이 나서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역류성 식도염이 제대로 도졌다.). 그저 책상을 내려치고 입으로 시발 시발을 중얼거릴 뿐. 내내 괴로워하다가 일요일 점심에 봉수골 백서에 가서 올해 첫 냉면 국물을 한모금 들이키고 나니 그나마 좀 나아지는 듯 했다. 나라를 잃은 듯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는 날에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까맣게 타들어가 가벼운 바람에도 끊어져버릴 듯 가늘어진 정신줄을 어찌 잡아두어야 할까? 불량 공화국의 시민으로 살아가는게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니다. 2025. 3. 9.
프릳츠 잔과 소서 전부터 갖고 싶었지만 뭔가 내 돈주고 사기는 아까웠던 프릳츠 잔과 소서. 아무 관심도 없던 와이프가 즐겨보던 유튜버가 구입한 걸 보고 예쁘다며 사줬다. 학교에서 늦게 퇴근하고 왔더니 기다리고 있던 보자기에 쌓인 아름다운 자태. 여러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심신의 긴장이 조금이나마 풀어지는 듯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려 마셔 보니 잔의 두께와 무게감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적당한 무게의 잔이 문진처럼 눌러줘서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넥스트가 부른 도시인의 노래 가사처럼 '집 이란 잠자는 곳 직장이란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는 새학기 초, 애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10분 정도 여유를 내어 와이프랑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마.. 2025. 3. 6.
봄방학의 끝 - 잭다니엘 애플 하이볼, 미우라켄타로전 도록, 무화, 몸보신 소고기, 공차 우롱차 당도 기본, 간장버터계란밥, 니카프롬더배럴, 글렌알라키 10 CS 배치11, 알라딘커피 페루 라 피나 게이샤 워시드, 새학기 꼬까신, GFX시스템 스킨작업 출시된 지 몇 년이나 지난 잭다니엘 애플을 이제야 마셔봤다. 겁나서 작은 용량으로. 하이볼 말아먹어보고 작은 걸로 산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과 향료의 인공적인 맛이 훅 찌르고 들어와 정신이 혼미해졌다.    1월에 끝난 대베르세르크 미우라 켄타로전 도록을 구매했다. 결국 전시관에서는 못보고 도록만. 원화를 실제로 봤으면(그것도 진짜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마는) 좋았을 텐데. 선이 살아 있는 흑백 그림을 보니 경탄이 절로 나왔다.    오랜만에 무화. 딸기라떼와 크렘브륄레. 넓지 않은 가게에 갑자기 사람이 많이 들어와서 정신이 없었다. 크렘브륄레 맛이 어땠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  무화에서 그릇 하나랑 물고기 모양 주걱을 사 왔다. 포장이 예뻐서 뜯기가 힘들었다. 갈 때마다 이런 걸 하나씩 .. 2025. 3. 3.
그저 예쁜 것들 예뻐서 샀던 벨에어, 한롤 찍고 방치해뒀었지.  예뻐서 샀던 호보라이트 조명, 음식 촬영용 조명에 굳이 이 돈을 쓸 필요는 없었지. 이젠 그냥 촬영 소품으로 인식되는 것들. 2025. 2. 18.
와이프 복직 어쩌다 보니 나는 쉬는 날, 와이프는 새 학기 맞이 주간이라고 출근을 했다. 예전에는 새학기맞이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통영 들어오니 생겨 있더라. 남해, 진주, 고성에서 근무할 때는 없었던 터라 통영 지역만 있는 건지 아님 내가 통영 들어오던 시기에 맞춰 경남 전 지역에 생긴 건지는 모르겠다. 새 학기 시작 전에 출근해서 업무분장하고 자리 정리하고 연수 듣는 건데 대부분 하루 이틀 정도 진행한다(와이프가 근무하는 곳은 1주일간 운영한다고.... 처음 듣고는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몸도 성치 않은데 출근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경제적 여유만 있음 그냥 그만두라고 하고 싶다. 집 청소 한번 싹 하고 아들 밥 먹이고 별달리 할 일이 없어 라면 안주에 맥주 한잔 했다. 한국 맥주 중 제.. 2025. 2. 17.
내면의 평화 다른 이의 행위가 당신 내면의 평화를 깨뜨리게 내버려 두지 마라. 2025. 2. 17.
목요일 오후 네시 산타 로사 파카마라 2월, 수구초심이라고 말할 수준까진 아니지만 진주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해지는 시절이다. 한 달에 한두 번은 넘어가고 있지만 계속 그리운 나의 고향. 입춘을 즈음한 시기가 되면 되면 그 정도가 심해진다. 2-3월은 교사에게 잔인한 시기, 인사이동으로 인해 근무지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새 학년 혹은 새 부서에서 낯선 사람, 낯선 학생들과 새로 만나 적응해가야 하는, 변화를 즐기지 않는 내 입장에선 암울한 때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변하는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익숙한 게 그리워지고 고향 진주의 풍경과 그곳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한없이 깊어져 버린다. 하지만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에 맘 편하게 진주 나들이를 하기는 힘들다. 이럴 때는 그곳과 관련된.. 2025. 2. 16.
부산 - 광안리 안목, 도모헌 모모스, 남포동 돌쇠장작구이, 타카라, 해운대 개미집, 미포 타이드 전후로 모두 맑았는데 부산 갔던 수요일만 비. 운전하긴 좀 그랬지만 날이 포근하고 공기가 상쾌해서 오히려 좋긴 했다. 드디어 안목. 웨이팅 일등 성공. 오픈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우리 뒤에 한 팀뿐. 뭐야. 평일은 생각보다 널널하잖아? 하고 생각하며 주변 한 바퀴 돌고 오니 엄청난 인파. 미슐랭의 위력은 여전히 어마어마했다. 입장해서 주문하고 자리 앉으니 숭늉부터 딱. 맛보기 수육. 차가운데 맛있다. 차가운 수육 싫어하는데 쫄깃하고 맛있더라. 옥동식, 엄용백을 경험한 터라 거기들이랑 뭐가 그리 다르겠어 라고 생각했던 나의 오만은 첫술에 무너졌다. 여태껏 먹어본 돼지국밥 중 가장 완벽한 한 그릇. 토렴 온도부터 국물의 간, 밥알과 고기의 식감까지 뭐 하나 깔게 없었다. 고기 추가 안 한 .. 2025. 2. 15.
무용한 것들 무용한 것들. 그러나 나를 기쁘게 해 주는 것들   예스24 북레스트.   알라딘 책받침대.   각도와 커브 만년필 거치대. 2025. 2. 11.
돋보기 동그랑땡 청하 농협 갔다가 돋보기를 써봤다. 아직 50대, 60대, 70대용 돋보기를 쓸 때는 아니라는걸 경험으로 인지한 후 기분이 좋아졌다.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동그랑땡 안주에 청하를 마신다. 입춘도 지났건만 혹한의 기세는 쉬이 꺾이지 않는다. 시스템창호의 단열력에 감탄하며 따땃한 햇살 아래 알딸딸하게 취해 아무렇지도 않은 하루를 마무리 한다. 내일도 아무렇지도 않길. 간간히 발생하고 있는 생활기록부 정정요청 메시지를 받는 족족 처리하며 원격업무 시스템의 위대함을 느낀다. 비록 오탈자 하나 제대로 못잡아 내는 이름만 AI인 나이스지만 큰 오류는 없이 돌아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이전 버젼에 비해 대체 뭐가 나아졌는가는 전국 모든 교사들이 가진 의문이겠지? 나 혼자만 이런 생각하는거 아니죠? 2025. 2. 10.
2년만의 폰 교체 갤럭시 S25 울트라 갤럭시 S25 사전예약이 핫해서 얼떨결에 동참했다. 아이폰 SE4를 기다렸다가 갈아타려고 했는데 삼성이 힘들다고 하도 언론플레이를 해서 물산장려운동정신으로(하지만 악덕기업주만 배불리는 결과를 낳겠지.). 국내 제품도 엑시노스가 아니라 퀄컴 스냅드래곤이 탑재된 데다 사전 예약 때는 더블스토리지 행사를 진행해서 가격도 나름 합리적이었다. S25 기본형에서 울트라로 예약 변경을 해서 2월 말에나 수령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검은색 선택했다 포기한 예약자가 있어 바로 받았다. 전체가 다 검정인 제트블랙은 삼성샵 한정 1테라만 적용되고 일반 검정은 테두리 티타늄 부위의 노란끼가 살짝 아재스러운 느낌이라 인기가 없는 듯 ㅋ(하지만 나는 아재니까.). 실제품을 손에 들어보니 너무 거대해서 S25 기본형으로 할걸 그랬.. 2025. 2. 6.
히타치노네스트 유즈라거, 파 이스트 화이트 히타치노네스트 맥주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유즈라거. 통영에는 안 팔아서 진주 갈 때 가끔 사 옴(갤러리아백화점). 이마트에서 히타치노네스트 화이트에일은 현지화시켰는데 다른 라인업은 그럴 생각이 없나 보다. 하위 호환이라도 좀 싼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파 이스트 화이트. 참 좋아라하는 카구아를 만든 파이스트 브루잉 컴퍼니에서 만든 세종이다. 시트러스 향이 매력적이며 부드럽다. 이것도 통영에서는 못 구하고 진주 갈 때 사 오는 갤러리아 백화점 특산물. 다원 배길효 원장님께서 전용 테쿠잔을 주셔서 잘 쓰고 있다. 세종은 프랑스어로 계절이라는 뜻을 가진 맥주. 농가에서 농번기에 마시기 위해 만들었다는 우리나라로 치면 막걸리 격이라고 한다. Democratizing Beer! 라는 라벨 문구.. 2025. 2. 4.
칼리타웨이브 츠바메 185 오랜만에 홈카페에 도구에 돈 썼음. 칼리타 웨이브 츠바메. 솔직히 칼리타 웨이브 일반 모델이랑 어느 정도의 추출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츠바메 단지에서 용접없이 정교한 조립만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라 구입했음. 써보니 물빠짐이 빨라서 좋긴 하다. 커피맛도 다른 드리퍼 쓸때보다 좀 더 선명해진 것 같고. 위스키 글라스에 마시려다가 소반에 어울리는 잔으로 변경. 이런 무용한 짓을 하는게 홈카페의 미덕이므로. 2025. 2. 2.
항구성 욕망을 투영한 물건에 항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관리에서 오는 번뇌를 털어내기 위해서는 소유물을 줄이며 살아가야 한다. 새 카메라, 새 렌즈를 사봐야 그 순간 바로 헌 것이 된다. 아무리 깨끗하게 써도 새것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다.장비를 아끼느라 사진을 찍지 못한다면 본말이 전도된다. 새 버젼의 제품은 끝도 없이 만들어지니 어떻게든 버티며 계속 갈아 타봐야 결국은 낙오의 순간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이 지긋지긋한 장비병, 이번에는 이길 수 있을까? 2025.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