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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너무나 마시고 싶었던 크래프트브로스의 라이프 IPA. 통영에서는 구할 길이 없어 진주 바틀샵에서 공수해 옴. 맛도 맛이지만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라이프라는 로고가 박힌 이 캔을 보고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지. 특히나 맥주는 기분으로 마시는 술인데. 10월의 마지막 밤이지만 아직 10월이므로 페스트비어를 마셔줘야 함. 이걸로 나만의 옥토버페스트는 마무리. 언젠가 한 번쯤은 독일에서 옥토버페스트를 맞이할 수 있겠지. 근데 외국에서 꽐라 되면 집에는 어떻게 가지? 치팅데이에 산프몰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임. 적절하게 씁쓸하고 적절하게 청량한 이 맛은 진정 포기할 수 없는 클래식이다. 통영 족발계의 탑티어 종로족발. 요즘은 배달을 안 해서 퇴근길에 들러서 직접 포장해 옴.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는..
좋아하는 부산의 일식 맛집 어부의 잔치. 나에게 부산이란 곳의 이미지 중 팔할을 차지하고 있는 승인형이 처음 데리고 가주신 이후 좋은 일식집의 기준처럼 되어버린 곳이다. 요 몇 년간 패턴을 보니 일 년에 한 번, 승인이형과 시발주류 사람들을 만날 때 가는 게 거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혼자서 들린 적은 전혀 없는 모임 전용 맛집인 것이다. 그래서 솔직히 이 집의 일반적인 퀄리티는 잘 모른다. 항상 가게 대주주이신 분과 함께 갔으므로. 어쨌든 매번 갈 때마다 안주에 감동하곤 했는데 이날은 특히 더 대단했다. 사진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맛과 식감이 확연하게 달랐다. 특히 무시아와비는 여태껏 먹어본 것 중에 최고. 전복이 이렇게 까지 부드러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식이조절이고 뭐고 완전히..
목요일오후네시의 엘소코로 게이샤 필터와 에스프레소, 그리고 에그타르트. 필터는 마시자마자 감동의 물결 은은한 꽃향과 과인 풍미의 향연. 필터도 필터지만 에스프레소가 정말 최고였다. 그저 쓴맛으로만 먹는다고 생각했던 에스프레소인데 라이트로스팅한 최고급 원두로 내리니 모든 풍미를 몇 배로 농밀하게 응축한 듯 입안에서 과일이 톡톡 터지는 것 같았다. 학교 공사 일정때문에 목요일과 금요일 임시휴업. 덕분에 4일간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아침에 아들 등교시키고 돌아오던 길에 찍은 통영바다. 평일에 쉬니까 모든 풍경이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다. 통영에 있지만 한동안 가지 못했던 배양장에 들러 밀린 일을 했다. 보부상 가방에 일할 거리 한짐 챙겨가지고.... 마침 손님이 아무도 없어 사장님과 꽤 긴 대..
우리 집 애물단지 레니게이드. 뽑기 운이 안 좋았던 건지 각종 경고등이 꺼질 날이 없다. 주행성능도, 편의사양도 보잘것없어 정말 겉모양 하나만 보고 타야 하는 차. 20만 넘게 탄 올란도보다 승차감이나 고속 주행 안정성이 떨어지니 말 다했지. 불안해서 통영 시내 주행 빼곤 아무것도 안 한다. 야외에 세워놓으면 어김없이 경고등이 떠서 항상 지하주차장 안전한 곳에 세워둬야 한다. 1년쯤 탔을 때 번호판 등 경고가 떴다. 수리하러 가면 되지. 앗, 창원 서비스 센터는 문 닫았네. 부산으로 가면 되지. 근데 웃긴 게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 보니 점검 날짜를 먼저 잡고 센터에 가서 점검받고 돌아온 후 다시 수리 날짜를 잡아서 처리해야 한다고. 그러니까 차 수리를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번 부산 왕복을 해야 한..
대가리가 커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경박한 편 말이 많구나. 볼캡을 멋드러지게 쓰고 싶지만 머리가 커서.... 정말 갖고 싶은 모자가 나왔는데(발란사와 무제와 슈타이들의 콜라보 제품) 과연 쓸 수나 있을까 고민이 되서 한참을 망설이다 안맞으면 방에 장식이라도 해야지 하며 구입했다. 다행스럽게도 쓸 수는 있는 수준이다. 다음 생에는 모자가 잘어울리는 머리작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좋아하는 선생님들께서 늦은 생일 선물을 주셨다. 일찍 주문했었는데 물량이 모자라 이제야 왔다면서.... 고하쿠 비어글래스 앰버라는 제품인데 포장부터 본품까지 너무 예쁘다. 아무 맥주나 따라마셔도 맛이 몇배로 느껴질듯.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뻔했다. 이 지역으로 전근오고 나서 몇년간 '교사 생활을 그만둬야할까?'하는 고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할 정도로 심리적 코너에 몰렸었다. 은근히 따돌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싫었다.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는 동료도 있었고, 나이를 그렇게 따지고 싶진 않지만 10여년 이상 아래 연배인 사람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내가 나간줄 알고 뒷담화하다가 당사자가 나를 보고 당황한 적도 있었다. 그래놓고 다음 날 수업 교체 부탁한다며 찾아오는 뻔뻔함에 혀를 내두..
졸업사진 찍는 시즌이면 학교에서 고용한 사진사 옆에서 애들 사진을 찍곤 했다. 학생들의 단체 사진을 찍는 사진사의 뒷모습도 자주 찍었는데 지금와서 그 사진들을 다시보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내 관점도 달라져 갔음이 읽힌다. 교사 초임 때는 학생에게 눈이 갔다. 10년 쯤 지났을 때는 사진사에게 눈이 갔다. 20년이 지났을 때 즈음에는 사진사 목 부위에 핀 보풀에 눈이 갔다. 나이가 들어가며 같은 사진을 보는 사람의 관점도 에이징이 된 것이다. 이제 젊음과 생성 보다는 늙음과 소멸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지는 무렵이다. 영원이라는 보편자는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다. 젊은 시절 바라보던 영원과 지금보는 영원의 개념이 개별화되었을 뿐이다.
사무용 마우스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로지텍 MX MASTER. 다양한 마우스를 사용해 본 나도 결국 돌고 돌아 3S를 사용하게 되는 걸 보면 그런 평가가 과장된 건 아닌 것 같다. 공홈에서 구입하려다 재고 부족으로 컷 당했는데 동네 이마트에는 물량이 쌓여있어서 추석 연휴에 장 보러 갔다가 들고 왔다(출시 초기라 오픈 마켓과의 가격 차이가 전혀 없었다). 3S에 대해 별 불만은 없었는데(그렇게 까다로운 사용자가 아니다. 전문 지식도 별로 없고.) 딱하나 불편했던 게 재질. 약간 폭신(?) 말랑(?)한 매트한 실리콘 비슷한 소재로 코팅이 되어있어 이염 이슈도 있고 오래 사용하니 지저분해져서 좀 그랬다. 4는 소재가 달라졌다길래 고민 없이 구입. 실제로 써보니 질감의 변화로 인해 그립감은 조금 떨어지긴 하는..
연휴가 너무 길어서 어디로든 한번 떠났다 와야겠는데 멀리 가기는 힘들고 만만한 게 부산이라 광안리에서 1박 하기로 했다. 이제 클 만큼 커서 아빠 엄마 따라다니는 게 달갑지는 않을 아들. 별 수 없이 오긴 했는데 어깨에 힘듦이라는 글자가 올려져 있는 듯했다. 전포동 스트럿커피. 세계 100대 커피 안에 선정된 유일한 한국 카페라고 해서 예전부터 궁금했던 곳. 누가 선정했느냐 기준이 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테니 큰 의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재밌으니까.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공간은 유튜브로 봤을 때보다 훨씬 협소했고 심지어 경사로에 위치하고 있었다. 내부는 그동안 봐왔던 멋진 카페들에 비해 그리 특별할 것 없는, 그렇다고 딱히 모자라지도 않는 아늑한 공간이었다. 게이샤를 한잔 시켜봤는데 섬..
연휴 마지막 날. 아쉬움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맥주나 홀짝홀짝. 아더하프 그린 다운 투 더 삭스, 더블드라이호핑 헤이지 임페리얼 IPA 8.2%. 손으로 엄선한 모자익, 모투에카, 캐스케이드, 리와카 홉을 사용했으며 블루베리, 망고, 부드러운 시트러스함과 솔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아더하프라는 브루어리의 명성답게 오렌지 주스라고 해도 믿을 만한 외관부터 주시한 맛까지 (나 같은 범인의 영역에서는) 흠잡을 게 없다. 이 맥주가 가진 모든 향과 풍미를 다 캐치해내지는 못했지만 거슬리는 것 전혀 없이 열대 과일의 풍미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는 뉴잉 특유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근데 아더하프를 마시다 보니 국산 뉴잉들 수준이 많이 치고 올라왔다는 게 느껴진다. 한 캔에 2만 원이 넘는 가격의 맥..
연휴 시작 전에 샀던 남부철기 2합짜리 무쇠솥. 이런 게 왜 사고 싶었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이 없다. 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무쇠솥에 햅쌀로 지은 김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의 비주얼이 너무 그리워서....가 아니라 사실 그냥 오브제로 두려고. 조금 거대한 문진이라고 생각 중. 언제나 그렇듯 내 지름에는 일관성이 없다. 세키로를 마지막으로 프롬소프트 소울류 복습 끝. 고난도 게임이 주는 심리적 부담감을 내려놓고 조금 가볍게 즐기고 싶어서 구입한 고스트 오브 요테이. 몇년전에 즐겼던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경우 주역 인물들의 현실감 넘치는(?) 모델링 외에는 모든게 만족스러웠던 터라 후속작 구입에 아무런 망설임이 없었다. 이틀째 즐겨본 지금은 솔직히 아직까지 대단한 재미를 못느끼겠다. ..
모두들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감으로 여유로운 추석 연휴 보내시길. 사실 시작 무렵에 서있는 오늘, 벌써부터 이 긴 연휴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 슬픕니다만.... 이 즐거운 시간의 상대적 가속도를 어떻게든 늦춰서 하루 하루 꿀같은 휴식을 음미해보자구요!
우리 처가 사람들은 생일날 미역국을 먹지 않으면 인덕이 쌓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11년에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장모님이나 와이프가 미역국을 챙겨 줘서 매년 먹었다. 올해로 15년째. 그래도 통영에 와서 별별 사람들한테 이리저리 치이며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걸 보면 인덕이 별로 쌓인 것 같진 않다. 결혼 전에는 생일에 미역국을 먹은 기억이 없으니 앞선 30여 년 동안 챙기지 않은 몫 때문일까? 그러면 앞으로 두 배 정도 더 먹으면 사람들이 날 조금은 덜 고깝게 볼까? 도와주는 이들도 좀 생겨날까? 모를 일이다. 피곤한 몸을 겨우 가누고 일어나 미역국을 끓여주는 와이프를 보니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최소한의 칼로리로 살아가고 있는 나날이지만 오늘은 생일이라 외식하러 나가려 했..
한 달 만에 카페 올곧에서 바닐라 플로트와 에티오피아 코케허니 아이스 필터 커피. 아이스크림 비슷한걸 오랜만에 먹어봐서 그런지 평소보다 몇 배는 농후한 맛이 느껴졌다. 역시 결핍이 있어야 깊이가 생기는 것. 올곧은 갈 때마다 마음이 편하다 친절하게 단골을 챙기면서도 과하게 표현하지는 않는 적절한 접객의 표본 같은 곳이다. 표정 관리, 말투 관리도 전혀 안 하고 자기 기분 가는 대로 운영하는 카페들에 질린 사람들은 여기로 가시라. 맛과 분위기는 기본. 바닐라 플로트는 아마 전국 최고! 클린컵 필터커피도 너무 좋다. 통영에서 가장 사랑할 수밖에 없는 카페. 나 잘났다고, 우리 가게 잘한다고 요란하게 광고하지 않아도 단골들이 끊임 없이 생겨나는 통영 커피씬의 낭중지추. 이런 곳이 무려 우리 동네에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