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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2749

오늘의 길냥이 - 대고양이시대 천고묘비의 계절을 살아가는 불가묘천민 천고묘비의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고양이는 살찐다. 아니 살찌는 게 아니라 털 찐다.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하다. 겨울이 다가오면 알아서 벌크업을 하니. 이맘 때의 길냥이들은 궁디 팡팡 해줄 때 손맛이 장난 아니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 집냥이들도 겨울이 되면 털이 찌는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길에 나가기만 하면 어디에서나 고양이를 만난다. 겨울이 오기 전 활동하기 좋은 마지막 며칠을 즐기려는 것인지 볕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고양이가 보인다. 내 SNS 피드에도 절반 이상은 고양이 사진과 이야기, 세상은 바야흐로 대고양이시대를 맞이했다. 이런 때 고양이 한마리 못 키우는 불가묘천민의 처지는 서럽다. 넘쳐나는 길냥이와 SNS에 올라오는 내 냥이 자랑대회를 보며 대리만족 하는 게 내가 할 수 있.. 2024. 11. 12.
멸망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친애하며 증오하는동지들에게 도대체 세상이 왜 이 모양이지? 어떻게 저런 사람들에게 국가의, 세계의 운명을 맡길 수가 있지?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는 시절이지만 이렇게나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이만큼이나마 맞춰서 살아왔던 것 자체가 이미 기적의 영역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멸망의 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올 것이고(그것으로부터 살아남는다고 해도 근근이 지속되는 삶은 고달픔의 연속일 뿐일 테니. 나는 멸망 순긴 발버둥쳐서 살아 남을 생각이 없다. 그냥 초반에 아주 빨리 고생하지 않고 죽는 것이 낫다고 본다.) 잘났든 못났든 서로 생각이 같든 다르든 우리는 낭떠러지에서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 내 디뎌야 하는 동지들일테니. 누군가에게는 뻔히 보이는 파멸을 향해 순진한 광신도의 얼굴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때론 짜증 나고 안타깝.. 2024. 11. 10.
Last summer - 片鱗 영감으로 다가왔으나 하나의 의미로 꿰어지지는 못했던 순간들이 망각 속으로 버려짐을 아쉬워하며. 2024. 10. 31.
Lonely flight 평행선에서 벗어나다 2024. 10. 29.
나의 진주 - 진주초밥과 진주우동, 진주음악실이 합쳐져서 진주초밥 진주초밥과 진주우동, 진주음악실이 합쳐져서 진주초밥이 되었다. 진주음악실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공간(나는 한 번도 안 가봤지만)에 세 개의 업장을 모은 모양이었다. 예전엔 인테리어 업체 사무실로 쓰였던 곳이었는데 언제 이리 바뀌었는지. 이 동네 자주 돌아다녔는데도 모르고 있었다. 어쨌든 진주초밥도 진주우동도 간판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더니 이번에도 상장용지에 궁서체로 진주초밥이라는 이름을 출력해 놓은 걸로 간판을 대신하고 있었다(궁서체는 진심이니까). 언제부턴가 한국에선 간판 없는 집이 맛집으로 인식되곤 하니 나쁘지 않은 전략이리라. 진주초밥, 진주우동을 따로 운영하던 시절보다 공간이 넓다. 다찌자리뿐 아니라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자리도 갖춰져 있다. 진주초밥 사장님께서 갖고 있던 .. 2024. 10. 22.
나의 진주 - 금목서의 계절 슈퍼문을 바라보며 진주 방랑, 야끼도리 아오이, 진주대첩광장, 진주성박물관 특별기획전, 토브아카이브, 진주초밥 오마카세 시계는 어느덧 730 바퀴를 돌아 금목서의 계절. 예전에는 몰랐던,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들의 이름을 알게 되고 또 눈에 들인다.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구는 진정 삶을 관통하는 한 줄이 아니었다 싶다. 칠암성당 성모상에 인사드리러 들어갔다가 사제관 앞에 있는 금목서의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자태에 반해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1991년 예전 건물이 불의의 화재로 소실되고 나서 지금 건물이 완공된 지도 벌써 30여 년, 그 긴 시간 동안 칠암성당에 드나들었지만 이곳에 금목서가 있는 걸 올해 처음으로 인지했다.    오늘도 나의 진주 루틴에 따라 점심은 야끼도리 아오이, 손님이 많아서 서빙하시는 분이 꽤 힘들어하셨다. 음식 나오는데 오래 걸릴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주문하고 음식 받을.. 2024. 10. 19.
Just snap - Boredom Boredom Wasted times  겹쳐진 이미지가 마치 루빼로 슬라이드 필름을 보는 듯 했던. 2024. 10. 13.
Lonely flight - 달멍의 계절 거실 창가에 앉아서 달을 바라보며 멍 때리고 있으면 비행기가 위 아래로 오고 간다. 가끔 카메라를 들어 한두컷 찍어두고는 다시 멍 때린다. 참 좋은 계절이다. 2024. 10. 12.
오늘의 길냥이 - 봉평동 땡냥이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며 달라스치킨에 치맥하러 가던 길에 만난 길냥이.  넌 뭔데 그리 즐겁냥?  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로 나를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사진기 셔터를 누르니 한장 이상 찍혀줄 생각은 없다는 뜻을 강력히 내비치며 사라졌다.  세상은 넓고 고양이는 많다.  매일 매일 열심히 찍어야 한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길냥이들 다만나고 오겠네. 2024. 10. 5.
Lonely filght - Crescent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  마침 초승달을 향해 날아가던 비행기까지. 2024. 10. 3.
나의 진주 - 경대후문 브루잉토트 필터커피 에티오피아, 류센소 아사리 라멘, 건담컨버지 리가지, 에비스 스틸컵 패키지, KFC 와이프 병원 검진 때문에 진주 제일병원 오픈런. 진료 마치고 나니 9시 30분. 경상대 후문 쪽으로 이동해 어슬렁거리다 보니 못 보던 카페가 생겨서 들어가 봤다. 필터커피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카페 브루잉토트였다. 원두를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닌 데다 스페셜티라고 하기도 좀 그런 게 원두의 국적만 에티오피아라고 해놓고 농장이나 품종, 처리 방식 등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이 3800원이라 고급 원두를 썼을 거라 생각하긴 힘들 것 같고 브루잉도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는 방식이었다. 마셔보니 의외로 괜찮았는데 그렇다고 필터 커피 전문점에서 맛보는 것처럼 다양한 향미를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일반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약간의 산미가 느껴지는 정도. 그래도 메가커피 등의 저가 .. 2024. 10. 1.
육아 진진이의 나날들 다음주에 인생의 첫 수학여행을 떠나는 통영 상남자. 2024. 9. 20.
나의 진주 - 추석 연휴 진주, 살롱드인사, 르빵드인사 모모빙수, 소소책방, 칠암성당, 진주진맥브루어리, 다원 추석 연휴라고 진주 와서 어머니 모시고 살롱드인사에 갔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진 않아 여유롭게 식사.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여긴 파스타가 딱 좋다. 한국 사람 입맛에 잘맞게 커스텀된. 그리고 직원들이 너무 친절하다. 통영의 몇명 식당에서 불친절한 학생 알바들에게 치이다 표정부터 남다르게 친절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니 별것 아닌데도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살롱드인사에서 밥먹고 바로 아래층 르빵드인사에서 모모빙수. 복숭아 요거트빙수인데 양이 너무 많아 낙오할 뻔 했다. 아삭하고 당도 높은 복숭아가 정말 한가득 올려져 있다. 여기도 직원들이 너무 친절해서 정말 정말 기분 좋게 먹고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식업의 기본 중의 기본은 맛과 직원들의 친절이 아닌가 싶다.     왠종일 핸드폰만 .. 2024. 9. 16.
2024년 여름 통영고등학교 하계역사답사 공주 부여 일원 2024년 역대급으로 뜨거웠던 여름의 마지막 자락을 잡고 다녀왔던 통영고등학교 하계 역사 답사.  너무 오랜만의 답사 인솔이라 괜찮을까 걱정스럽기만 했는데 막상 떠나보니 나한테 이런 열정이 남아 있었나 싶은 마음이 들어 스스로에게 놀랐다. 이렇게 서스럼없이 애들이랑 농담따먹기를 하며 돌아다니는게 얼마만인가 싶어 즐겁기도 했고. 역시나 사람은 서있는 곳이 어딘가에 따라 달라지는 법!  사고칠만한 여지라고는 하나도 없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착한 애들만 데리고 다녀왔더니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듯 했다.  물론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 뙤약볕 아래서 하루 15000보씩을 걷다보니 온몸이 삐걱거리긴 했지만.  나를 원수 같이 대하던 학생들과 몇년을 살며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을 쳤는데 통영고로 옮기고 나서 꺾였.. 2024. 9. 3.
나의 진주 - 평거동 이로리야끼 이자까야 이키가이 진주에 이로리야끼 전문점이 생겼다고 해서 궁금해하던 차에 좋아하는 형들을 만날 일이 생겨 들러봤다. 내부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캐주얼 일식 인테리어로 생각보다 넓었고 가운데 다찌 자리를 중심으로 4인석 테이블이 여럿 놓여있었다. 물론 다찌 자리에 앉아서 먹는 게 이런 가게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겠지만 가족 혹은 동료 여럿과 함께 와도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은 공간 구성이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생맥부터 한잔 꺾었다. 한낮의 더위로 한껏 달아오른 목구멍으로 폭포처럼 내리 꽂는 생맥 한잔의 쾌감은 다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여름날의 즐거움 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 몸에서안받는 느낌이 강해져 서서히 줄여 나가야 할 것 같다. 나이 드는건 이토록 슬픈 일이다. 젊은이들이여 마실 수 있을때 마셔.. 2024. 8. 25.
오늘의 길냥이 - 반겨주는 시도와 사리원 새끼냥이들 폭염에 지쳐 길가에 널브러져 있다가 내가 다가가니 왜 이제 왔냐는 듯 냥냥거리던 시도. 츄르 한개 먹이고 궁디 팡팡 해줬더니 원기회복하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올여름 더위는 프로길냥이들도 견디기 힘든 것 같다.     무전동 사리원 근처에 새로 등장한 새끼냥이들. 길냥이는 정말 끊임 없이 태어난다. 2024.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