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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Lonely flight over the early morning sky
드디어 라이비어리. 원래 진주의 우리끼리 셀럽(?) 배원장님, 유작가님, 조방주님과 함께 새로 생겼다는 책맥집 라이비어리 원정을 떠나기로 했는데 처음 가기로 했던 날은 오픈 시간이 늦어져 다원 영업 준비 시간과 겹쳐 실패, 두 번째 가기로 한 날은 여름휴가 공지를 못 봐서 실패. 개학에다 애들 수시 상담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예정이라 눈물을 머금고 9월쯤에나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산청성심원에서 물난리에 휩쓸렸던 형이 진주 어머니댁에 왔다길래 퇴근하고 바로 달려가 함께 가봤다. 근데 생각보다 더 본격적인 독서 분위기의 가게라 대화를 나누기가 좀 미안해서 다음부턴 혼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오히려 좋아. 진주에 같이 놀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ㅋ). 2시 오픈인 게 무엇보다 좋아서 진주 가..
폭염과 폭우가 절묘한 콤비네이션을 이루고 있었던 아열대 기후 버전의 진주. 전날 내린 폭우로 남강은 황토물이 되었고 고수부지는 침수된 상황이었다. 묘하게도 남강 다리가 텅 빈 순간. 경쾌하게 질주하던 라이더. 인사동 골동품 거리에 있던 금강역사들이 동광칼라로 이동해 있었다. 우리 집 입구에도 이런 걸 놓고 싶지만 아파트에서 그랬다간 소방법 위반으로 끌려갈 것이다. 톤오우에서 프리미엄 안심에 생맥주 한잔. 같은 사람이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야끼토리 아오이와는 친절함의 수준이 다르다. 여기는 맛도 괜찮지만 직원들이 너무 친절해서 좋다.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이날부로 야끼토리 아오이는 기억에서 지우기로 했다.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인 지하상가는 소멸을 향해 가고 있는 듯..
도서관 컨셉의 카페가 신기해보여 진주 간 김에 들러봤는데 대부분의 책은 모형이었고 진짜 책들은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 구색 맞추기로 가져다 놓은 듯한 느낌의 것들이라 조금 아쉬웠다. 이런 곳에 사진, 미술, 패션, 디자인, 건축 등등과 관련된 화보집이나 잡지 같은 것들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으면 대단한 문화 공간이 될 수 있을텐데 그것들을 단지 비주얼적 요소로만 생각하고 접근한 듯. 그래도 내부가 넓고 층고가 매우 높아 쾌적했으며 음료도 디저트도 꽤 괜찮았다. 나처럼 컨셉에 낚여서 들린 사람들이 아니라면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
히로와 하루카는 메이저리그로 가는 비행기에서 다시 만났을까?
맨날 걷는 동네, 맨날 찍는 사진이지만 여름 아침 산책을 하며 바라보는 풍경은 각별하다.
폭염 속 정오의 진주. 우산을 받쳐 쓰고 헥헥거리며 걷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폐지가 한가득인 리어카를 끌고 지나가며 한심한 듯 쳐다보셨다. 그늘 속에서도 자기 몸하나 근사하기 힘들어하던 나약한 장년을 부끄럽게 만드신 노년. 수복빵집에서 팥빙수. 이 가게에 처음 들렀던 건 교사 발령받은 2005년 무렵이었다. 그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79년생 진주토박이라는 게 무색하다.). 일 년에 한 번쯤 들리는 주제에 맛이 변했니 어떠니 말하는 게 우습지만 팥양이 작년보다 더 줄어든 것 같다. 팥빙수가 아니라 계피빙수에 가까웠다. 그래도 이거 한 그릇 먹고 나서 기력 회복, 땡볕 속으로 다시 나갈 용기를 얻었다. 모처럼 진주초밥 오픈시간에 맞춰 점심 먹으러 갔는데 날이 더워 준비가 늦었다며 죄송해했다..
평화로웠던 한진로즈힐에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행색의 길냥이가 나타났다. 사람을 봐도 겁을 내지 않는 걸 보니(개냥이랑은 결이 달랐다.) 꽤나 내공이 강한 녀석인 듯했다. 이 구역의 2인자(1인자는 만두) 아람이는 한참 동안 경계하는 눈빛으로 녀석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털을 한껏 세우고 침입자를 향해 발을 내딛는 아람이. 맹호출동의 기세였다. 얼굴을 맞대고 한참을 울어대던 녀석들. 분명 X새X, X발놈 뭐 이런 뜻일 텐데 듣는 내내 귀여워 죽는 줄 알았다. 그 와중에 느껴지던 엄청난 긴장감. 역시 세상에서 제일 스릴 있는 게 길냥이 영역 싸움임. 엄청난 기세를 뿜어내며 나섰던 것과는 달리 그 흔한 냥냥펀치 한번 못날려보고 기가 죽은 아람이. 하긴 겁 많은 순둥이인 녀석이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