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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이제 개학한지 거의 한달, 2학기 들어 처음으로 결석과 조퇴가 없는 날을 맞이했다. 출석부에 특이사항 기록할게 없으니 어색하더라. 종례하며 애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생활기록부를 검토하다보니 올해 개근상을 줄 수 있는 학생이 1명 밖에 없다. 어쩌다보니 개근이 스펙이 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지경의 일상화. 그야말로 뉴노멀이 아닌가.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뭔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으로 읽고 있긴 한데 좀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키의 신작을 읽는게 버거워진다. 다자키 쓰쿠르보다는 기사단장 죽이기가 힘들었고, 그보다는 이번 작품이 더. 갈수록 환타지스러워지는, 장르 소설에 가까운 느낌이라 더 그런 것 같기도. 이렇다할 클라이막스도, 납득할만한 결말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취향을 한껏 늘어 놓다가 자기가 만족한 지점에서 끊어버리는것. 자기 뜻대로 이런 글을 쓰기 위해 하루키는 대가가 된 것이다. 그걸 나쁘다고 말할 순 없겠다. 사실 나도 그러고 싶거든. 내가 하고 싶은걸 찍고 쓰고 그렸을 뿐인데 부와 명예가 따르고 나는 생각도 안했던 부분을 넣어 해석해주고 하는. 커피용 더블월 글라스를..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다가(시작은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같구만) 맥주 한잔. 한잔으로는 모자라 기린 이찌방으로 두잔. 그걸로도 모잘라서 하이네켄으로 세잔. 사실 컵만 다르고 맥주는 전부 하이네켄. 안주는 짜장면~ 소소했던 치팅데이.

저녁 영업만 하던 김셰프에서 점심 특선을 한다길래 오랜만에 다녀왔다. (김셰프 업장에 가서 먹은건 3번, 홈마카세 배달시켜 먹은건 대여섯번 정도 되는데 마지막으로 시켰던 게 평소에 비해 퀄리티가 좀 아쉬워 한동안 관심을 끊고 있었다.) 첫점으로 먹은 참치 우니 마끼가 최고의 한점이었고 나머지는 무난 무난. 요즘 같은 시대에 2만원에 이 구성이면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셰프님이 워낙 친절하시고(점심때는 어머님께서 도와주시는것 같은데 동네 이모님같이 잘해주시더라.) 상황에 따라 이런저런 서비스도 잘나오기 때문에 배달보다는 업장에서 먹어야 진가가 나오는 집인듯. 주영더팰리스 살던 시절에 자주갔던 카페101호. 그때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유일한 카페라 좋아했는데 이사가면서 자연스레 발길이 뜸해졌다. 풍문으로 들..

생일 핑계대고 잘먹고 잘놀았던 저녁이다. 생일이라고 갑자기 불러내 밥 사달라고 말할 수 있는 형들 덕분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