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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

공기감 - Atmosphere

by coinlover 2025. 4. 27.

 

 

우리는 가끔 불가능한 일을 경험한다. 사진 한 장을 보다가, 오래된 노래를 듣다가, 잊고 있던 책의 문장을 읽다가, 문득 특정 시공간의 공기를 느낄 때가 있다. 냄새, 온도, 그때의 빛깔, 심지어 그 순간의 침묵까지. 정확히 표현해낼 수 없는 것은 확실한데, 분명히 존재했던 어떤 느낌이 우리를 덮친다. 혹자들은 이 현상을 공기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환기와는 다르다. 기억의 창고에서 한 줌의 먼지를 털어내는 수준이 아니라 완벽한 몰입이다. 나는 다시 그 시간에 서있다. 내 눈앞에는 그때의 하늘이 펼쳐지고, 내 귀에는 그날의 바람 소리가 깃든다. 공기감은 그렇게 살아숨쉬는 과거를 현재로 끌어온다. 하지만 이 공기감을 다뤄낸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 한 장에, 짧은 문장에, 한 마디 멜로디에 이 모든 것을 담아내려면 기교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일지 모른다. 만약 누군가 이 공기감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그는 어떤 예술 분야에서든 성공을 이룰 것이다. 그것은 곧 사람 속에 숨어 있는 노스탤지어를, 사진에서는 '푼크툼'이라 부르는 그 미묘하고도 깊은 감정을 의도한 대로 불러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