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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A farewell ceremony
11월 중순의 어느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새벽안개를 뚫고 서울로 달리고 있었다. 인삼랜드에서 한번 쉬어가는 건 통영-서울 자가운전의 국룰. 총각 때는 카메라 구경하러 돌아다니던 남대문인데 결혼 후에는 와이프 안경 때문에 들렀다. 이날 남대문 인파는 정말 어마어마, 서울 사람들 다 뛰어나온 줄 알았다. 인사동의 가을. 곳곳에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정말 아름다웠다. 내가 사는 동네는 가지치기를 너무 열심히 해서 볼륨감 있는 나무가 별로 없는데 여기는 수령이 주는 무게감이 확실히 느껴져 좋았다. 후암동 언덕길 쪽으로 차를 몰아왔는데 가을 낭만이 치사량으로 넘치고 있었다. 서울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단풍놀이 가고, 지방 사람은 서울 와서 단풍을 즐기고. 익선동 지나다니면서 자주 봤지..
출시된 지 몇 달이 지나 이젠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 기네스나이트로 서지. 판매가 잘 안되는지 할인을 하고 있길래 구매했다. 일반 기네스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나이트로서지로 내리니 확실히 위의 거품층 질감이 쫀쫀하면서도 부드러워지더라. 아주 만족스러운 아이템. 나이트로서지만 따로 사도 5만 원이 넘는데 기네스파인트잔(일반잔보다 크다.)랑 나이트로서지캔4개를 포함해 5만 원에 샀으니 괜찮게 구매한 듯. 기네스 말고 다른 캔맥주에도 응용 가능(대부분의 캔들은 맞았는데 산프몰 캔은 안 맞음.). 따를 때 타이밍 조절을 잘해야 하지만 확실히 거품이 부드러워져서 좋음(그러나 기네스나이트로서지 전용으로 사용할 때처럼 좋지는 않음). 어차피 맥주는 기분으로 마시는 거니까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부산 미슐랭 기행의 일환으로 다녀온 전포 바오하우스. 그 이름답게 바오가 맛있는 집이다. 한입 먹어보고는 클래식바오 하나만 시킨 게 바로 후회됐을 정도. 폭신 쫀득한 빵과 통삼겹조림을 중심으로 한 소의 조화가 아주 좋다(소스가 조금만 더 많았으면 더 좋았겠다.). 토마토계란볶음도 강추 내가 만든 것 따위와는 완전히 다른 감칠맛. 볶음밥은 정말 꼬들꼬들하게 잘 볶았다. 맛은 평범한데 식감이 다했다. 우육면과 가지튀김은 내 취향은 아니었음. 특히 가지튀김은 와이프랑 나랑 한 개씩 먹고 남김. 아무리 튀겨도 가지는 가지일 뿐. 그 물컹한 식감은 거대한 호불호의 영역(개인적으로 가지는 나물로 만들어져 비빔밥으로 소비될 때 가장 빛난다고 봄). 툼브로이에서 만든 바오하우스 전용 맥주도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다. ..
올해 세 번째 산청 한빈갈비식육식당. 우리 처가 사람들은 한번 좋다 싶으면 그냥 계속 간다. 그러다가 질리면 한동안 잊고 살다가 또 계속 간다. 장모님 생신, 와이프 생일 합쳐서 밥 먹으러 간건데 어쩌다 보니 장모님께서 계산하심.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지만 고기 질도 통영과 비하면 매우 좋다. 소고기는 여기 와서 먹는 게 확실히 나음. 이건 그냥 모둠. 특수부위도 시켰는데 사진을 못찍었다. 이날 특수부위가 진짜 최고였다. 여기 육회도 아주 좋다. 이거 하나로 소주 한병각. 운전 때문에 술을 못 마시는 게 이 집의 유일한 단점 ㅜ_ㅜ 북카페 소북. 소고기를 얻어먹어서 차라도 대접하려고 가까운 곳을 검색하다가 보니 근처에 소북이라는 곳이 있었다(산청에 북카페가 생겼다는 얘기는 몇 년..
파버카스텔 온도로 캡의 내부 플라스틱이 깨져서 코스모유통에 보내 AS를 받았다. 수리는 불가능한 부분이라 아예 새 캡으로 바꿔서 보내주셨다(물론 무상. 보증 기간 1년 안이라). 인터넷의 여러 후기에서 접한 대로 AS 처리가 아주 깔끔. 오랜만에 온도로로 성경 필사. 필사 시작한지도 햇수로는 3년, 실제로는 2년 정도 진행했는데 아직도 1/3정도 밖에 못썼다. 특히 올해는 하루에 1장(chapter)씩 부지런히 썼음에도 불구하고 진도가 더디기만 하다. 성경 완필을 해낸 분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내년까지는 다 쓸 수 있어야할텐데.
1. 우지 파동으로 치명적 타격을 받았던 삼양. 어린 시절 공업용 쇠기름으로 라면을 만들었다는 뉴스(소기름도 우지도 아닌 쇠기름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였다. 소고기가 아니라 쇠고기라는 표현이 더 많이 쓰이던 시절이다.)를 보며 쇠기름을 쇠에 바르는 기름이라고 이해해 기계 사이에 끼어있는 검고 녹진한 기름을 상상했었다. 비슷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시간이 지난 뒤에 삼양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라면계의 주도권은 농심으로 넘어간 뒤였다. 나는 그래도 주황색 봉투의 햄맛 삼양라면도 꽤 좋아했다. 신라면은 그때나 지금이나 내 취향이 아니다. 2. 불닭볶음면으로 판을 뒤집은 삼양이 우지로 튀긴 라면인 삼양 1963을 출시하며 억울했던 사건을 재조명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
너무 좋아했던 첫사랑IPA를 오랜만에 마셨는데.... 요근래 아더하프, 킹수 등등의 고품질 뉴잉을 좀 마시고 살았더니 그렇게 괜찮다고 생각했던 첫사랑의 맛에 왜이리 빈곳이 많이 느껴지는지. 첫사랑의 씁쓸 달콤한 기억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이 술이 이젠 정말 끝나버린 첫사랑이 되어버렸나보다.
너무나 마시고 싶었던 크래프트브로스의 라이프 IPA. 통영에서는 구할 길이 없어 진주 바틀샵에서 공수해 옴. 맛도 맛이지만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라이프라는 로고가 박힌 이 캔을 보고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지. 특히나 맥주는 기분으로 마시는 술인데. 10월의 마지막 밤이지만 아직 10월이므로 페스트비어를 마셔줘야 함. 이걸로 나만의 옥토버페스트는 마무리. 언젠가 한 번쯤은 독일에서 옥토버페스트를 맞이할 수 있겠지. 근데 외국에서 꽐라 되면 집에는 어떻게 가지? 치팅데이에 산프몰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임. 적절하게 씁쓸하고 적절하게 청량한 이 맛은 진정 포기할 수 없는 클래식이다. 통영 족발계의 탑티어 종로족발. 요즘은 배달을 안 해서 퇴근길에 들러서 직접 포장해 옴.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는..
스타벅스 폼이 예전 같지 않지만 월리를 찾아라는 못 참지. 근데 이것도 결국 40-50대 추억놀이 아닌가? 요즘 젊은애들은 월리가 뭔지도 모를 텐데. 세라믹컵과 플레이트 세트는 퀄이 꽤 괜찮지만 가격은.... 열쇠고리는 조금 실망스럽고. 케이크와 음료도 사봤는데 스타벅스 매출이 떨어지는 이유를 명확하게 깨달았다. 맛이 없어. 맛이 젠젠 없어. 스타벅스의 전문가들은 매출이 떨어져 가는 이유를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던데 내가 볼 땐 그냥 맛이 없어서야. 요즘 디저트나 커피 끝내주는 데가 얼마나 많은데 아직도 이 수준으로 비벼보려고 하는 건지. 용진이 형! 서비스니 매장 분위기니 하기 전에 일단 맛부터 어찌해보세요. 형 입이 고급이잖아요.
좋아하는 부산의 일식 맛집 어부의 잔치. 나에게 부산이란 곳의 이미지 중 팔할을 차지하고 있는 승인형이 처음 데리고 가주신 이후 좋은 일식집의 기준처럼 되어버린 곳이다. 요 몇 년간 패턴을 보니 일 년에 한 번, 승인이형과 시발주류 사람들을 만날 때 가는 게 거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혼자서 들린 적은 전혀 없는 모임 전용 맛집인 것이다. 그래서 솔직히 이 집의 일반적인 퀄리티는 잘 모른다. 항상 가게 대주주이신 분과 함께 갔으므로. 어쨌든 매번 갈 때마다 안주에 감동하곤 했는데 이날은 특히 더 대단했다. 사진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맛과 식감이 확연하게 달랐다. 특히 무시아와비는 여태껏 먹어본 것 중에 최고. 전복이 이렇게 까지 부드러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식이조절이고 뭐고 완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