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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매거진 온더데스크( On the desk) 9호 초심

coinlover 2026. 1. 23. 08:53

 
문구 잡지 온더데스크가 어느새 9호. 이게 수요가 있을까 했는데 펀딩이 계속되는 걸 보니 코어 문구인층이 꽤나 두텁게 형성되고 있는 모양이다. 하긴 문구야 말로 소확행의 대명사지. 여러 부분의 컬렉팅에 도전했지만 결국 마주쳤던 한계는 공간이었다. 부피가 큰것들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문구는 탐미적, 현실적 부분에서 가장 이상적인 수집 대상이다. 사실 몇몇 특출난 제품을 제외하고 문구류에서 감동적인 기능성을 느껴본 적은 없다. 만년필도, 볼펜도, 샤프도, 칼도, 가위도, 노트도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다 비슷한 감각으로 사용하게 된다. 물론 내가 모든 부분에서 감각이 천해 그 미세한 차이들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유명 문구 유튜버나 블로거, 전문가들이 말하는 각각의 제품이 가진 매력을 100%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품을 계속 사는건 기능성이 아니라 감성과 자기 만족의 영역이다. 집과 차는 마음대로 못하도 몇만원짜리 샤프, 몇십만원짜리 만년필은 약간의 무리를 감수한다면 손에 넣을 수 있고 만족감도 높으니 적당한 수준에서 즐긴다면 꽤 괜찮은 취미다.(어느 바닥이든 그 적당히가 안되는게 문제지만.)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문구인이 늘어난 것이 이런 잡지가 나올 수 있는 이유겠지. 발행하는 사람들이 문구 덕후라서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끌고 가고 있는 듯해 짠한 느낌도 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잡지의 퀄리티가 참 좋아진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애정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예쁘게, 좀 더 멋지게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느껴진다. 이런 책을 읽는다고 문구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추게 되는 건 아니다. 내용이 그렇게 깊고 무겁지 않다. 하지만 어떤 영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해할 그런 느낌이 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기에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 온 더 데스크의 가장 큰 용도는 그것일테다. 덕후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그렇기 때문에 이 잡지를 만드는 이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이 힘들지만 매력있는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길 비슷한 덕후(라고 하기엔 덕력이 너무나도 약한 사람이지만)로서 사심을 담아 바라고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