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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2025년을 돌아보며

coinlover 2025. 12. 31. 21:49

마무리되지 않은 탄핵 과정으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상반기. 4월의 탄핵 인용, 6월 이재명 당선까지 이뤄지고 나서야 시국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 있었다. 그래서 올해의 반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가버린 셈. 아직도 내란 수습은 끝나지 않았고 국가 정상화의 길은 멀고 험하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을사년의 비극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최고의 지름

 
GFX100S와 GF렌즈들. 오래 써왔던 소니에서 벗어나 후지 중형 시스템으로 옮겨왔다. 시작은 2월에 샀던 GFX100S. 1억 화소에 16비트 RAW를 지원하는 현존 최고 해상도의 카메라 중 하나. AF구동 방식 소니와 완전히 달라 초반 좀 힘들었지만 적응하고 나니 내 촬영 스타일에서는 크게 모자랄 게 없는 성능을 보여줘서 갈아탈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제일 중시하는 카메라의 성능은 RAW파일의 결과물이 가지는 포텐셜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바디. 후속기인 GFX100SII와 상급기  GFX100II가 존재하지만 별다른 메리트를 못 느껴서 당분간은 이 바디를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라이카 Q3과 GFX100RF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GFX100RF. 아들이 사준 카메라라 평생 가져가지 싶다. 35mm 판형으로 환산했을 때 28mm, F4라는 조리개 값 때문에 일반적으로 활용하기는 무척 애매한 카메라다. 나도 처음에는 괜히 샀나 후회했을 정도로 다루기가 까다로웠다. 지금은 적응해서 잘 활용하고 있지만. 만능 카메라는 아니고 특정한 용도의 사진을 찍을 때 빛을 발한다. 남들에게 권하긴 힘들지만 내 맘에는 쏙 드는 녀석. 
 
 

 
GR3X, 이걸 사고 나니 곧 GR4가 출시됐지만 내게 맞는 화각은 28mm가 아니라 40mm였으므로 큰 타격은 없었다. 초반에는 활용도가 떨어져서 이걸 굳이 왜 샀을까 했는데 GFX시스템으로 완전히 기변하고 나서 가벼운 일상 기록용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똑딱이 스냅카메라 특유의 장점이 있어 큰 카메라로는 도저히 찍어낼 수 없는 장면을 포착해주기도 한다. 직접 써봐야 대체 불가능한 카메라라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후지 인스탁스 와이드 에보. 사진 기능이 들어간 포토프린터. 디자인이 너무 취향 저격이라 구입했고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 사용했던 인스탁스 미니 에보보다 큰 사이즈로 인화할 수 있어 좋다. 
 
 

 
우연히 구매했던 스미타니 사부로 쇼텐 까마귀 문진. 성경 필사할 때 정말 잘 쓰고 있다. 까마귀 모양 손잡이가 디자인 포인트이자 이 제품의 활용성을 극대화해 준다. 
 

 
꾸오뜨의 롤링디스펜서. 마감도 디자인도 참 좋다. 메모를 하고 싶게 만드는 아이템.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호기심에 샀는데 너무 잘 쓰고 있다. 캔맥주에 사용하면 정말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줘서 마치 생맥주 잘 내리는 집에서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보게 해 준다. 일본 맥주캔은 국산캔과 사이즈가 달라 쓸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최고의 무지성 지름

 
 
말할 필요도 없이 몽블랑 마이스터스튁149. 개발에 편자, 돼지목에 진주목걸이인데.... 그냥 보고 있으면 좋긴 하다. 솔직히 필기감이 다른 만년필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다.  
 
 
최고의 음식

 
사라져서 아쉬웠던 덕둔버거가 버거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자주 가진 못했지만 근처에 이런 수제버거 집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근데 사장님이 잠시 운영했던 평화카츠가 벌써 그리워진다. 
 

 
통영에서 딱 하나만 먹을 수 있다고 한다면 역시 니지텐. 지난 9월 이후 4개월간 못가고 있다. 다음주엔 꼭 가야지. 
 

 
 
미슐랭 돼지국밥으로 유명했던 안목. 비슷한 류의 국밥집이 많이 생겨 도장깨기 하듯 다녀봤지만 이곳만 한 데가 없다.  
 
 

 
근처에 있는데다 값도 싸서 부담 없이 즐기고 있는 행복. 서피랑국수. 내게 국수는 오직 이 집. 
 

 
후토마끼도 여러 곳에서 먹어봤지만 역시 셰프장이 최고.
 

해목의 카이센동과 장어덮밥도 최고. 솔직히 장어덮밥은 김엄마(흑백요리사 시즌2의 배추도사)의 동경밥상이 한 수 위이긴 한데 이제 웨이팅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 
 

 
어부의 잔치에서 먹었던 무시아와비. 살면서 먹어본 전복 중 최고. 

 
 
추석 연휴에 부산가서 먹었던 광안리 초힛사츠의 참치와 연어알과 우니 김밥. 거의 굶다시피 하며 살던 시기에 먹은 거라 지상 최고의 진미처럼 느껴졌다.  


게장볶음밥을 게딱지에 담아 발라놓은 게살을 한껏 올려 먹었다. 이만한 호사가 어디 있겠는가? 
 

 
 
오랜만에 들렀던 산청 하나로 식육식당. 여기 소고기도 저렴하고 괜찮았는데 서비스로 나온 육회가 진짜 좋았다. 통영에 이렇다 할 소고기 맛집이 없어 그냥 마트에서 사다 구워 먹곤 했는데 전문점 소고기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올해 최고의 한잔은 광안리 간빠진새의 삿포로 생맥.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맥주 따르기의 (한국) 원조격인 곳. 진짜 진짜 최고다. 부산 가서 마실 수 있는 거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간 빠진 새 생맥을 선택하겠다. 
 




윤석열 탄핵 인용된 날 윤석열 시마이를 외치며 마셨던 시메이 그랑리저브 2023. 5개월간 지속됐던 소화불량을 한방에 해결해준 한잔이었다. 
 

 
여름방학식날 폭우 속에서 마셨던 닛카프롬더배럴. 원래도 좋아하지만 다원의 황금빛 조명 아래서 마시니 더 좋았다. 
 

 
플레이그라운드의 홉스플래쉬. 통영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IPA라서 사랑할 수밖에 없다. 
 

 
통영에 새로 생긴 김셰프의 잔술에서 마신 필스너우르켈 밀코. 통영에서 우르켈 생맥을, 그것도 밀코로 마실 수 있다는 거 자체가 감동이지. 
 

 
 
진주바틀샵에서 사왔던 아더하프의 그린다운투더삭스. 올해 마신 IPA 중 최고였다. 진짜 어나더레벨.
 

 
크래프트브로스의 LIFE 시리즈는 사랑할 수 밖에 없지. 바틀샵에 들어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달려가서 사 오곤 했다. 
 

 
올해 최고의 커피는 목요일 오후 네시에서 마셨던 엘소코로 게이샤. 필터도 좋았지만 에스프레소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지금도 생각나는 한잔. 
 
 
최고의 게임

 
갓오브워 북유럽 사가 시리즈를 복습. 몇년 전 처음 했을 때는 퍼즐 때문에 홧병 걸릴 뻔했는데 해법을 대충 알고 플레이하니 스토리와 액션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물론 틴에이저 아들 스토리는 다시 봐도 갑갑했지만. 출시되고 시간이 꽤 많이 흘렀지만 그래픽, 연출 등 어느 부분에서도 요즘 게임에 뒤떨어지지 않는 GOAT. 아직 안 해본 사람은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게임. 
 
최고의 고양이 

 
올해도 무전동 공공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 시도냥이.
 
최고의 가게

 
진주에 생긴 책맥집 라이비어리. 내가 너무 바라던 컨셉의 공간이라 진주 갈 때마다 들렀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낮맥이 가능했는데 금요일과 주말에만 2시 오픈으로 바껴버려 너무 아쉽다(수요일 오후2시 오픈 어찌 좀 안될까요?). 혼자가서 생맥 한잔 하면서 책읽거나 글쓰기 너무 좋은 곳이다. 오래 오래 성업했으면 좋겠다. 
 
최고의 한장
 

 
여름 휴가 중 부산에서 찍었던 사진. 실제로는 사람으로 북적였던 해변의 한부분. 통영이라는 한없이 검은 바다 같은 공간에서 홀로 서있는 내 모습 같아서 감정이입이 많이 됐던 한 컷. 
 
최고의 성과

 
 
2025년 매일 같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서를 한 장(CHAPTER)씩 썼다. 이제 거의 반정도 필사한 것 같다. 내년에는 마무리할 수 있길. 
 
 
최고의 피규어 

 
 
유류캠이라는 만화는 보지 않았지만 소녀-시바-오토바이의 조합은 모든 덕후들의 가슴을 울리는 소재이므로. 
 

 
 
박경리 선생님께서 쓰신 이 문구가 오래 오래 가슴에 남았던 한해다. 내년에도 책임감 있는 가장, 적당히 좋아할 만한 선생, 시대를 정확히 바라보는 사진가, 행동하는 민주시민으로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