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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진주 - 리코 GR3X 노출 보정 만한 GR3X 기본 세팅 사진들. GR1, GR2의 색감을 이어받은 듯 하면서도 또 다른. 올드한 느낌은 맞는데 이전 버젼에 비해 매끄럽게 조율됐다. 흑백 전용으로만 사용했던 GR1, 2와 다르게 컬러도 자주 사용할 듯. 쨍하게 맑은 날 대낮에 이거 하나 들고 사진 찍으러 나가면 괜찮은 사진 많이 건져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드는걸 보니 모두가 칭찬하듯 스트릿 사진에는 이만한게 없는 것 같다. 작고 가벼운 카메라로 찍을  때만 느껴지는 특유의 감각이 있는데(이건 핸드폰하고는 확실히 다름.) 그게 확연히 느껴지더라.  진주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현 시국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 막장 드라마가 빨리 끝을 맞이해 우리 삶도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진주 북경장에 모여 짜장면을 먹고 .. 2025. 3. 27.
멸절을 앞두고 해가 지고 있었다. 붉고 탁했다. 달도 떠 있었지만 어둠을 밝히지 못했다. 빛보다는 존재 자체에 가까웠다. 세상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였다. 우리는, 나를 포함한 몇 사람은, 그 안을 걷고 있었다. 동지라고 불렀지만 서로를 존중하지는 않았다. 친애했고 동시에 경멸했다. 그 양가감정은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그게 인간관계의 진짜 이름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멸망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 길뿐이었기 때문에. 천길 낭떠러지라면 함께라서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 있는 것은 심연이었다. 바닥 없는. 그리고 불길이 꺼지지 않는 곳. 함께여도 두려운 종류의 미래. 돌아갈 수 없었고 멈출 수도 없었다. 나는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쓴웃음이 나왔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계속 .. 2025. 3. 24.
주말 - 서피랑국수, 포지티브통영, 타베루, 강구앙드링크 추성훈스테이크, 산청호국원, 한빈갈비, 진주 미들링, 브레빌870 마지막 아포가토, 산토리 프리미엄몰츠 살얼음맥주 개학하고 나니 바빠서 서피랑 국수도 참 오랜만. 면이 좀 불어서 아쉬웠으나 그건 또 그것대로 매력이 있었음. 6000원에 이만큼 군더더기 없고 만족스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이젠 얼마 없을 것.    포지티브스 통영에서 바닐라오레마시며 오닉스팔마2로 독서. 음료나 디저트 맛 때문이 아니라 공간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가끔 생각나는 곳.    관광객의 마음으로 강구안의 밤을 즐기러 나감. 낮보다는 밤이 아름다운 곳.    타베루에서 3만원짜리 일식코스. 가격대에 딱 맞춘 재료를 요리사의 실력으로 커버. 가볍게 한잔하기 딱 좋은 구성. 그러나 재료 자체의 신선한 맛을 좋아하는 정통 일식 마니아라면 많이 아쉬울.    그냥 집에 들어가려다 양이 조금 모자라서 강구앙 드링크에서 생맥 한잔. 한맥 병맥은 싫어하.. 2025. 3. 23.
산청 시천면 산불 산청에 다녀오던 길에 잠시 진주에 들렀다.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시천면의 산불이 다시 번지고 있다는 소식. 이미 거의 잡힌 줄 알았던 불이 또다시 살아났다. 연기와 미세먼지에 가린 태양은 붉게 타올랐고 그 빛은 세상의 끝을 알리는 신호처럼 공포스러웠다. 강원도의 봄불은 익숙한 뉴스였다. 그러나 지리산에서 이토록 큰 불이 난 건 거의 처음이었다. 사상자 4명. 그 숫자가 검게 타오르는 산등성이 위에 묵묵히 박혔다. 군대 시절, 2000년 봄. 삼척에서 불길에 고립되었던 기억. 온 소대가 산을 넘어 도망쳤다.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헛구역질을 했다. 그때의 나는 살았다. 지금, 불 속에서 돌아가신 이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가만히 두 손을 모은다. 이름도 얼굴도 알지 못하는 이들의 .. 2025. 3. 22.
새와 고양이와 개와 세상 내용없이 화려하기만한 말들이 세상을 이리 만들었다.  넘쳐나는 공허한 이미지들이 세상을 이리 만들었다. 2025. 3. 22.
대한민국을 굽어 살피소서 인간은할 수 있는 것을 다한 뒤에야하늘을 바라보게 된다.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뿐이다.하느님.이 나라를 굽어살피소서.정의의 자리에 앉은 이들이 단 한순간이라도정의로울 수 있게 하소서.멸망은 이미 걸음을 옮기고 있지만제발 눈앞의 절벽만은 비켜가게 하소서. 2025. 3. 21.
목련이 피는 계절 교정의 목련이 꽃샘 추위를 뚫고 나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월 3일 이후 이상한 모습으로 지속되고 있는 심리적 겨울도 이제 좀 끝났으면 한다. 목련 꽃이 만개할 며칠 뒤에는 모든 일이 정리되어 있길 간절히 바란다. 2025. 3. 19.
GFX용 중이광학(중일광학) 미타콘 SPEED MASTER 80mm F1.6 중일광학인지 중이광학인지 쥬이치 광학인지 미타콘인지 부르는 명칭이 다 달라서 뭐라 해야 할지 모호한 회사의 제품. 이미지 서클이 큰 35mm 판형 렌즈를 마운트만 바꿔놓은게 아니라 처음부터 크롭 중형 카메라에 맞게 설계된 렌즈다. 국내보다 관세 내는 게 더 싸서 알리에서 구매했고 2주 정도 만에 받았다. 뽁뽁이 포장도 하나 없이 딱 맞는 박스에 넣어 보내서 식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원래 패키지가 하드 케이스라 렌즈 자체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 레자 커버까지 씌워 나름 고급스  러워서 만족.      풀 메탈 소재로 만들어진 렌즈 본품은 꽤 묵직하다. 그래도 이게 이 라인업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가벼워진거라고. 마감도 조작감도 꽤 훌륭한 편. 조리개는 무단이고 초점링은 살짝 빡빡한 편이다. 이너 포커스는 아.. 2025. 3. 17.
오닉스팔마2 이북리더 드디어 오닉스팔마2를 구입.  1. 작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칭송하고 있길래 너무 궁금했음. 중국 제품이 얼마나 좋길래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였을까?하는 호기심에 너무 갖고 싶었는데 이래 저래 지른게 많아 숨만 쉬고 있다가 성과급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와이프에게 읍소해 겨우 구입.  2. 부정적인 세상사를 너무 많이 알게되니 정신 건강이 격하게 나빠진데다 무엇보다 눈이 안좋아지는게 확연히 느껴져 핸드폰을 멀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구매의 중요 원인이었음. 이 제품을 사고 나서 확실히 핸드폰 보는 시간이 줄었음. 간단한 검색은 이 제품으로도 가능해서 핸드폰은 그냥 두고 있음. 장기적으로는 카톡도 여기로 옮겨서 통화와 문자 이외의 핸드폰 사용량을 계속 줄여나갈 생각.  3. 정식 수입처에서 구입.. 2025. 3. 15.
금요일은 치팅데이 - 각시왕족발 보족세트, 아사히맥주, 버번위스키 오랜만에 고3담임 맡아서 매일 20시 넘어 집에 도착했는데(어제는 내가 전담하는 날이라 22시 30분. 이젠 체력이 떨어져서 야자감독도 힘들더라.) 오늘은 금요일이라고 모처럼 칼퇴근. 별달리 즐거운 일도 없는데 그냥 퇴근 시간 맞춰 집에 가는 것만으로도 이리 행복하다니 해떨어지기 전에 퇴근하는건 실로 좋은 일이구나 싶었다. 당연한 듯 누리던 것을 박탈당하면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않게 되는법. 가족이 모두 모여 밥 먹는 것도 오랜만이라 통영 야식계의 최고 가성비 각시족발의 보족세트를 주문했다. 아사히 맥주 한캔, 버번위스키 한잔 마시고 나니 적당히 알딸딸해서 좋았다. 일주일간 함께 고생한 동료들(다른 담임들은 맨날 22시 다되서야 퇴근했던 것 같은데 대단하다 싶다.), 학생들 모두 주말 푹쉬고 재충전 잘.. 2025. 3. 14.
모모스커피 봄 시즈널블렌드 뉴사운드 모모스커피의 2025년 봄 시즈널 블렌드 뉴사운드. 커피가 떨어져서 모모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시의적절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바로 구매, 퇴근하고 저녁 늦게 한잔 내려마셔 봤는데 커피 테이스터들이 꽃향이라고 부르는 향미와 함께 커피다운 첫맛이 느껴지고 뒤이어 은은한 산미가 받쳐주는 조화로움이 좋았다. 모모스만큼 중견업체로서의 안정감과 스페셜티 카페의 개성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곳도 드물 듯. 오랜만의 3학년 담임, 그리고 새 학기초의 정신없음이 더해져 커피 한잔 제대로 내려마실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쁘지만 요즘은 그게 오히려 다행이지 싶다. 딴생각할 겨를이 없는 게 극우들이 행하고 있는 정신공격에 대한 방어기제가 되어주고 있기에. 나라꼴이 말도 못 할 정도로 엉망이다. 이육사의 절정을 읽으며 어지러운 .. 2025. 3. 12.
My wife -GFX100S의 인물 사진 예상했던대로 여기에 올리는 리사이즈본으로는 카메라에서 원본 사진을 옮겨 모니터로 봤을 때의 그 '헉!' 하며 놀랄 정도였던 생동감이 전해지지 않는다. 전시는 관심 밖이니 대형 인화는 의미가 없고 출판에서도 왠만한 대형 판본이 아니면 불필요할 해상력, 누구도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할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억화소 중형카메라를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한 자기만족. 제일 중요한건 내 사진의 제1 소비자인 내가 행복함을 느끼는 거니까. 2025. 3. 10.
냉면으로 속에 붙은 천불을 누르다 금요일부터 시작된 울화가 토요일 저녁에 정점에 이르렀다. 속에서 천불이 나서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역류성 식도염이 제대로 도졌다.). 그저 책상을 내려치고 입으로 시발 시발을 중얼거릴 뿐. 내내 괴로워하다가 일요일 점심에 봉수골 백서에 가서 올해 첫 냉면 국물을 한모금 들이키고 나니 그나마 좀 나아지는 듯 했다. 나라를 잃은 듯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는 날에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까맣게 타들어가 가벼운 바람에도 끊어져버릴 듯 가늘어진 정신줄을 어찌 잡아두어야 할까? 불량 공화국의 시민으로 살아가는게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니다. 2025. 3. 9.
Just snap - 봉수골 산책 30분 가량 학교 근처를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이젠 너무나 익숙한 나의 바운더리. 2025. 3. 8.
건곤일척의 눈치 게임 시작 나라의 운명을 건 눈치게임 시작.  다음 주중 탄핵인용되면 항고, 기각되면 항고 포기. 검찰은 절대 즉각 항고하지 않겠지. 항고 포기하려니 공범이라는 정체가 확연히 드러나 부담스러울 테고. 결국 7일 이내에 헌재의 탄핵 선고가 내려지길 바라겠구먼. 기각이든 인용이든(그들이 어느 쪽을 바랄지 대충 감이 오지만). 이러나저러나 법조계 인간들은 하나같이 안하무인의 기회주의자들인가 보다. 한국에서 누구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낮은 자세로 세상사를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 그들과 일반인의 합리는 다른 개념일 테니까. 상식적인 결과가 나오리라 믿고 있지만 올해가 을사년이라 두렵구나. 카구아 블랑이 세 달째 냉장고에 방치되어 있다. 이제 그만 좀 마시고 털어버리고 싶네. 당신 정말 여러모로 레전드다... 2025. 3. 8.
프릳츠 잔과 소서 전부터 갖고 싶었지만 뭔가 내 돈주고 사기는 아까웠던 프릳츠 잔과 소서. 아무 관심도 없던 와이프가 즐겨보던 유튜버가 구입한 걸 보고 예쁘다며 사줬다. 학교에서 늦게 퇴근하고 왔더니 기다리고 있던 보자기에 쌓인 아름다운 자태. 여러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심신의 긴장이 조금이나마 풀어지는 듯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려 마셔 보니 잔의 두께와 무게감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적당한 무게의 잔이 문진처럼 눌러줘서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넥스트가 부른 도시인의 노래 가사처럼 '집 이란 잠자는 곳 직장이란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는 새학기 초, 애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10분 정도 여유를 내어 와이프랑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마.. 2025.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