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375 윤이상국제음악당 스쿨콘서트 통영고등학교 학교에서 윤이상 국제 음악당까지 왕복 4.2km의 거리를 걸어가 스쿨콘서트라는 걸 관람하고 왔다. 정말 오랜만에 학년 전체를 인솔해 나간 야외활동.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13세와 15세의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대단한 협연을 보여주었다. 저 어린 나이에 어떤 세월, 어떤 수련 과정을 겪었길래 저런 연주가 가능한 것인지. 저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하는 자괴감이 느껴지던 순간 옆에 앉아 있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니 위안이(?) 됐다. 보통 사람에게는 보통 사람의 길이 있는 것이지. 1시간의 짧은 공연이었지만 오케스트라에 대한 여운을 안겨주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행사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니 점심시간, 자리에 앉으니 무릎이 시큰거렸다. 매일 같이 만보이상은 걷고 있어 별거 아니라 생각.. 2024. 11. 11. 멸망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친애하며 증오하는동지들에게 도대체 세상이 왜 이 모양이지? 어떻게 저런 사람들에게 국가의, 세계의 운명을 맡길 수가 있지?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는 시절이지만 이렇게나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이만큼이나마 맞춰서 살아왔던 것 자체가 이미 기적의 영역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멸망의 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올 것이고(그것으로부터 살아남는다고 해도 근근이 지속되는 삶은 고달픔의 연속일 뿐일 테니. 나는 멸망 순긴 발버둥쳐서 살아 남을 생각이 없다. 그냥 초반에 아주 빨리 고생하지 않고 죽는 것이 낫다고 본다.) 잘났든 못났든 서로 생각이 같든 다르든 우리는 낭떠러지에서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 내 디뎌야 하는 동지들일테니. 누군가에게는 뻔히 보이는 파멸을 향해 순진한 광신도의 얼굴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때론 짜증 나고 안타깝.. 2024. 11. 10. 가을아침 - Il Mondo 눈곱도 떼지 않은 흐린 눈으로 바라봐도 너무나 청명해 해상도가 1억 화소 이상은 될 것 같은 하늘, 아침 햇살이 적절한 각도도 내리비쳐 역광의 단풍은 별것 아닌 아파트 풍경을 윤슬처럼 반짝이게 만들고 그 옆으로는 고양이 활동가님이 차려준 아침을 태평하게 먹고 있는 봄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순간이었다. 냥이들 궁디 팡팡이나 해줄까 해서 내려 추리닝 위에 가디건 하나 대충 챙겨 입고 내려갔더니 그 사이에 봄이는 사라지고 아람이가 수풀 사이에서 새침하게 바라보고 있다. 꼬리를 앞으로 말아 앞발을 감싼 저 모습을 보니 몇 년 전 사랑했던 급소냥이가 생각났다(이젠 나도 이 동네에서 명멸했던 길냥이들을 추억하는 사람이 되었다.).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다니는 걸 보고 초사이어인 같.. 2024. 11. 9. 그라운드시소서촌 슈타이들 북컬쳐 매직온페이퍼 그라운드시소 서촌. 그라운드 시소의 다른 공간들은 한 번도 안 가봤다. 사실 서촌에 있는 것도 지난번에 힙노시스 전시 보러 갈 때 처음 봤다. 서울 가면 맨날 돌아다니던 곳인데 그 골목길 사이에 이런 건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파놉티콘의 형태를 띠고 있는 건물이 언제봐도 인상적이다. 전시와 상관없이 건물 구경만 해도 재밌다. 오랜만에 여행겸 서울에 가는 거라 보고 싶은 전시 몇 개를 생각해 뒀는데 슈타이들 북 컬처가 1순위, 베르세르크 원화전이 2순위, 그리고 우에다 쇼지 사진전 모래극장이 3순위였는데 동선이 꼬여서 3개를 다 관람할 수는 없었고 슈타이들북 컬처도 긴 시간 머무르긴 힘들었다(우에다쇼지 모래극장은 인터넷으로 도록을 구매했으니 됐다치고, 베르세르크 원화전은 내년 초에 노려봐야겠.. 2024. 11. 8. 주말 - 서울,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영등포 커피리브레타임스퀘어점, 영등포성당, 인텔리젠시아 서촌, 그라운드시소 서촌 슈타이들북컬쳐 매직온페이퍼, 계동 문어문구, 아티장크로아상, 뮤지엄헤드 흑백논리, 인사동 쌈지길 오랜만에 무지성 서울행. 통영에서 인삼랜드까지는 쉬지 않고 전력질주해줘야 하는데 이날은 함양에서 휴식. 새벽 일찍 길을 나섰지만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을 만나 결국 점심 때 되어서야 도착. 어느날은 할만하다 싶다가도 또 어느날은 어마무시하게 힘든 서울까지의 운전. 하기야 운전을 그토록 싫어하던 내가 차몰고 전국을 다 돌아다니고 있다는건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잠실 롯백에서 아이큐박스 제품(이라 쓰고 플레이모빌이라고 읽는다.) 할인한다길래 들렀다. 놀랍게도 이게 이번 서울행의 이유였다. 근데 구입할만한건 별로 없어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렸다. 중요 목적이었던 것이 허탈하게 마무리 되고 나니 잠실에는 괜히왔나 싶었지만 오랜만에 롯데타워를 보니 감회가 새로워 좋았다. 일년전 와이프 수술 때문에 잠실.. 2024. 11. 7. 주말 - 서울맥주, 서피랑국수, 봉수돌샘길, 롯데리아한우불고기버거, 경상국립대 출장, 케빈커피로스터즈 엘엔칸토 레드베리스, 톤오우, 흑심 시험 기간 일주일을 연수, 문화 체험 등으로 정말 한치의 쉴틈도 없이 보내고 맞이한 주말. 서울 다녀오면서 특산물이라고 사 왔던 서울맥주 세트 세병을 주말 동안 다 마셨다. 개인적으로는 밸런스가 좋았던 선데이서울이 제일! 압구정 오렌지는 시트러스함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개성이 죽었고, 서울라거는 라거다운 청량함보다는 홉향에 집중한 듯. 비 오고 쌀쌀해지는 날에는 더 맛있어지는 서피랑국수. 이날은 욕심내서 곱빼기. 이 집의 잘잘한 깍두기를 참 좋아함. 내친김에 봉수돌샘길에서 유자밀크셰이크까지. 비오는 날의 돌샘길 운치 정말 미쳤다. 오랜만에 먹은 롯데리아 한우불고기버거. 이게 남해제일고 근무하던 시절에 처음 출시됐었으니 이제 20년이 넘은 고참 메뉴임. 수제버거고 뭐고 가끔.. 2024. 11. 3. 모나미 펜클럽 7기 - 이지클릭 보드마카 리뷰 모나미 펜클럽 7기 2번째 리뷰 제품으로 전달받은 이지클릭 보드마카. 직업이 직업인지라 보드마카를 자주 쓸 수 밖에 없는데 마침 딱 바라던 컨셉의 제품이 손에 들어와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총12색 세트, 외장 플라스틱의 발색과 동글동글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일반적인 보드마카들이 마개형으로 되어 있는데다 두껍고 짧은 형태라 와관 같은 건 포기하고 사용해 왔는데 이 제품은 보드마카라고 생각하기 힘든 귀여운 외형을 보여준다. 손에 들었을 때 이정도 느낌. 일반 펜을 쓰는 느낌으로 보드에 판서를 할 수 있어 좋다. 평소에는 팁이 수납되어 있다가 오른쪽 끝의 버튼을 누르면 튀어 나온다. 화이트 보드에 실제로 판서를 해봤다. 조금 묽은 느낌이 들긴 했지만 (당연히) 끈김없이 잘나오는데다 그.. 2024. 11. 3. 딥블루레이크 블루블렌딩 집에서 내려마실 시간도 없고, 40 후반으로 접어드니 술 한잔, 커피 한잔에도 컨디션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느껴져서 자제하다 보니 거의 한 달 전에 구입한 220g 원두가 아직도 남아 있다. 아직도 마셔보고 싶은 커피는 많은데. 이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라 한잔을 마셔도 내 취향에 딱 맞는, 후회하지 않을 것만 신중히 골라야 할 것 같다. 2024. 11. 1. Last summer - 片鱗 영감으로 다가왔으나 하나의 의미로 꿰어지지는 못했던 순간들이 망각 속으로 버려짐을 아쉬워하며. 2024. 10. 31. Lonely flight 평행선에서 벗어나다 2024. 10. 29. 어쩌다 보니 탕수육 매년 이날이면 곳곳에서 탕수육 먹는다는 글이 막 올라와서 어떨결에 시켜먹게 된다(딱히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싶어 먹는건 아니다.). 그리고 탕수육에는 빼갈이지만 집에 중국술은 두지 않는 편이라 대안으로 꺼낸 스카치 위스키. 달달한 소스에 버무려진 튀김과의 페어링이 꽤 좋다. 2024. 10. 26. 소니 FE마운트용 본격 팬케익렌즈 경박단소의 끝판왕 빌트록스 28mm F4.5 빌트록스에서 나온 28mm F4.5. 얼마 전 삼양에서 발매한 리마스터 슬림보다 더 얇은 펜케이크렌즈다. 조리개값 F4.5 고정에 화질도 아쉬운 면이 있지만 토이 카메라 렌즈에 준하는 가격과 말도 안 되는 크기, 그리고 무개로 모든 게 용서된다. 게다가 28mm는 배경과 인물을 함께 담을 수 있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꽤나 좋아하는 화각(스마트폰의 표준 화각이기도 하다.)이라 활용도가 높다. 렌즈 전면의 레버로 마개를 개폐할 수 있는데 이 기능으로 인해 바디캡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여러모로 컨셉을 잘 잡은 제품이라 꽤나 팔릴 듯.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 가지 단점은 빛 갈라짐이 지나치게 인위적인 것 정도. 소니 A7C 시리즈를 갖고 있는 사람은 필히 구매해야 할 아이템이라고 본다. 원래 제짝인 듯 잘.. 2024. 10. 25. Just snap - 존재의 질량 달과 갈매기의 질량 차에 대해서 2024. 10. 25. 올해 첫 호빵 편의점에 반값 택배 찾으러 갔다가 호빵이 보여서. 올해의 첫 호빵이다. 하나 먹으면 세상이 다 내것 같았던 어린 시절의 야채호빵 같은 감흥은 없지만. 반값 할인 받아서 750원, 원래 가격은 1500원이다. 국민학교 1학년 때 150원 주고 사먹었던 기억이 있으니 30여년 동안 가격이 딱 10배 올랐구나. 2024. 10. 24. 투썸플레이스 조니워커블랙라벨 위스키 케이크 막상 먹어보면 조니워커블랙과 아무 상관없는 맛일 것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콜라보 제품이라는 게 그냥 이름과 디자인만 갖다 붙이는 상술임을 앞선 여러 차례의 실패를 통해 배웠지만 최애 위스키의 이름을 걸고 나온다는데 낚여주는 것이 호구의 도리가 아닌가 싶어 구매했다. 홀케이크는 다 못 먹을 것 같아 쁘띠사이즈로. 예약구매할 때 성인 인증까지 요구하길래 의외로 위스키를 많이 넣은건가 싶어 의아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전혀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블랙라벨 특유의 스모키 함 같은 건 기대해선 안된다(제품 설명을 읽어보니 제조 공정에서 알코올은 다 휘발되었고 성인인증은 브랜드 정책상 실시하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이거 먹는다고 술에 취하진 않는다.). 그냥 나쁘지 않은 맛의 초콜릿케이크다. 나야 조니워커블랙라벨.. 2024. 10. 23. 절연과 개꿈 그가 꿈에 나온건 처음이다. 너무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걸 보고 놀래서 깼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기억에 선연하게 남았다. 인연을 끊은 사람이긴 하지만 오전 내내 신경이 쓰여 내가 먼저 전화를 해봤다. 수신거부로 바로 넘어가는 걸 보니 별일은 없는 듯 하다. 솔직히 전화를 받았어도 할 말은 없었다. 사업도 번창하고 모든게 다 좋다는 풍문이 들리니 안심하고 다시 마음에서 지운다. 그러고 보면 내 꿈이 맞았던 적이 있는가? 어쨌든 잘 사시오. 그러면 된거 아니겠소? 2024. 10. 22. 이전 1 ··· 3 4 5 6 7 8 9 ··· 4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