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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마지막에서 2026년의 처음까지 - 경상대 스타벅스, 톤오우 클라우드 생맥, 그로코커피, 진양호 일몰, 토라, 커피올곧 바닐라플로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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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마지막에서 2026년의 처음까지 - 경상대 스타벅스, 톤오우 클라우드 생맥, 그로코커피, 진양호 일몰, 토라, 커피올곧 바닐라플로트

coinlover 2026. 1. 3. 11:44

2025년 12월 30일에 지인 아버지의 장례식도 있고 겸사겸사 진주행. 아직 방학을 하지 않은 아들을 등교시키고 그대로 차를 달렸기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거의 10년 만에 들린 경상대 앞 스타벅스 창가에 앉아 한 시간 동안 성경 필사. 
 

 
9월 이후 처음 들린 톤오우에서 프리미엄 등심 카츠에 클라우드 생맥. 얼마전에 발매된 대돈여지도라는 전국 돈가스 맛집 안내서에는 진주 지역 돈가스 맛집으로 일 년 전쯤에 생긴 카츠카키를 선정해 두었던데 좀 잘못됐다고 본다. 물론 돈가스를 마니아들이 중시하는 몇몇 부분에서 그 집이 더 나은 건 맞고 정말 좋은 가게지만 그 외의 다른 요소를 함께 고려하자면 톤오우 쪽이 더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돈가스에 밑젖음도 있고 튀김옷도 박리되곤 하지만 그런 소소한 것들을 넘어서 맛이 괜찮고 직원들은 과분할 만큼 친절하며 적당한 무게감과 여유를 갖춘 식당 내부 공간이라는 플러스 점수가 더해지면 진주 지역 최고의 돈가스 집은 톤오우로 뽑아야 한다는데 꽤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오랜만에 들린 톤오우에서의 식사는 여전히 만족스러웠으며 특히 본사가 단종시켜서 앞으로는 맛보기 힘들 클라우드 생맥까지 곁들일 수 있어 좋았다.  
 

 
평거동의 커피 실력자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들렀던 그로코커피. 밖에서 볼 때는 여기 뭐가 있겠나 싶었는데 들어가보니 내부 분위기도 그렇고 사장님 관상까지 딱 커피 잘하는 집이 다라는 게 느껴졌다. 차분한 공간에서 잘 내려진 필터커피 한잔 하니 내 기분이 아주 평온해졌다. 
 

12월 31일은 날이 흐리다고 해서 하루 전날 진양호에서 일몰 구경. 한해를 보내는데 이만한 이벤트도 없지.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자주 가지 않지만 전국에서 제일 예쁜 일몰을 보여주는 곳 중 하나다.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진주 사는 형들과 하대동 토라에서 한잔 꺾었다. 숙성회 모리아와세, 스지오뎅탕, 부타노가쿠니, 시메사바까지 . 바닷가 동네인 통영보다 내륙인 진주의 일식점 퀄리티가 더 괜찮은 것은 대체 왜일까? 그렇다고 이 집이 탑티어급이라고 부를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는 건 아닌데. 
 

1차 마치고 2차는 근처의 60계치킨. 갓 튀긴 치킨은 맛있구나. 배달시켜 먹는 거랑 다르구나. 60계 치킨도 지점별로 편차가 있구나 등등의 생각을 하며 정말 즐겁게 먹었다. 근데 생맥이 다 떨어져서.....

 
 
12월 31일에는 아들 등교시키고 집에서 개인 정비를 취했다. 이래 저래 정리할 게 많아서. 그래고 오후에는 2025년의 마지막 커피로 나의 최애 중 하나인 올곧의 바닐라플로트를 마셨다. 여기 필터커피가 정말 좋은데 두 잔 마실 수는 없으니....
 
 

 
 
드디어 2026년. 새해에 처음으로 한 일은 북신동 성당 새벽미사. 예전에는 대부분의 성당에서 성탄절이나 새해첫날 새벽 미사와 교중 미사 두대를 했는데 요즘은 새벽미사 집전하는 곳이 거의 없다. 빨리 보고 딴 일하고 싶은 게 아니라 새해 처음으로 하는 일이 미사 참석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참 무색해지는 시절이다.   
 

 
 
미사 보고 나서 학교에 물건 챙기러 가던 길에 일출도 한 장 찍었다. 물론 이미 떠오른 후였지만. 
 

 
새해 첫날 아침은 역시 떡국.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건 사양하고 싶지만 와이프 떡국은 맛있어서 포기할 수 없다. 
 

 
군 생활 시절에는 내무반에 냉장고가 없어 찬물이 먹고 싶으면 수통에 물을 담아 창문 밖에 내놓곤 했다. 한 겨울에는 물이 꽝꽝 얼어 하루 종일 시원하게 즐길 수 있었는데(선임들이 후임들 괴롭힐 때 쓰기도....)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필스너우르켈 한 캔을 창문 밖에 내놓고 잤더니 살얼음 맥주가 되어 있었다. 아침부터 맥주냐고 뭐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술은 아침에 마시는 게 가장 맛있다.   
 

 
새해 첫 커피는 테라로사의 시다마 하마쇼 워시드. 크리스마스 선물세트 안에 있던 마지막 100g이었다. 
 

 
터키 사람들은 커피로 점을 보곤 한다는데 나도 아침에 커피 내리면서 커피빵 부풀어 오르는 모양으로 하루의 빡셈을 예상해보곤 한다. 커피빵이 봉긋하니 예쁘게 부풀어 오르는 걸 보니 올 한 해는 괜찮을 듯. 
 

 
더할 나위 없는 클린컵 한잔으로 새해 시작! 
 

 
 
한 달 전쯤 펀딩 했다가 하루 전에 받은 이갑철의 다른 풍경론을 본다. 읽는 게 아니고 본다. 거의 사진집이니까. 근데 실려있는 사진들이 다 익숙해서(원본 사진집을 다 갖고 있으므로) 별다른 감상은 생기지 않는다. 실려있는 글들도 그동안의 이갑철 사진에 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갑철은 그만큼 독보적이니까. 내 또래의 사진가 중에서 이갑철에 영향받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레트로 포커스를 중심으로 하는 스타일과 무속이라는 소재만 베끼려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것을 넘어 식상함을 깨뜨리는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열망을 품은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받아보고 안타까웠던 점은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 이름 중 반이상이 익숙하다는 것. 한국 사진판이라는 게 이렇게 좁은가.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인 사람들이 계속해서 이 판을 지탱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을 내려놓을 수 없다. 그나저나 이안은 항상 책을 참 잘 만든다.    
 

 
올해는 알라딘 다이어리가 아니라 포인트오브뷰의 다이어리를 샀다. 만년필로 다이어리 쓰고 싶어서. 알라딘 다이어리는 디자인도 구성도 좋은데 만년필을 받아주지 않는 종이로 만들어서 아쉬웠다. 좀 더 큰 크기로 살걸 하는 후회를 하긴 했지만 만년필이 번지지 않고 뒷비침도 없어서 좋다. 진작에 만년필용 다이어리를 사서 쓰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