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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첫날 - 진주 톤오우 코돈부르, 클라우드 생맥, 목요일오후네시 판나코타, 소금빵, 에티오피아 시다마 레게제 내추럴, 올곧 드립커피, 포 여름방학 첫날. 이 날을 잘보내야 한다. 사실 방학의 처음이자 마지막과도 같은 날이다. 뭘해도 즐거워지는 이 설레임은 딱 이 순간 밖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날들은 끝으로 향하는 시간의 속도감에 절망하며 하루 하루 그저 그런 기분으로 보낼 뿐이다. 코로나 시국이 한창일 때 샀던 코닥 스니커즈를 처음 꺼내 신고 혼자 발걸음도 가볍게 진주로 향했다(새신발이 까슬 까슬해서 뒷꿈치 다 까졌....). 칠암동 현대아파트에 차를 세우고 남강다리를 넘어 밥먹으러 갔다. 기린짬뽕이라는 곳에 가보려고 했는데 몇달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야끼토리아오이 아니면 톤오우뿐. 장대동 골목길을 지나는데 쌀강쉐이 한마리가 단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개파가 아니라 고양이파지만 이렇게 귀여운 장면은 그냥 지.. 2023. 7. 21.
Just snap 조금씩 방향을 틀고, 어설프게 덮고. 이걸 조금씩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처음 가려했던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하게 되지. 이슈는 이슈로 묻는다. 가장 진부하지만 가장 잘 먹히는 방법. 망각을 이기는 사람은 없으니까. 잊지 않으려고 남긴 기록은 또다른 기록의 홍수로 쓸어버리면 되니까. 이것도 저것도 모두 진실이 아니고 이놈도 저놈도 모두 더러운 놈으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에서 가장 득을 보는건 누구일까? 세상사 초월한듯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라는 진부한 멘트만 지껄이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쓸데없는 고민하기 싫다며 시간 아껴서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고 있나? 자기 주변은 잘 챙기고 있나? 철지난 정치인의 유행어처럼 사는건 좀 나아졌나? 그냥 헛웃음만 나온다. 당신들은 똑똑하거나 쿨한게 아니라 출제자.. 2023. 7. 20.
감정의 우선 순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싫어하는 이와 어울리는건 이성의 영역에서는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아린 감정을 만든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싫어하는 이가 있다면 괜히 어울려 그를 괴롭게 만들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게 감정의 우선 순위라는거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평온함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모두의 친구는 아무의 친구도 아닌거니까. 2023. 7. 19.
마침내 여름방학 마침내 여름방학에 이르렀다. 흐르는 시간이 무섭지만 격류 속에서 만난 평평한 바위 위에서의 휴식은 너무 반갑다. (며칠 뒤에는 출근의 괴로움에 몸부림을 치고 있겠지.) 좋아하는 커피도, 맥주도 좀 마시고 나들이도 가고, 자율학습 감독도 하고, 안전요원 연수도 다니면서 잘 보내야지. 일단 방학이니 조촐하게 한잔해야 할 것 같아 시킨 원할머니 보쌈. 마음은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고래상어를 보고 오키나와 맥주를 마시고 있지만 현실은 장마 속 통영에서 제주맥주(그나마 잔은 오키나와 드래프트 맥주). 2023. 7. 19.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동피랑 메인디쉬 플러스 동피랑에 메인디쉬플러스라는 묘한 국숫집이 생겼다고 그래서 가봤다. 인테리어는 깔끔하나 큰 특징은 없었기에 내부 사진은 따로 찍지 않았다. 4인 테이블 2개 2인 테이블 두 개, 다찌 자리 3-4개 정도로 넓지는 않은 공간. 그래도 통창이 있어 답답하지는 않았다. 손님이 거의 없을 때 들렀는데 운영하시는 분들의 텐션이 높은 집은 아니었다. 그냥 손님 왔는가 보다 하는 정도의 무뚝뚝함. 기본 메뉴인 국수 한상은 12000원, 여타의 국숫집과 다른 것은 계란말이 한 조각과 조금 큰 구슬 같은 크기의 찹쌀밥(?)인데 가격은 2배에 가까우니 싼 편은 아니다. 나는 국수 한상 플러스(15000원)을 시켰는데 국수 한상과 똑같은 구성에 조개 유곽이 더해진다(그리 크진 않다. 하지만 따로 시키면 5000원). 멸치 베.. 2023. 7. 18.
주말 - 김창수 하이볼, 장인어른 칠순 기념 조니워커블루와 요으 티아라케이크, 팥빙수와 망고빙수, 프릳츠 여름방학블랜드, 라면골드, 장마 폭우 금요일 저녁 야자 감독 마치고 와서 김창수 하이볼로 마무리. 집앞 GS25 사장님께서 신상은 꼭 사먹어보는 우수 고객이라고 칭찬(?)해주셨다. 쓰리소사이어티와 함께 한국 위스키계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듯한 김창수씨. 그의 이름을 달았다고 하이볼 퀄리티가 높아지는건 아니다. 가격에만 영향을 줄 뿐. 아주 가벼운 느낌의 하이볼. 6000원 주고 사먹긴 애매하다. 진저에일 사다가 조니워커 레드 한샷 말아마시는게 퀄리티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하다. 장인어른 칠순이라 요으에서 케이크 주문해서 수령하고 조니워커 블루도 한병 개봉. 가족끼리 조촐하게 하는 잔치지만 사회보고 술마시고 하느라 사진은 없.... 집에 돌아오던길에 만난 만두. 장마비로 축축해진 땅바닥이 싫은지 요즘 차 지붕 위에 앉아있는 경우가.. 2023. 7. 17.
하얀물고기 물기를 머금은 검은 심연 같은 아스팔트 위에 사람의 소식을 전하던 글의 뭉치들이 물고기 형상으로 변해 누워있었다. 원래의 효용을 달성하지 못한채 다른 형태로 일그러져 버린 존재의 서글픔과 묘한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며 가려했던 길로부터 한참을 벗어난 곳에서 터벅 터벅 걷고 있는 내 모습을 투영해본다. 2023. 7. 16.
지루하게 이어지는 하고 싶은 말은 없고 해야할 말만 남아있는 시절. 내가 뭘하고 있는건지 나도 모르겠다. 다시 그런 때 인가 보다. 재미없다. 2023. 7. 14.
펠로우 스태그 더블월 카라페 간만에 각잡고 제품 사진 한번 찍어보려다가 내 돈 주고 사서 뭔 영화를 보겠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나 하는 현타가 와서 그냥 한컷 찍고 말았.... 2023. 7. 13.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죽림 라멘집 라쿠니의 진한 소유라멘 얼마전에 가봤던 이자까야 라쿠니. 낮에는 라멘집으로 운영한다길래 궁금해서 재방문. 진한 소유라멘(10000원)을 시켰는데 비주얼이 꽤 괜찮았다. 약간의 칼칼함(?)과 통후추 끝맛이 느끼함을 잡아준 국물이 괜찮았고 수육과 일본식 슬라이스 햄의 중간 정도의 식감이었던 차슈도 개성있었다. 면이 살짝 덜익어서 밀가루 맛이 느껴져서 당황스러웠는데 받자마자 바로 먹지 말고 면을 조금 불려서 먹었으면 더 나았을지도. 이게 기본 익힘 정도인지 아니면 이날 면을 잘못 조리한건지는 알 수 없으니 다음에 다시 들러봐야겠다. 라멘집 스타일에 따라 다른거지만 반숙 계란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2023. 7. 12.
초복 복달임 영계백숙과 백세주과하 와이프도 아들도 나도 상태가 엉망이라 생전 처음으로 복날 몸보신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마트에서 두마리 6800원 하는 영계를 사와서 각종 약재, 마늘, 찹쌀 넣고 푹고아서 만든 영계백숙. 솔직히 삼계탕, 백숙이라는게 타이밍 맞춰 잘 고아내기만하면 평타는 치는지라 내가 만들었지만 크게 흠잡을데 없는 복달임 음식 한상이 나왔다. 삼계탕집 가서 먹었으면 3인 가족 기준 6만원 정도는 썼을텐데 재료비 2만원 안짝에 약간의 품을 들인 것으로 해결 했으니 불경기에 맞는 삶의 방편이라 할만 하다. 삼계탕에는 뭔가 약주 같은 느낌의 술을 곁들여야할 것 같아서 애써 사온 백세주 여름 한정판 과하. 발효주와 소주를 더해 만드는 한국만의 독특한 혼양주를 과하라고 한다는데(대학시절 죽어라 마셨던 백세주 소주 칵테일.. 2023. 7. 11.
프릳츠 여름방학 블랜드 - 여름에 어울리는 청량한 과일차 같은 커피 언제나 그랬지만 프릳츠 참 잘한다. 이 시즌에 시의적절하게 여름방학 블랜드를 던지다니. 여름 레트로 이미지의 최고봉은 여름방학이지. 수박, 평상, 계곡, 바다, 시골 할머니댁, 오래된 선풍기 등등 그 수많은 하위 개념들을 모두 품는 마법의 단어. 졸업하면서 방학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는 정말 그리울만한 요소다. 커피 패키지 하나로 가슴 설레게 만드는 이런 기획력. 정말 좋다. 이건 그냥 제대로 팔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 아니겠는가. 여름 시즌은 모모스의 프루티봉봉에 정착해 있으려고 했는데 갈등이 생기네. 코스타리카 50% 에티오피아 50% (에르바수 비아 사르치 세미 워시드 35% 에르바수 산 로케 세미 워시드 15% 게뎁 헤일로 베리티 워시드 30% 짐마 아둡 메카 내추럴 20%) 테이스팅노트(복숭아 배 .. 2023. 7. 11.
주말 - 장마, 코카모메 에비텐동, 첫복숭아, 꿀토마토, 콩국수, 옥수수, 야끼 스키야끼와 왕새우덴뿌라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장마. 하지만 이 계절에 장마가 없다면 또 무슨 재미가 있으랴. 내년에도 후년에도 항상 장마다운 장마로 남아주길. 자연의 항상성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코카모메에서 에비텐동과 레드락 생맥주로 나만의 주말을 시작. 니지텐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시간의 그곳은 웨이팅이 길어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코카모메의 타레소스는 단맛이 너무 강하다. 장모님께서 챙겨주셔서 먹은 올해의 첫 복숭아. 달디단 물복숭아. 너무 좋다. 비그친 일요일. 아침 새벽 미사를 갔다오던 길에 사진 몇컷을 찍었다. 소소하게. 대단하진 않지만. 찍는 행위를 이어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오랜만에 산 완숙토마토. 그냥 꿀토마토가 너무 해먹고 싶었다. 설탕 안넣어도 맛있지만, 건강에 안좋겠지만. .. 2023. 7. 10.
주말의 길냥이들 집 밖에 잠시 나갔다가 만난 길냥이들. 고양이가 많아진건지 내 고양이 레이더가 민감해진건지. 시도도 만났는데 여성분들에게 둘러싸여 있길래 멀리서 인사만. 다들 장마철 잘 버텨내길. 2023. 7. 9.
Just snap 길항하는 가치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아무리 쉴드를 쳐도 대통령으로서 실패했다는건 자명한 사실인데 어찌하겠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받아들일건 받아들여야지. 현직에 있을때야 작은 비판도 무조건 방어하려하는 사람들을 그가 추진할 여러 개혁들에 혹시나 생길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그러는거라고 이해했지만 지금에 와서도 나라가 얼마나 망가지든, 민주주의의 가치가 무너지든 그저 내 님만 지키면 된다는 사람들은 그냥 빠돌이 빠순이 아닌가? 우리가 한명의 정치인을 우상화하기 위해 그렇게 긴 나날을 싸워왔나? 노무현도 문재인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순간 나라가 어떻게 될거라는건 충분히 예상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와서 이렇게 까지 망가질 줄은 몰랐다며 그 속에서도 평화와 정의와 긍정을 찾자고 하는건 자기기.. 2023. 7. 7.
뜨거웠던 통영여자고등학교 여기 우리들의 집념이 있다.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처럼 빠알간 동백 뜨거운 가슴 한발 한발 서투른 몸짓으로 결국 바다에 이르고 마는 거북 거북처럼 1986년 4월 9일 통영여자고등학교 재학생 일동 선연하고 뜨거웠던 그 시절 통영여자고등학교의 열정은 아무도 보지 않는 시비 속에 희미하게 식어가다가 지금에 이르렀나 보다. 재학생들은 읽어보지도 않았을, 읽어봤자 별 감상도 떠오르지 않았을 시를 보며 혼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러한 어린 열정이 너무나 그리운 시대를 살고 있다. 202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