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남해제일고 첫발령 때 앉았던 자리가 궁금해져서 홈페이지를 뒤져보니 사진이 남아 있다. 당시 유행했던 오피스 소품 플립플랩(학교 떠나올때 제자였던 은비에게 주고 왔다)이 적막한 푸른 공간에서 홀로 빛나고 있던 내 자리 2005년에 처음 저 자리에 앉았다가 그 이후 여러 학년실을 전전했고 2009년에 교무기획을 맡으면서 다시 같은 자리로 컴백해서 제일고 근무를 마무리했었다. 항상 제일 먼저 출근해서 제일 늦게 퇴근했던 시절, 그래도 마음 맞는 동료들이 있었고 함께 카풀하던 은사님들이 계셨으며 신규라고 언제나 배려해주시던 선배교사들이 계셔 몸은 힘들어도 즐겁기만 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몇년간 근무했던 교무실, 건물이지만 떠났다가 며칠만에 돌아와도 내 공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낯설어지는 것이 학교..
(아마도) 마지막이 될 기숙사 사감근무를 마쳤다. 이 학교에서의 5년도 서서히 막을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큰 의미 부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마지막 근무라고 그동안 사감을 하며 맞이했던 아침들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하늘이 새삼스럽게 고맙다. 남해제일고에서 진주고 그리고 고성중앙고까지 어쩌다보니 기숙사 있는 학교로만 돌아다녔고 많든 적든 매년 기숙사 사감 근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남해제일고에서 사감부 전담 교사로 일하며 기숙사 있는 학교로는 절대 가지 않을거라고 했는데 진주고로 전근간지 몇년 안되서 기숙사가 생겼고, 고성중앙고는 기숙사가 있는지도 모르고 왔다가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에 옮길 학교에는 제발 기숙사가 없길 ㅠ_ㅠ
올해 부장을 맡은 이유는 지금 같은 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이지. 이건 온전히 3년 동안 내 아이들과 함께 해온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이 비난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건 당시의 내게는 너무 비도덕적으로 보이는 일이었지. 집에 돌아와서 이 글을 쓰다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뭘 그리 열을 냈나. 이렇게 될 것을, 이런 말을 들을 것을 다 알면서 시작한 일에. 그래도 함께해서 행복했다. 얘들아.지금의 이 설움은 너희와 함께한 시절을 위해 지급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할게. 아마 다시 3년전으로 돌아가도 나는 이 학년의 담임을 맡고 너희와 같이 울고 웃었던.... 지금과 같은 결말을 선택하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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