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뭐든지 혼자하는걸 좋아한다. 함께하는 일은 언제나 스텝이 꼬이기 마련이었고 효율도 훨씬 떨어졌다. 일을 도와줄 사람이 생겨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서 두명분의 일을 하는게 빠를 때가 더 많았다. 사실 행동이나 말이 매우 직설적이고 독선적인 행동을 하는때도 많다. 그런 내가 학년 부장을 맡고 있다 ㅋㅋㅋㅋ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2. 많은 사람들이 한국 축구를 볼때 느끼는 충동은 차라리 내가 뛰고 싶다일 것이다. 고삼 담임 생활을 꽤 해왔지만 그런 생각을 한 적은 별로 없었는데 올해는 정말 그냥 내가 대신 입시를 치르고 싶다. 갑갑해서 목이 메인다. 애들은 한없이 즐겁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들은 그냥 그렇게 살도록 놔두고 내가 163명분 공부를 해서 생기부를 쓰고,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부장을 하면서 입에 붙은 말들이 있다. 미안한데..... 죄송한데.... 이해해주시.... 감사합.... 송구스럽습.... 왜 항상 부장은 미안하고 죄송하고 송구스럽고 감사해야할까. 이해는 못하겠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가고 있다. 부장을 한다고 나한테 좋은 것은 없는데. 사실을 말하자면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항상 미안하고 죄송해야할까. 오늘은 학생한테 뭔가를 시키다가 미안한데.... 할래? 라고 말하는 나를 보고 흠칫 놀랐다. 애한테 미안한 부탁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미안하다는 말을 했을까? 이제 그 말이 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고3담임이라는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학교에서 꽤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업무였기에 어떤 식으로든 인정받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게 교과 실력이든, 입시지도력이든, 아니면 인간관계든) 고3담임을 한다는건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고3 담임들을 대표하는 부장은 인문계고등학교 업무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한해의 입시 전쟁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3학년 부장과 합이 잘맞는 교사들을 3학년 구성원으로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세월은 흐르고 흘러 입시 제도라는 것이 입시 전문 기관에서 배부하는 배치표 점수대로 자선 그어서 지원시키는 수준에서는 해결이 안되는 전문적인 영역으로 발전해가고 있기에,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가장 중요..
세상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게 맘 편하게 살아가기 위한 첫번째 조건인듯 싶다.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흘리는 것. 애써 피하지 않고 담담해지는 것이 강철 멘탈로 거듭나는 방법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이리 쓸데없는 걸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는지. 한번 틀어진 사이는 아무리 봉합해봐야 회복되지 않더라.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고 아니면 마음에서 놔버리는게 상책이다. 올해 나의 가장 큰 실수는 항상 말하는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내 스스로 져버렸던 것이다. 멀리서 바라볼 때 좋은 사람은 그냥 멀리서 보는게 제일 좋다. 굳이 가까이 두고 지내며 그의 흠결을 느낄 필요는 없으며 나의 모자란 부분을 그에게 드러낼 필요도 없다. 백번 좋다가도 한번의 실수로 틀어..
내년의 거취에 대한 고민이 이어진다. 몸도 마음도 너무 피폐해져 있는 지금 새로운 곳으로 옮겨 다시 시작하는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과 그래도 2년 동안 데리고 온 애들 대학은 챙겨보내고 옮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뇌내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좋은 자리가 났을때 자리를 옮기지 않으면 정작 학교 만기가 되어 이동해야 할 때 어떤 고생을 하게될지 알 수 없기에 가고 싶은 학교가 생긴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긴 하다. 2학년 애들을 데리고 올라고 졸업시켜야 한다는 의무감도 그저 나혼자만의 감상일 뿐이지 사실 학년 애들이 나라는 교사에 대해 대단한 신뢰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이상한 신념도 근거 없는 망상일 뿐이다. 동료교사와의 관계나 학생과의 관계, 수업이나 업무 부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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