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시작해 진주, 고성을 거쳐 통영까지, 교사가 된 뒤 4 지역에서 근무를 해봤기에 느끼는 건데 각 지역마다 고유의 분위기가 있다. 진주 출신이라서 그런지 나한테 제일 잘맞는 분위기는 역시 진주였다. 남해와 진주는 비슷한 면이 많았는데 남해 지역 학교의 선생님들은 진주에서 출퇴근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진고를 거쳐 고성에 갔을 때는 그 학교의 문화에 적응하는데 1년이 꼬박 걸렸다. 마산, 창원, 진주, 고성, 통영, 거제 등 다양한 지역의 선생님들이 모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통영으로 옮기고 나서도 고성과 비슷한 정도의 시간이면 적응이 가능하겠지 생각했는데 웬걸, 2년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학교가 낯설고 힘들다. 코로나 때문에 교사들끼리도 교류가 많지 않아 그런 것도 있겠지만 통영 지역의 학교 ..
매일 아침마다 한시간씩 서서 교문지도를 하다보면 멀쩡하게 교복 잘입고 오는 착한 학생과는 대화할 기회가 없고 부정적인 행태를 보이는 학생들만 대하고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말도 안되는 여러 사건들에 휘말려 감정 싸움을 해야하고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도 이해하려 노력하며 조사해야한다. 그 와중에 사소한 실수라도 하게 되면 내 삶이 힘들어질 것을 알기에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걸어가듯이 조심하며 행동한다. 그러다보니 마음 속에 응어리가 쌓여가고 교사 생활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든다. 그냥 일반적인 담임이라면 반에 이상한 학생이 있어도 나머지 착한 학생들과의 관계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인성부장은 그게 불가능한 것이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강해진다. 인성부장은 최대 1년만 ..
비오는 아침. 오늘은 교문이 아니라 학교 본관 입구 처마 밑에서 생활지도를 하고 있는데 한대의 외제차가 교문을 지나 학교 내로 질주해 들어왔다. 인근 교통 상황이 엉망이라 학생들의 교통사고 위험이 크기에 되도록이면 학교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학생을 내려서 걸어들어올 수 있게 해달라고 작년부터 부탁드리고 있지만 몇몇 학부모들은 절대로 들어주지 않는다. 비오는 날 자식이 편하게 등교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었으리라 생각하며 그러려니 했는데 그 차에서 내리는 학생이 교복을 안입어서 처마밑으로 불러 교복을 안입은 이유를 묻고 교복 못입을 사유가 합당하다면 담임 선생님께 확인증을 발급 받으면 된다는 안내를 했다. (야단을 친 것도 아니다. 요즘은 언성만 조금 높아져도 자기한테 화낸거냐며 인권위 소환하려는 듯한 ..
분명 교육여건은 좋아지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학생들의 자율성과 권리에 대한 보장은 상향 평준화 되었고 교사들의 수준도 그 어려운 임용고사를 통과해 나온 재능있는 사람들 인데다 물리적인 여건 또한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괜찮아졌는데. 왜 학생들의 학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것일까? 요근래 만나는 학생들의 수준이 2005년에 처음 교단에서 만난 학생들에 비해 높다고는 (100번 양보해도) 말할 수 없다. 그에 비해 학생들의 자존심은 더할나위 없이 강해져 잘못한 거 하나 지적하기 조차 힘든 지경이다. 사나운 눈빛, 가시 돋힌 말로 덤벼드니까. 교사들이 그들에게 아무 위해도 가할 수 없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입학시킨 애들이 이미 사회에 나오고 있고 주류 대학생이 되어 있는 상황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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