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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318

경계 나는 언젠가 선연하게 그어진 경계를 넘어 바라보는 것만 가능했던 그곳에 다다를 수 있을까. 2019. 9. 18.
한장의 사진 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무렵에는 다양한 기법 연구를 열심히 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스트레이트 하게 찍는데만 집중하다보니 기교를 부린 사진이라는걸 찍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한장의 사진이 주는 임팩트가 가장 빛났던 역시 그 시절이었던 것 같다. 나는 언제부터 단장 사진의 재기발랄함보다 시리즈를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의 전달에 집중하게 되었을까? 온빛사진상을 받았던 그때 이후였을까? 2019. 8. 10.
성남극장 사진을 보며 아카이빙을 생각하다 지금은 없어진 진주 성남극장의 사진. 한때는 교회였다가, 또 한시절은 극장으로 사용되다가 이제는 공원 조성을 위한 공간으로 비어있는 곳. 이 사진은 성남극장의 사진을 남겨놔야겠다는 대단한 의무감으로 찍은 것이 아니라 45mm F2.8 PC렌즈를 사고 며칠이 지났던 토요일 퇴근하고 집까지 걸어오면서 렌즈 테스트겸 찍은 사진이다. 대단한 목적을 가지고 찍은 사진이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하나의 역사 기록이 되어 있다. 진주시의 역사 뿐만 아니라 나 개인의 역사도 같이 남아 있는 것이다. 고2때 성당 고등부 애들이랑 인디펜던스데이를 보러갔던 흐렸던 여름날. 고3때 홍래, 기택이랑 접속이란 영화를 보러갔던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의 오후 그 시간대의 빛 등 사진을 통해 자동 재생되는 지나가 버린 시간이 그 속에 있다.. 2019. 7. 30.
컨템포러리를 추구하는 몇몇 사진가들의 착각 플랫하게 찍는 것과 못찍는 것은 다른 것. 이건 내가 했던(사실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가장 큰 착각이기도 한데 그건 힘을 빼고 찍은게 아니라 그냥 사진을 못찍은거다. 2019. 7. 30.
사진 사진을 찍는다는게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서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홀로 사색하면서 사진을 찍는다는건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이었다. 카메라 하나 들고 어딘가를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에는 묘한 만족감이 공갈빵처럼 부풀어 오르곤 했다. 그런데 사진을 시작한지 꽤 오래됐던 어느 시점부터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타고난 히키코모리인 나에게는 그것이 정말 큰 고역 중 하나였고 너무 좋아하던 사진이 싫어진 것처럼 느껴졌던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었다. 때로는 너무 번잡하고 때로는 민망하게 느껴지는 관계 속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나를 보고 있는게 너무 슬펐다. 사실 나는 단 한순간도 사진이 싫었던 적이 없었다. 그래 그게 사실이다. 사진 외적인 것이 주는 괴로움을 사진이 주는 .. 2019. 6. 27.
슬픈 반면교사 사람들을 끌어당길 매력이나 다른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할 수 있는 뛰어난 업무추진력, 구성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여줄 수 있는 공감력 등이 없는 이에게 투철한 신념만이 존재할 때 그가 속한 조직은 얼마나 힘들어질 수 있는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별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슬픈 일이지만 늦지 않게 반면교사를 만나 깨달음을 얻은 것은 나에게도, 내가 속해있는 혹은 앞으로 속할 조직에게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올해는 학년부장님도, 학년 구성원들도 모두 잘만나 맘편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작년 우리 부서 상황을 돌아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매력도, 능력도, 공감능력도 없었던 리더, 그게 딱 나였던 것 같아서. 2019. 6. 24.
자정무렵의 단상 1. '노회하다' 라는 표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보는 요즘이다. 이 단어의 뜻을 몇년간 곱씹어왔다면 하지 않았을 실수가 많았을텐데. 늦게나마 깨달아서 다행이긴 하다. 2. 내게 사람보는 눈이 없다는건 확실하니 사람에 기대지 말고 묵묵히 걸어가라. 홀로 걷는 숲속의 코끼리처럼 3. 올해의 나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인내와 경외심. 2019. 6. 10.
관계의 역린 누구에게나 건드려서는 안될 역린이 있다. 사람들은 때때로 그것을 모르고, 혹은 알고도 일부러 건드려 파국을 맞이한다. 나에게도 인간관계와 관련된 역린이 하나 있는데 나에 대해 안다. 내가 네 성격을 아는데..... 와 같이 상대방이 나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투의 말을 하면 이전까지 아무리 좋았던 사람이라도 갑자기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리곤 하는 것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겨우 며칠, 몇달, 몇년 나를 보고 마치 네가 그렇지 하는 느낌으로 말하는 사람이 싫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를 봐온 내 가족도, 몇십년을 알아온 내 친구들도 함부로 쓰지 않는 그말을 어찌 그리 쉽게 내뱉는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절대 쓰지 말아야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잘아는 사람은 절대로 없다. 당신 기준에 맞춰 잘안.. 2019. 3. 4.
또 한번 마음이 꺾이다 또 한번 마음이 꺾이다. 무엇을 해야할지 방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순간. 분명 다시 털어내고 터벅 터벅 걸어가겠지만 나는 여기까지인가 하는 허탈함이 밀려오는건 어쩔 수가 없다. 2019. 2. 13.
아득한 바다 저멀리 산 설고 물길 설어도 아침 바다를 보며 앉아 있자니 왠지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이번에도 기대를 하지 않았건만.... 첫 관문을 통과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의미 없는 자기만족에 불과한게 아닐까 싶은 회의감에 얼마나 오랜 시간을 힘들어했던가. 2019. 1. 8.
마음을 다시 잡아야 할 무렵 내게 너무나 소중했던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니게 되어버린 지금나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내 진심을 털어놓던 이 공간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을 다시 잡아야할 때가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루종일 아파서 괴로워하다보니 오히려 머리는 맑아지는 듯. 2018. 12. 15.
삶의 디테일 10년이 넘게 사진 찍으면서 습득한 것 중 하나가 사물의 디테일을 보는 능력이다. 남들은 신경쓰지 않을만한 것들에 눈이 가는걸 어쩔 수가 없다. 처음에는 (남들과 달라보여서) 그게 참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행복한 삶에는 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 편한 삶을 위해서는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은 보지 않는 것이 낫다. 내 하루 하루가 고단한 것은 삶의 디테일을 보는 눈이 너무 깊어져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018. 6. 18.
올해까지만 제발. 올해 들어 부쩍 심하게 느끼는 거지만 나는 참 인덕(=인복)이 없다. 더불어 인맥도 없다. 나 스스로 인맥 만들기를 즐기지 않는 것도 있지만 나의 인간적 매력이 그리 대단하지 않기 때문에(오히려 성격에 모난 점이 많기에) 능력이 있어 나의 결점을 보완해주거나 무조건 감싸줄 사람은 모여들지는 않는 것 같다. (인덕이 넘치는 주위의 몇몇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자괴감이 느껴질 정도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그게 큰 문제는 아니다. 내 문제는 어떻게든 내가 해결하면 되니까. 하지만 팀으로 움직여야 하며 남들의 인생에 영향을 줘야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집단의 성공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이룰 수 없으며 인소싱과 아웃소싱이 원활하게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다. 올해 그게 정말 안되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2018. 5. 15.
삶의 중첩 사람은 하나의 존재이지만 여러 층위 모습을 가지고 살아간다. 인간관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삶의 가지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감에 따라 세상을 대하고 바라보는 한 사람의 모습은 다양하게 변해간다. 직장에서의 모습, 가정에서의 모습, 그룹A에서의 모습, 그룹B에서의 모습.... 점점 분화되어가는 자신을 관리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중 버릴 수 있는 것은 없기에 통합되지 않는 삶의 모습들을 힘겹게 끌고 나갈 수 밖에 없다. 내가 제일 경계하는 것은 그 삶의 모습들이 중첩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섹션별로 차곡 차곡 정리해놓은 그것들이 서로 섞여서 엉망이 되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의 모든 모습을 알고 있는 양, 내 인간관계의 모든 섹션들을 넘나들고 싶어하는. 나는 그런 이.. 2018. 5. 8.
감정의 결핍이 주는 스트레스를 넘어서기 위하여 진료받으러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나요?라는 질문을 하셨다. 나는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의사선생님은 대단히 의아해했다. ‘그럼 설명이 안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면서 인지하지 못하시는건 아닌지요?’ 의사선생님의 그 말에 지난 내 삶을 복기해보게 되었다. 나는 정말 스트레스를 안받고 있었는가? 아니면 받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인가? 언제부턴가 그랬던 것 같다. 택시에 타면 기사님의 말도 안되는 헛소리에도 일일이 반응하며 맞춰주는 것처럼 사람들과 모이면 실없는 농담에도 맘에 없는 웃음을, 그리고 그들과 맞춰가기 위해 나 또한 아무 의미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어색함을 싫어하는 내 성격이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게 만든 것이었다. 내 인간 관.. 2017. 8. 28.
나는 어디에 서있는가? 나는 어디에 서있는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끊임 없이 던지지 않으면 괴물이 되어버리는 그런 시대다. 2017.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