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305 최악과 최고, 냉탕과 온탕사이 교직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몇 년을 울분을 삼키며 견뎠다. 정말 이상한 선생으로 대접받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이들과 애써 말을 섞지 않으려 쩌리로 살아왔다. 그 시절에 써놨던 다이어리를 다시 읽어보니 삭힐 수 없는 분노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더라. 삶이 지불해 주는 반대급부인지 올 한 해는 정말 최고의 1년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가는 게 아쉬울 정도. 이런 분위기에서 정년까지 버티는 게 가능한 건가? 에서 이런 분위기라면 정년까지 하는 것도 괜찮겠는데?로 생각이 바뀌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내가 학교에 대한 기대를 많이 내려놓은 것도 있지만 동료들이, 학생들이 너무 좋다. 매년 그냥 빨리 학사일정이 끝나기만을 바랬는데 마지막으로 향해가는 이 시간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남을 평.. 2024. 11. 24. 디지털 아카이브 속에서 나는 더 행복해졌는가? 잊지 않기 위해, 소식이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펜을 들어 일기와 편지를 쓰던 때가 있었다. 라디오에서 듣고 싶은 노래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카세트 플레이어의 녹음 버튼을 눌러 한곡 한곡 모아가던 때가 있었다. 남겨두고 싶은 음악이나 영화를 CD, DVD에 저장하고 네임펜으로 타이틀을 기록하던 때가 있었다. 조악한 음질의, 화질의 그 음악과 영상들이 너무 소중해 몇 번이고 반복해 돌려보곤 했었다. 소중한 데이터가 소실될까 봐 백업본을 몇개나 만들어 놓고서야 안심하곤 했었다. 이젠 애써 기록하거나, 저장하거나, 찾을 필요 없이 제공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대부분의 음악을, 영화를, 기록을, 콘텐츠들을 불러올 수 있다. 더 편해진 건 확실한데 더 행복해졌는지, 내 세계는 더 넓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 2024. 11. 23. 반듯함에 대한 강박 사진 찍을 때 수직과 수평에 집착하는 편이다. 초보 때 수직과 수평을 제대로 잡는연습을 거듭했고, 내공이 조금 쌓이면서 변주를 위해 기울어진 사진을 찍다가, 거기서 한단계를 지나오면서 다시 수직과 수평에 집착하게 됐다. 왠만하면 사진을 기울여 찍지 않는다. 수직, 수평을 잡기 힘든 상황이면 딱 맞아 떨어지는 구도가 만들어질 때까지 시점을 바꾸며 이동한다. 상하좌우의 대칭이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좋아하며 주 피사체는 화면의 정중앙에 위치시키는 것들 선호한다. 일반적인 사진 이론에서 화면 중앙에 주제를 배치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여러 시도를 거쳐 그 하지말라는 구성에 정착했다. 키스토닝 현상을 싫어한다. 그래서 틸트쉬프트렌즈를 몇개나 들였다 내보냈다 하고 있다. 화면의 정 중앙에 .. 2024. 11. 22. 아직 기억하고 있는 담임선생님들의 성함 나의 담임선생님들 천전국민학교1-7반 강정복 선생님2-7반 정선아 선생님3-8반 손정숙 선생님4-5반 강학진 선생님5-4반 정창기 선생님6-6반 윤정학 선생님 진주남중학교1-12반 최정아 선생님2-12반 백만석 선생님3-4 반 김영화 선생님 진주고등학교1-10반 정창욱 선생님2-4 반 박인제 선생님3-1 반 김영수 선생님국민학교 1, 2학년 담임선생님은 얼굴과 성함 빼곤 떠오르는 게 별로 없다. 3학년 때 담임 손정숙샘은 옆집에 사셨는데 학기 중에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칠암성당에 가서 장례미사 참여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4학년 담임 강학진샘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비슷한 이미지가 있어 좋아했었다. 국악지도를 열심히 하셨던 게 기억난다. 내게 세 자릿수 곱셈 문제 풀이를 시키신 적이 있는데 제대로 하지.. 2024. 11. 21. 가장 오래 하고 있는 일, 가장 오래 지속되는 관계 1. 내가 가장 오랜 시간 지속하고 있는 일, 사진. 대학교 입학하고 답사 다니면서 사진기를 들었으니 1998년에서 2024년까지 총 26년을 이어온 셈이다. 물론 교육현장을 기록하겠다고 생각한 건 임용고사 붙은 2005년부터였고, 사진으로 뭔가를 이뤄내야겠다는 생각을 한건 2010년 무렵부터니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진 시작한 시기가 달라지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사진기를 들고 살겠지. 그동안 내게 많은 세상을 보여주었던 사진, 그로 인해 인지의 영역이 되려 좁아져 버리기도 했지만 현재 내 정체성의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직도 사진만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어 올 정도로 좋다. 뭐든 빨리 찍먹하고 빠져나오는 내 성향을 생각해 보면 참 희한한 일이다. 어찌 보면 안정을.. 2024. 11. 19. 혼돈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대한민국 이제는 대응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저출산과 그로 인한 사회 기반의 붕괴, 환율은 1400원대에 고착화, 한국 경제의 끊임없는 곤두박질과 물가 상승,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인한 한반도 안보 불확실성,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한 국제 정세의 혼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분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인 내가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데 잘한 건 칭찬하자며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위정자들. 눈앞에 어떤 일들이 다가오는지 뻔히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고치고 국정을 바로잡을 생각보다는 정적을 제거해 국민들이 선택할 대안만 없애면 된다는 저질 정치로 일관하는 그들, 그리고 스스로의 삶이 무너지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싫어하는 정치인을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2024. 11. 16. 판사에게는 당연하지만 시민에게는 낯선 법의 진심? 일반인들의 문해력은 갈수록 퇴화하고 있는데 지배층의 언어는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다. 법과 제도는 나날이 복잡해져 일반인들은 그안에 무슨 뜻이 내포되어 있는지 이해조차 못하게 하고 그것을 만들고 이용하는 자들은 점점 더 행간이 넓은 문장을 활용해 그들만을 위한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지금의 법이 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보다 더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가? 정의의 여신은 여전히 두눈을 가리고 있는가? 그 저울은 평형을 유지하는가? 그 칼은 악을 날카롭게 끊어내는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판사에게는 당연한 그 법의 진심이 시민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날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 골백번은 고쳐죽어 이젠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도 식상할 정도지만 오늘 우리나라 사법계는 한번 더.. 2024. 11. 15. 수능이원화와 내신외부평가제 기사 분석 이 정도 길이의 글조차 읽을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걸 잘 알지만 답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폭주하듯 자판을 쳐내려 갔다. 기사 보자마자 떠오른 문제점이 이 정도인데 깊이 고찰해 보면 어떤 고름 덩어리가 숨어있을지 가늠하기도 힘들 듯. [단독] 수능 이원화, 내신 외부평가제 도입 논의 SBS 단독보도 2024년 8월 19일 뉴스 작성자 손기준 기자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가 대입수능시험을 둘로 나누고 고등학교 내신 평가를 외부기관에 맡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걸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현재 논의하고 있는 내용이 최종 확정되면,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담기게 됩니다. - 수능 이원화와 고등학교 내신 평가를 외부기관에 맡기는 것을 2026년부터 적용 해나겠다는 얘기다.. 2024. 8. 20. 해외직구 금지와 피식대학 영양 비하 논란을 바라보며 1.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해외직구를 규제하겠다고 한다. 못사는 이들에게는 부정식품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던 이가 수장으로 있는 정부에서 국민의 안전을 이렇게나 살뜰히 챙기니 황송하기 그지 없다. 그 마음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사태도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어떨까 싶다. (오염수 6차 방류를 하는데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보도 안하는듯.) '어떤 사이비 노인의 지령을 받았다. KC인증 민영화로 한탕을 노리는 거다. 알리, 테무 등을 막기 위해 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거다.' 등등의 풍문이 인터넷에 나돌고 있다. 진실이 뭔지는 알 수 없으나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자국 사업에 대한 제재에 가만히 있을 중국이 아닐 뿐더러 직구 금지는 한국의 문화적 갈라파고스화를 .. 2024. 5. 17. 학습된 패배감 나이가 들수록 실패가 주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고 일어서는 게 힘들어진다. 아니 사실은 나이만큼 쌓인 실패의 경험이 너무 무거워서 그런 걸게다. 또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슬슬 무너져가는 확신. 여기서 그만두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벼랑 끝의 심정. 이런 감정들이 더 짙어지기 전에 뚫고 나가야 할 텐데. 사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머릿속 이미지가 가진 가능성에 매달려 답도 없는 문제를 풀고 있는 건 아닌 건지.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알고 보면 잘못된 풀이 방식은 아닌 건지. 한 명 한 명 떠나가는 이 바닥에서 마지막까지 뭉그적거리며 탈출할 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 건지. 이렇게 말해도 결국은 어둠 속을 더듬으며 계속 나아가겠지만. 2024. 2. 27. 도긴개긴 예의 바른 척하며 무례한 인간들이나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착각하는 인간들이나 재수 없긴 매한가지. 정말 안 엮이고 싶은데 왜 이리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걸까. 진짜 싫다. 나는 할 말이 없고 지적할 게 없어서 이러고 있는 줄 아는 모양이지? 선 넘지 말고 적당히들 해라.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싸우기 귀찮고 고쳐볼 가치도 못 느껴서 그냥 웅크리고 있으니 아예 머저리 취급을 하는구먼.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제발. 2024. 2. 15. 이것은 의미 없는 아우성 스피커가 많아져봐야 뭐하나. 의미없는 아우성만 치고 있을 뿐인데. 떠있는 달을 보라고 가르키지도 않으면서 그것에 대한 말만하고 있는데. 연대라는 이름의 사자후는 불가능해진 세상인데. 2024. 2. 9. 바리케이트에 갇힌 소녀상을 바라보며 지키려는 건지 가두려는 건지 알 수 없는. 우리가 지켜왔던 모든 가치가 무너지는 시대. 그 대가는 무척이나 쓰디쓸 것. 2023. 11. 19. 고장난명 우리나라의 정당 정치는 박살난지 오래다. 야당과 여당의 협조는 국회의원 세비 인상 같은 사안에서만 이뤄질 뿐이다. 한쪽이 아무리 정상 정치를 하고 싶어도 다른쪽이 파행만 거듭한다면 무슨 대화와 합의가 가능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는 상황을 상정하고 움직이는 위기감 없는 정치인들을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 그들이 그런 자세를 취하는 원인은 1. 현실 인식은 하고 있으나 답은 없는 이상주의자 2. 현실 인식은 하고 있으나 말로만 편하게 정치하고 싶은 위선자 3. 현실 인식을 전혀하지 못하고 있는 답없는 멍청이 4. 현실 인식이고 뭐고 내 계파와 공천이 중요한 기회주의자 들이기 때문이다. When day go low, We go high 같은 헛소리 하다가 트럼프 시대를 맞이 했.. 2023. 9. 22. 굴종적 한산함에서 주체적 분주함으로 비극의 주인공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너무 늦게 깨닫는 비극적 결함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먼저 깨달아봤자 더 괴롭기만 할뿐. 그냥 아무것도 모르다 맞이 하는게 더 나을 것이다. 히틀러를 지지했던 대다수의 독일인들이 자신들에게 다가올 멸망의 나날을 모르고 그저 행복했던 것처럼.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소수는 짹각짹각 다가오는 파멸의 초침을 바라보며 괴로움에 몸서리를 쳤을테니 얼마나 긴시간 외롭고 힘들었겠는가. 역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괴테와 같은 대문호를 배출한 지성과 이성의 나라 독일이 어찌하여 나치즘의 광풍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는가? 라는 질문을 들은 적이 받은 적이 있었다. 답은 간단하다. 괴테 같은 이는 소수고 다수는 그냥 대중 혹은 중우에 불과했을테니까. .. 2023. 9. 21. 속수무책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그저 바라볼 뿐. 2023. 9. 6.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