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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

삶의 중첩

by coinlover 2018. 5. 8.

 

 

사람은 하나의 존재이지만 여러 층위 모습을 가지고 살아간다.

 

인간관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삶의 가지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감에 따라

 

세상을 대하고 바라보는 한 사람의 모습은 다양하게 변해간다.

 

직장에서의 모습, 가정에서의 모습, 그룹A에서의 모습, 그룹B에서의 모습....

 

점점 분화되어가는 자신을 관리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중 버릴 수 있는 것은 없기에 통합되지 않는 삶의 모습들을 힘겹게 끌고 나갈 수 밖에 없다.

 

내가 제일 경계하는 것은 그 삶의 모습들이 중첩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섹션별로 차곡 차곡 정리해놓은 그것들이 서로 섞여서 엉망이 되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의 모든 모습을 알고 있는 양, 내 인간관계의 모든 섹션들을 넘나들고 싶어하는.

 

나는 그런 이들이 세상에서 제일 버겁다.

 

무턱대고 인간관계의 양만 무한정 늘려가는 그런 사람들.

 

셀로판지를 겹쳐나가다보면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이 되어버린다.

 

삶의 허용치를 생각하지 않고, 사람간의 간격과 층위를 고려하지 않은채

 

거리만 좁혀가려는 이에게서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느끼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