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부쩍 심하게 느끼는 거지만
나는 참 인덕(=인복)이 없다. 더불어 인맥도 없다.
나 스스로 인맥 만들기를 즐기지 않는 것도 있지만
나의 인간적 매력이 그리 대단하지 않기 때문에(오히려 성격에 모난 점이 많기에)
능력이 있어 나의 결점을 보완해주거나 무조건 감싸줄 사람은 모여들지는 않는 것 같다.
(인덕이 넘치는 주위의 몇몇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자괴감이 느껴질 정도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그게 큰 문제는 아니다.
내 문제는 어떻게든 내가 해결하면 되니까.
하지만 팀으로 움직여야 하며 남들의 인생에 영향을 줘야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집단의 성공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이룰 수 없으며
인소싱과 아웃소싱이 원활하게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다.
올해 그게 정말 안되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인덕이 없는 나는 확실히 한 집단의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
작년에는 처음 맡은 부장이기에 그렇겠지 하고 위안을 삼았지만
올해 2년째 이 역할을 맡고 있자니 맞지 않는 옷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슬픈 일이지만 그 덕분에 나의 미래의 행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하나 세울 수 있었다.
앞으로 절대 어떤 집단의 대표가 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냥 개인의 자격으로 내 일을 하며 누군가의 일을 보조해주는 것
그정도로 만족해야 할 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