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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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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속될수록 깊어지는 것 삶이 지속될수록 깊어지는 것 중 하나는 걱정이리라. 어떤 일이든 담담히 받아들일만큼 충분히 강하면 괜찮을 터인데 능력이 없으니 걱정만 늘어가는 것이 아닌지.
민식이법의 좌절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이들을 보호하자는 법안을 인질로 삼는다. 사랑하는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슬픔을 이용하고 져버린다. 거기에 한술 더떠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정당성을 더해주기 위해 그 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몰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검게 물든 심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물보다 못한 오염된 언어들. 정치를 승자독식의 게임이라고 인식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려는 악의 축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가 하늘이 생각하는 정의와 일치하기를 기도할 뿐이다. 정치인들의 대부분이 무신론자에 사후 세계를 믿지 않겠지만. 설마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저런 식으로 삶을 살아가지는 않을테니까.
명료함이라는 한계를 넘어 내 사진은 너무 명료하다. 많은 리뷰어들에게 지적 받았고 그로 인해 자주 고배를 마셨다. 오랜 시간 동안 근대적 사관에 따라 역사의 인과관계를 생각해왔던 터라 포스트모더니즘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인생을 살아왔던 것이 사진의 성향에도 영향을 주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랬다. 나는 사진을 참 정직하게 찍어왔다. 의미없는 모호함을 견디지 못했다. 의미가 곧바로 드러나는 사진은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가지 못한다. 곱씹을수록 다양한 의미로 확장되어 나가는 모호함이야 말로 컨템포러리 사진의 미덕이라고 들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분명 근대적 사진의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맞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 속에 그 시대의 담론이 녹아들어가 있다면, 보는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동시대의 ..
5년이 밀려오다 공립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근무할 수 있는 연한은 5년. 그리고 이제 고성중앙고에서의 5년이 채워져 간다. 신규 발령이라 멋모르고 그저 좋았던 남해제일고의 5년, 교사로서도, 사진가로서,도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도 가장 활발하게 뭔가를 이루고 발전했던 진주고의 5년. 그에 비해 고성중앙고에서의 5년은 인생에서 가장 긴 침체기라고 할 정도로 부침을 많이 겪었다. 두번의 장례식, 가족의 잦은 입원과 수술, 집안의 크고 작은 비극,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때린 몇차례의 뒷통수, 그리고 깔끔하지 못했던 절교. 학교에서도 예전만큼 인간적 교류를 하지 못했고 그것은 학생들과도 마찬가지였다(이전 학교에 비해 상대적). 사진 작업 또한 쉼없이 해왔지만 이렇다할 성취를 이루지는 못했고 슬럼프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었..
저물어가는 2010년대에 대하여 인생을 살면서 몇개의 변곡점을 지나왔을까? 한순간에 미치도록 집중했던 것들. 이들이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 나를 이루고 있던 여러 요소들이 서서히 바껴갔던 그 순간들을 나는 몇번이나 경험하였던가? 저물어가는 2010년대를 기준으로 정리해봐야할 때가 온 것 같다.
마지막 기숙사 사감 근무를 마치며 (아마도) 마지막이 될 기숙사 사감근무를 마쳤다. 이 학교에서의 5년도 서서히 막을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큰 의미 부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마지막 근무라고 그동안 사감을 하며 맞이했던 아침들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하늘이 새삼스럽게 고맙다. 남해제일고에서 진주고 그리고 고성중앙고까지 어쩌다보니 기숙사 있는 학교로만 돌아다녔고 많든 적든 매년 기숙사 사감 근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남해제일고에서 사감부 전담 교사로 일하며 기숙사 있는 학교로는 절대 가지 않을거라고 했는데 진주고로 전근간지 몇년 안되서 기숙사가 생겼고, 고성중앙고는 기숙사가 있는지도 모르고 왔다가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에 옮길 학교에는 제발 기숙사가 없길 ㅠ_ㅠ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교육, 이루지 못할 개혁의 미망 아무리 교육 제도를 개편한들 학생들이 편해지는 날이 올까?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는 제도 개혁이 무슨 의미를 지닐 것인가? 어떤 현인이 나타나도 해결하지 못할 난제가 몇가지 있으니 그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의 교육문제이리라. 뉴스에서 떠들어 대는 교육제도 개혁안을 보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교육이란 결국 제도권 교육이 모두 혁파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미친 생각을 해본다.
홀로 뜨는 달 저 달처럼 홀로 떠 외로움에 몸서리를 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져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은 칼로 자른 듯 끊어내고 그 끝을 인두로 지져 미련의 실밥이 나풀거리지 않게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