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ary thought550 지금 여기에 서있는 나 현실감이 전혀 없지만 지금 여기에 서있는게 바로 나. 현실에 발을 딛고 서서 망상을 통해 하루 하루를 버텨 나가는 삶. 2017. 3. 28. 내가 보는 세상에 대하여 - 시선과 시선의 미묘한 어긋남 속에서 동일한 사물을 동일하게 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사로 잡힌 적이 있다. 아니 사실 지금도 그러하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다른 형태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미묘한 어긋남 속에서 세상이 굴러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는 그 간극은 때로 큰 균열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나는 내가 꽤 특별한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아름다운 오해에 불과했다. 모든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므로 그 시각에 우열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저 다름이 있을 뿐. 사진은 내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꽤 직관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다. 실제로 그날 저녁 내가 바라봤던 세상은 이 사진의 느낌과.. 2017. 3. 22. GOOD LIFE 개인주의로 포장한 이기주의자들이 정말 싫다. 자기의 저녁있는 삶을 위해 남의 저녁있는 삶을 파괴하는자가 다른 이들에게 멋진 남편, 멋진 사람으로 비춰지는구나. 적어도 자기 몫의 일은 자기가 하고 살자. 2017. 3. 1. 흉몽 - 인생의 변곡점에 서서 새벽에 꾼 꿈이 너무 현실 같아서 해몽을 찾아보니 대표적인 흉몽이라고 한다. 하루종일 개운치 않은 기분. 꿈 하나에 이렇게 휘둘리는 이유는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학년 부장이라는거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직책이 내게는 누군가에게 보호 받던 교사에서 누군가를 보호해야하는 교사가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에 부담감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만났던 부장님들은 계원들과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셨다. 그들이 겪어왔던 그 고뇌의 시간을 옆에서 직접 지켜본 나는 내가 그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무섭다. 아직 철이 덜 들었기 때문이리라. 평소 같으면 가장 부담없었을 시간, 춘계 방학을 앞두고 이리 저리 놀러갈 계획을 세웠을 이 하루 하루가.. 2017. 2. 7. 내 삶의 결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난 가족 이외의 누군가에게 아낌받고 사랑받았다는 기억이 별로 없다. 언제나 홀로 뭔가를 해결해야 했고 인맥이라는 것에 의존할 수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가끔 선배들로부터 사랑받는 동기들이나 후배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것은 내 몫이 아니라고 마음을 빨리 정리해왔던 것 같다. 그렇게 항상 홀로 발버둥을 쳐왔다. 그래서 인맥으로 뭔가를 해결하려는 사람들, 인간 관계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의지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버거워진다. 가끔은 과도하게 사랑받는 사람들이 나에게도 사랑받고자 하면 나 스스로 그를 피하는 경우도 생겼다. 그것은 부러워하거나 상처받지 않기 위한 내 나름의 보호책이었다. 이는 내 삶의 순간들이 그대로 쌓여 만든 결의 모양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2017. 1. 24. 존버거를 추모하며 새해 벽두부터 또 한명의 가치있는 삶이 끝났다. 세상에 좀 더 머물렀으면 하는 이들의 삶은 스러져가고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삶은 길게도 이어진다. 이번주는 존버거를 추모하며 집에 있는 그의 책들이나 다시 읽어야겠다. 2017. 1. 7. 국정교과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국정교과서 때문에 야기되고 있는 이 모든 혼란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일까.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쓰여지는 거라며 역사가들 스스로 자조해왔지만 그것이 이뤄지는 과정을 민주주의 국가에서 경험하는 것은 참으로 역겹고 짜증나는 일이다. 하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 우리가 교과서만 바라보고 수업해 온 것은 아니니까. 정신이 올바로 선 교사들이 있고 그들이 학생편에서 바른 역사의 길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고, 위안부 협상의 부당함을 주장하였으며,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것은 아직까지 그들의 역사 의식이, 시민 의식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우리 학생들은 그리 쉽게 망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교육의 주체인 우리 역사교사들 또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2016. 12. 14. 이러려고 교사됐나 자괴감이 들어 자신의 말이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때 교사는 존재는 존재 이유를 상실하는데 지금의 내 상태가 딱 그런듯. 내년에 대한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학생 한명 때문에 우리 반 교실이 이리 불편하게 느껴지다니... 2016. 12. 7. 부질없다 교사가 교사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진짜 교사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교사라는 직업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항상 눈을 학교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지난 몇년간의 실험은 부질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고립무원의 대지에 서야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2016. 8. 24. 어차피 우리 모두 출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 모처럼 애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다. 잘난 척 있는대로, 입에서 나오는대로 뱉어냈다. 그냥 오늘은 그러고 싶었다. 너무 답답해서. 너무 철없이 놀고만 있는게 너무 안쓰러워서. 노는게 당연한 나이인데 노는게 안쓰러워야하는 이 현실이 참 싫지만 나는 그들의 미래가 내 삶처럼 걱정이 된다. 그래서 그렇게 뭐나 되는 양 별 도움 안될 말을 씨부려 재꼈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같이 출구를 찾아 헤매는 사람일 뿐인데. 난 그저 그들보다 몇 스테이지 먼저 왔을 뿐인데. 그들 스스로 그 수많은 어려움과 슬픔을 딛고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먼저 지나간 사람의 조언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 애잔한 마음을 어떻게 누를 길이 없다. 2016. 8. 24.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천년만년 그렇게 같은 자리에서 펄럭였으면 좋겠는데 솔직히 요즘 돌아가는걸 보면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긴 얘기는 그냥 가슴에 접어두련다. 2016. 7. 15. 인생의 회전목마 - 현상의 안과 밖 내가 흔들리는 것인지 나를 둘러싼 세상이 흔들리는 것인지 2016. 6. 1. 봄날의 삼선쓰레빠들에게 봄날의 삼선쓰레빠들에게 나는 너희가 '정의'롭고 능력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불의를 보고 쌩까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시대에 작은 목소리로나마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주길 간절하게 소망한다. 2016. 4. 18. 달려가 버리는 시간 언제부터였을까 달려가 버리는 시간을 그냥 놓아버리기로 한게.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지 않기로 한게. 예전에는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버리는게 너무 아쉬워 어떻게든 시간을 잡아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때는 사람과 멀어지는게 너무 싫어서 누군가와 싸우고 보지 못하게 되면 며칠간 마음을 졸이며 그를 잡으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떠나는 시간도, 떠나는 사람도 그저 무심히 바라보고 있을뿐 애써 잡으려 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닌것 같다. 그저 세월에 따라 자연스레 무뎌지고 단단해졌을뿐. 비가 많이 오는 저녁 예전과 달리 문득 보고싶은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걸 깨달으며. 2016. 4. 16. 밤의 벚꽃을 바라보며 - 사진을 찍는다는 것 20160331 Kosung Jungang Highschool -------------------------------------- Nightview with Cherry blossom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마치고 집에 가던 길 교문 옆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아직까지 예쁜 풍경을 보면 달리던 차를 세우는 감성이 남아 있다는 것. 그런 사진을 찍으면서 하루의 피로를 잊을 수 있다는 것. 충분히 아마추어 같은 감상이나마 아직 내가 사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그 어떤 것이 고마웠던 순간. 봄이 춤추는 고성중앙고에서. 2016. 4. 1. 달도 차면 기우는 법 달도 차면 기우는 법. 하지만 일단 채워봐야하는 것 아닌가. 차기도 전에 기울 것을 걱정하는 한심한 인생. 달관한 척 그만하고 정진하길. 2016. 3. 22.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