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ary thought534 덧없는 입시상담이여 눈이 빠져라 숫자 보면서 입시 상담해봐야 뭐하나. 돌아오는건 뒷담화뿐인데 ㅎㅎㅎㅎ 그냥 다 된다고 얘기하고 치우면 그만이지 뭣 때문에 싫은 소리를 하고 있냐? 믿고 싶은대로 믿게 해주고 달콤한 꿈에 취해있게 놔두면되지. 내 인생도 아닌 것에 왜이리 감정이입을 해서 지랄이야. 2018. 8. 30. 삶의 디테일 10년이 넘게 사진 찍으면서 습득한 것 중 하나가 사물의 디테일을 보는 능력이다. 남들은 신경쓰지 않을만한 것들에 눈이 가는걸 어쩔 수가 없다. 처음에는 (남들과 달라보여서) 그게 참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행복한 삶에는 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 편한 삶을 위해서는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은 보지 않는 것이 낫다. 내 하루 하루가 고단한 것은 삶의 디테일을 보는 눈이 너무 깊어져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018. 6. 18. 올해까지만 제발. 올해 들어 부쩍 심하게 느끼는 거지만 나는 참 인덕(=인복)이 없다. 더불어 인맥도 없다. 나 스스로 인맥 만들기를 즐기지 않는 것도 있지만 나의 인간적 매력이 그리 대단하지 않기 때문에(오히려 성격에 모난 점이 많기에) 능력이 있어 나의 결점을 보완해주거나 무조건 감싸줄 사람은 모여들지는 않는 것 같다. (인덕이 넘치는 주위의 몇몇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자괴감이 느껴질 정도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그게 큰 문제는 아니다. 내 문제는 어떻게든 내가 해결하면 되니까. 하지만 팀으로 움직여야 하며 남들의 인생에 영향을 줘야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집단의 성공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이룰 수 없으며 인소싱과 아웃소싱이 원활하게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다. 올해 그게 정말 안되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2018. 5. 15. 삶의 중첩 사람은 하나의 존재이지만 여러 층위 모습을 가지고 살아간다. 인간관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삶의 가지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감에 따라 세상을 대하고 바라보는 한 사람의 모습은 다양하게 변해간다. 직장에서의 모습, 가정에서의 모습, 그룹A에서의 모습, 그룹B에서의 모습.... 점점 분화되어가는 자신을 관리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중 버릴 수 있는 것은 없기에 통합되지 않는 삶의 모습들을 힘겹게 끌고 나갈 수 밖에 없다. 내가 제일 경계하는 것은 그 삶의 모습들이 중첩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섹션별로 차곡 차곡 정리해놓은 그것들이 서로 섞여서 엉망이 되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의 모든 모습을 알고 있는 양, 내 인간관계의 모든 섹션들을 넘나들고 싶어하는. 나는 그런 이.. 2018. 5. 8. 혼돈의 카오스 속의 고3담임 생활 1. 나는 뭐든지 혼자하는걸 좋아한다. 함께하는 일은 언제나 스텝이 꼬이기 마련이었고 효율도 훨씬 떨어졌다. 일을 도와줄 사람이 생겨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서 두명분의 일을 하는게 빠를 때가 더 많았다. 사실 행동이나 말이 매우 직설적이고 독선적인 행동을 하는때도 많다. 그런 내가 학년 부장을 맡고 있다 ㅋㅋㅋㅋ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2. 많은 사람들이 한국 축구를 볼때 느끼는 충동은 차라리 내가 뛰고 싶다일 것이다. 고삼 담임 생활을 꽤 해왔지만 그런 생각을 한 적은 별로 없었는데 올해는 정말 그냥 내가 대신 입시를 치르고 싶다. 갑갑해서 목이 메인다. 애들은 한없이 즐겁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들은 그냥 그렇게 살도록 놔두고 내가 163명분 공부를 해서 생기부를 쓰고,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2018. 3. 27. 부장은 왜 그리 미안한 것일까? 부장을 하면서 입에 붙은 말들이 있다. 미안한데..... 죄송한데.... 이해해주시.... 감사합.... 송구스럽습.... 왜 항상 부장은 미안하고 죄송하고 송구스럽고 감사해야할까. 이해는 못하겠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가고 있다. 부장을 한다고 나한테 좋은 것은 없는데. 사실을 말하자면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항상 미안하고 죄송해야할까. 오늘은 학생한테 뭔가를 시키다가 미안한데.... 할래? 라고 말하는 나를 보고 흠칫 놀랐다. 애한테 미안한 부탁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미안하다는 말을 했을까? 이제 그 말이 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2018. 3. 8. 시대는 그렇게 변해간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고3담임이라는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학교에서 꽤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업무였기에 어떤 식으로든 인정받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게 교과 실력이든, 입시지도력이든, 아니면 인간관계든) 고3담임을 한다는건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고3 담임들을 대표하는 부장은 인문계고등학교 업무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한해의 입시 전쟁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3학년 부장과 합이 잘맞는 교사들을 3학년 구성원으로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세월은 흐르고 흘러 입시 제도라는 것이 입시 전문 기관에서 배부하는 배치표 점수대로 자선 그어서 지원시키는 수준에서는 해결이 안되는 전문적인 영역으로 발전해가고 있기에,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가장 중요.. 2017. 11. 27.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용기 세상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게 맘 편하게 살아가기 위한 첫번째 조건인듯 싶다.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흘리는 것. 애써 피하지 않고 담담해지는 것이 강철 멘탈로 거듭나는 방법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이리 쓸데없는 걸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는지. 한번 틀어진 사이는 아무리 봉합해봐야 회복되지 않더라.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고 아니면 마음에서 놔버리는게 상책이다. 올해 나의 가장 큰 실수는 항상 말하는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내 스스로 져버렸던 것이다. 멀리서 바라볼 때 좋은 사람은 그냥 멀리서 보는게 제일 좋다. 굳이 가까이 두고 지내며 그의 흠결을 느낄 필요는 없으며 나의 모자란 부분을 그에게 드러낼 필요도 없다. 백번 좋다가도 한번의 실수로 틀어.. 2017. 11. 14.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내년의 거취에 대한 고민이 이어진다. 몸도 마음도 너무 피폐해져 있는 지금 새로운 곳으로 옮겨 다시 시작하는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과 그래도 2년 동안 데리고 온 애들 대학은 챙겨보내고 옮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뇌내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좋은 자리가 났을때 자리를 옮기지 않으면 정작 학교 만기가 되어 이동해야 할 때 어떤 고생을 하게될지 알 수 없기에 가고 싶은 학교가 생긴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긴 하다. 2학년 애들을 데리고 올라고 졸업시켜야 한다는 의무감도 그저 나혼자만의 감상일 뿐이지 사실 학년 애들이 나라는 교사에 대해 대단한 신뢰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이상한 신념도 근거 없는 망상일 뿐이다. 동료교사와의 관계나 학생과의 관계, 수업이나 업무 부분에.. 2017. 10. 26. 감정의 결핍이 주는 스트레스를 넘어서기 위하여 진료받으러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나요?라는 질문을 하셨다. 나는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의사선생님은 대단히 의아해했다. ‘그럼 설명이 안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면서 인지하지 못하시는건 아닌지요?’ 의사선생님의 그 말에 지난 내 삶을 복기해보게 되었다. 나는 정말 스트레스를 안받고 있었는가? 아니면 받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인가? 언제부턴가 그랬던 것 같다. 택시에 타면 기사님의 말도 안되는 헛소리에도 일일이 반응하며 맞춰주는 것처럼 사람들과 모이면 실없는 농담에도 맘에 없는 웃음을, 그리고 그들과 맞춰가기 위해 나 또한 아무 의미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어색함을 싫어하는 내 성격이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게 만든 것이었다. 내 인간 관.. 2017. 8. 28. 나는 어디에 서있는가? 나는 어디에 서있는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끊임 없이 던지지 않으면 괴물이 되어버리는 그런 시대다. 2017. 8. 2. 이상한 책임감이 싫어라 밀려있는 일이 겹친데다가 자고 일어나니 허리가 너무 아파 학교에 가지 못했다. 방학 중인데, 보충수업도 없는데 그런데도 학교에 안가는게 왠지 꺼림직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애들은 분명 학교에 잘올테고 학년부의 선생님들이 출석체크까지 다 해주실텐데. 이 이상한 부담감이 참 싫다. 언제부터였을까. 쉬는 날 쉬어도 쉬는것 같은 느낌이 안들기 시작한 때가. 2017. 8. 1. A9 - 녹음 속의 단상 마음에 부담만 한가득 안고 생각의 무게에 눌러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던 요즘. 그래도 카메라 체험단 한다고 사진을 찍게 되니 잡생각이 없어지고 행동을 하게 된다. 여름의 녹음 속에서 어지러운 마음을 수습하며. 2017. 7. 1. 독서인 한때 사대부의 조건이었던 독서인. 책을 읽는 것이 대단한 특권이었던 시절에는 그에 대한 갈망이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모두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대에 달하였으나 사람들은 오히려 책을 접하려 하지 않는다. 책이 귀할 때나 책이 흔할 때나 그 속의 정수를 읽어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독서인은 어느 시대에나 도달하기 힘든 경지인 것이다. 2017. 6. 7. 용마루가 되지 못한 슬레이트 지붕 밑에서 웅장한 용마루를 마음에 그리며 형태를 잡아갔건만 그 팔자는 결국 슬레이트 지붕에 불과했다. 그래도 그래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세월이 기억을 이길만큼 흐르면 슬레이트 지붕도 오리지널리티를, 스페셜티를 가질 수 있을까 싶어서.... 그 혹여나 하는 기대로 버텨온 시간이었다. 2017. 6. 3. Just snap - 독고다이 역시나 혼자가 편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것은 내 취향에 맞지 않다는 걸 다시 확신하게 된 며칠이었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오해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내 말과 행동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읽히며 수많은 오해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무엇보다 피곤하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잠시간의 휴식일 뿐이다. 홀로 떠나는 긴 여행길에서 가끔 만나는 오아시스. 그것은 스쳐지나감이지 삶 자체는 아니다. 가끔 사람들과 교류하며 쉼을 얻는 것. 그 이외에 인간 관계가 가지는 큰 의미는 없다(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그들로부터 뭔가를 얻을 생각도 없고 그들의 사랑을 갈구하며 허우적거리지도 않는다. 내 삶은 철저하게 나의 것으로만 끌어가야 한다. 나의 그대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바라는 바가 없다. 그것이 없으.. 2017. 4. 23.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