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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한창 임용공부할때

 

친일인명사전 발간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었다.

 

국민기금 모금운동을 했고

 

임용 필독서인 뿌리깊은 한국사를 살 돈으로 기부를 했었다.

 

결국 뿌리깊은 한국사는 내 돈 주고 못사고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필사를 했었다.

 

 

교사되고 4년차 되던 해 드디어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었고

 

꽤 비싼 돈을 주고 구입했다.

 

책 내는데 도움을 주신분들 이름에 김석진이 세번 적혀 있는걸 보고 왠지 마음이 뿌듯해져 왔다.

 

 

2015년 서울시에서 친일인명사전을 보급하려고 하니

 

빨갱이들의 책동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여당 인사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참 절망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참칭하는 사람들은 민족주의를 논할 수 없는 입장이다.

 

민족을 버린 사람들이 그 뿌리이기 때문이지.

 

친일매국부역자들은 해방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공을 무기로 삼았다.

 

내가 그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제에 충성했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자신들의 욕망을 계속 채워나가기 위해

 

민족을 분열시켜 분단을 조장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많은 이들을 핍박하였기 때문이다.

 

죄를 지었으면 사죄하면 된다. 잘못된 방법으로 얻은 권력과 부를 내려 놓으면 된다.

 

그게 죽기보다 힘들어 오히려 죄없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몰아 가는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다.

 

친일매국부역자들 전체가 악마라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그들 중에서도 과거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까지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해방공간에서 벌어졌던 그 말도 안되는 블랙코메디를

 

2015년의 한국에서 다시 봐야하는건 정말 고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