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등산시키려고 찾아갔던 미륵산 용화사. 며칠새 가을색이 많이 깊어져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카메라에 메모리 카드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와이프의 갤럭시 S20울트라로 사진을 찍고 집에와서 컴퓨터로 옮겨봤더니 블로그용으로는 충분할 정도였다. RAW는 안쓰고 그냥 JPEG으로 찍은거라 자체 보정이 과한게 좀 아쉽긴 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센서리스에 가까운 핸드폰 카메라가 이정도의 사진을 만들어주는게 신기했다.
아침부터 콜라 한잔.... ....이 아니라 몇달 동안 안썼던 만년필들의 묵은 잉크를 세척했다. 물을 몇번이나 갈아도 계속 배어나오는 청남색 잉크물. 만년필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한석규가 편지를 쓰기 위해 만년필을 물에 씻는 장면을 보고 나서 였는데 자신에게 남은 미련이라는 감정을 씻어 내려는 듯한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중요한 서류에 사인을 하거나 의미 있는 글귀를 써내려갈때는 만년필을 활용하곤 했다. 몽블랑 같은 비싼 제품은 개발에 편자를 다는거랑 마찬가지인 악필이기에 주로 라미나 로트링 아트펜 같은 저렴한 제품을 사용해왔다. 만년필의 장점은 특유의 필기감으로 글을 쓰는 재미를 더해주는데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제일 좋은건 몇달에 한번쯤 굳은 잉크를..
1. 사진. 진입장벽이 무척이나 낮은 취미, 혹은 예술의 영역. 기본 조작법에 약간의 감각만 더해지면 그럴싸한 사진을 찍어내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포토샾의 파워가 더해지면 더더욱 그렇다. 사진만큼 잘하는 사람이 많은 분야도 드물다. 일정 수준에 오른 사람이 넘쳐나는 사진이기에 모두가 예술가가 되고 싶어 한다. 사진으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달려든다. 축구를 잘한다고 모두 축구 선수가 되고자 하지 않는다. 노래를 잘한다고 모두 가수가 되고자 하지 않는다. 여타의 많은 분야의 것들을 즐기는 이들이 굳이 그 분야의 프로가 되고자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진은 다르다. 조금 잘찍으면 그것으로 이름을 날려야 하고, 자존심을 세워야 하며 돈도 벌어야 한다. 그것이 당신이 처음 사진을 시작한 이유였는가? 2. 상향평..
음료맛에 실망해서 다시 올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카페 마노아. 장모님께서 어떤 곳인지 궁금해 하셔서 다녀왔다. (야외 자리에서 컨셉샷, 테이블에 발 안올렸음. 모서리에 살짝 다리만 기댔다가 사진찍고 바로 내림.) 딸기요거트스무디. 나 말고도 들렀던 분들이 대부분 음료맛을 아쉬워하셨는데 주인분들께 피드백이 좀 된 것인지 예전보다 맛이 좋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카페 마노아의 최고 음료는 이것. 미국 노숙자들이 꼭 한병씩 들고다닌다는 마성의 음료 애리조나 그린티 ㅋ
통영의 대표적인 식문화로 알려진 다찌. 진주에는 실비, 마산에는 통술, 통영에는 다찌로 알려진 술을 시키면 안주가 알아서 준비되어 나오는 일종의 코스 요리. 진주 실비는 교방 음식에서 비롯되어 식재료 자체보다 음식 실력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통영의 다찌는 바닷가라는 장점을 백프로 활용한 신선한 식재료가 특장점이다. 마산의 통술의 경우는 둘의 중간점 정도로 알고 있다. 사람들은 통영하면 굴과 다찌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데 둘다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찾아오는 지인들이 이것들을 경험하길 바랄 때 꽤 난감해진다. 굴의 식감과 맛은 나와 상극이고(어릴때 떡국에 들어간 굴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고민했던) 다찌 또한 해산물 위주의 음식들이 주로 나오기에 비린맛에 민감한 나로서는 좋아할 수가 없다. 그래도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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