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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잘먹고 잘 놀아서 방어력이 향상되는 하루였다.
정말 오랜만에 진주우동 저녁 오마카세. 사장님 인스타에 보니 2팀만 받고 저녁 7시부터 시작으로 변경되었다고. 일찍 왔지만 시간 맞추려고 가게 근처에서 뱅뱅 돌았는데 가보니 이미 다른 손님들은 식사를 하고 있었.... 오마카세가 아니라도 주문이 가능했.... 자리에 앉아서 보니 가게 메뉴에도 똑같이 쓰여져 있던데.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 있는건지 잘모르겠더라. 어쨌든 오마카세를 시키고 앉아 생맥부터 한잔하며 분위기 파악을 해보니 진주우동을 운영하시던 사장님은 안계시고 진주초밥 사장님 홀로 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오마카세 가격이 5만원으로 올랐고 예전처럼 다양한 안주의 구성이 아니라 회와 초밥 중심에 사이드메뉴가 조금 나오는 식이었다. 진주초밥과 진주우동이 다시 합친 이후 한번 와서 먹어봤던 그 구성과는 완..
국민학교 때인지 중학교 때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북경장에서 주방장을 하셨던 분이 독립해 나와서 양자강이라는 중화요리집을 열었고, 북경장과 맛이 똑같은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에 중국집 배달은 항상 그곳이었다. 멋모르던 어린 시절의 기억에도 작은 가게의 짜장면 맛이 참 고급지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그 시절의 우리집에 짜장면을 자주 시켜 먹을 만큼의 여유는 없었기에 가끔 접하는 그 맛이 참 특별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거의 진주고 근처에서 월식을 하고 태산만두라던가 하는 시내의 분식점을 돌아다니는 게 일상이었고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자나 깨나 술만 마시고 다녀서 짜장면에 대한 로망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결혼해서 통영으로 근거지를 옮기고 나서 양자강은..
토브 아카이브에 가려다 그곳까지 걸어갈 힘이 없어 엘리멘트브루에 주저앉아 버렸다. 필터커피를 시키려는데 에티오피아만 있다고 해서 당황했다. 그 다양한 에티오피아 커피를 하나로 퉁쳐버리면 어떻게 주문해. 멍때리고 서있으니 원두카드를 주셔서 주문을 완료할 수 있었다. 몇번 마셔봤던 시다마 벤사 원두였다. 속 쓰릴까봐 한모금씩 베어 마셨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글을 끄적이다가 집중이 안되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소설집만 하염없이 읽고 있었다. 좌우측에 여성 손님커플이 앉아 자리가 부산해질 때쯤 일어났다. 진주는 유등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수고 속에서 진행되는 내 고향의 큰 행사지만 해가 지날수록 관심이 멀어진다. 유등축제 야시장에서 조악한 장난감에 마음을 뺐겼던 어린 ..
드디어 라이비어리. 원래 진주의 우리끼리 셀럽(?) 배원장님, 유작가님, 조방주님과 함께 새로 생겼다는 책맥집 라이비어리 원정을 떠나기로 했는데 처음 가기로 했던 날은 오픈 시간이 늦어져 다원 영업 준비 시간과 겹쳐 실패, 두 번째 가기로 한 날은 여름휴가 공지를 못 봐서 실패. 개학에다 애들 수시 상담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예정이라 눈물을 머금고 9월쯤에나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산청성심원에서 물난리에 휩쓸렸던 형이 진주 어머니댁에 왔다길래 퇴근하고 바로 달려가 함께 가봤다. 근데 생각보다 더 본격적인 독서 분위기의 가게라 대화를 나누기가 좀 미안해서 다음부턴 혼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오히려 좋아. 진주에 같이 놀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ㅋ). 2시 오픈인 게 무엇보다 좋아서 진주 가..
폭염과 폭우가 절묘한 콤비네이션을 이루고 있었던 아열대 기후 버전의 진주. 전날 내린 폭우로 남강은 황토물이 되었고 고수부지는 침수된 상황이었다. 묘하게도 남강 다리가 텅 빈 순간. 경쾌하게 질주하던 라이더. 인사동 골동품 거리에 있던 금강역사들이 동광칼라로 이동해 있었다. 우리 집 입구에도 이런 걸 놓고 싶지만 아파트에서 그랬다간 소방법 위반으로 끌려갈 것이다. 톤오우에서 프리미엄 안심에 생맥주 한잔. 같은 사람이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야끼토리 아오이와는 친절함의 수준이 다르다. 여기는 맛도 괜찮지만 직원들이 너무 친절해서 좋다.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이날부로 야끼토리 아오이는 기억에서 지우기로 했다.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인 지하상가는 소멸을 향해 가고 있는 듯..
도서관 컨셉의 카페가 신기해보여 진주 간 김에 들러봤는데 대부분의 책은 모형이었고 진짜 책들은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 구색 맞추기로 가져다 놓은 듯한 느낌의 것들이라 조금 아쉬웠다. 이런 곳에 사진, 미술, 패션, 디자인, 건축 등등과 관련된 화보집이나 잡지 같은 것들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으면 대단한 문화 공간이 될 수 있을텐데 그것들을 단지 비주얼적 요소로만 생각하고 접근한 듯. 그래도 내부가 넓고 층고가 매우 높아 쾌적했으며 음료도 디저트도 꽤 괜찮았다. 나처럼 컨셉에 낚여서 들린 사람들이 아니라면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
폭염 속 정오의 진주. 우산을 받쳐 쓰고 헥헥거리며 걷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폐지가 한가득인 리어카를 끌고 지나가며 한심한 듯 쳐다보셨다. 그늘 속에서도 자기 몸하나 근사하기 힘들어하던 나약한 장년을 부끄럽게 만드신 노년. 수복빵집에서 팥빙수. 이 가게에 처음 들렀던 건 교사 발령받은 2005년 무렵이었다. 그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79년생 진주토박이라는 게 무색하다.). 일 년에 한 번쯤 들리는 주제에 맛이 변했니 어떠니 말하는 게 우습지만 팥양이 작년보다 더 줄어든 것 같다. 팥빙수가 아니라 계피빙수에 가까웠다. 그래도 이거 한 그릇 먹고 나서 기력 회복, 땡볕 속으로 다시 나갈 용기를 얻었다. 모처럼 진주초밥 오픈시간에 맞춰 점심 먹으러 갔는데 날이 더워 준비가 늦었다며 죄송해했다..
경상국립대 칠암 캠퍼스, 평거동 케빈커피로스터즈, 진주문고, 야끼토리 아오이, 칠암성당, 동훈서점, 망경동, 루시다, 은안재, 가좌동. 늦봄, 초여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진주 곳곳을 걸으며 통영에서의 삶을 버텨내기 위한 힘을 비축했다. 축축하게 젖은 몸을 햇볕에 말리듯. 돌아오는 차안에서 조금은 뽀송뽀송해진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노출 보정만 한 GR3X 기본 세팅 사진들. GR1, GR2의 색감을 이어받은 듯 하면서도 또 다른. 올드한 느낌은 맞는데 이전 버젼에 비해 매끄럽게 조율됐다. 흑백 전용으로만 사용했던 GR1, 2와 다르게 컬러도 자주 사용할 듯. 쨍하게 맑은 날 대낮에 이거 하나 들고 사진 찍으러 나가면 괜찮은 사진 많이 건져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드는걸 보니 모두가 칭찬하듯 스트릿 사진에는 이만한게 없는 것 같다. 작고 가벼운 카메라로 찍을 때만 느껴지는 특유의 감각이 있는데(이건 핸드폰하고는 확실히 다름.) 그게 확연히 느껴지더라. 진주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현 시국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 막장 드라마가 빨리 끝을 맞이해 우리 삶도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진주 북경장에 모여 짜장면을 먹고 ..
와이프 검진 때문에 진주제일병원. 원래 이날 갈 게 아니었지만 개학하고는 시간을 빼기가 힘들 것 같아 미리 검진을 받고 검사 예약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와이프 직장은 연가 한번 쓰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이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아침 일찍 움직여 병원 일정을 마치고 밀레다임 커피에서 커피를 한잔했다. 아침부터 진주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꽤 괜찮았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소중함을 느끼는 게 사람의 습성, 진주를 떠나고 나서야 진주의 소중함을 느낀다. 점심은 먹고 넘어가야할 것 같아 오랜만에 스시쿄우다이에 갔다. 어디서 홍보 동영상을 찍으러 왔는지 조명을 설치하고 음식을 찍느라 분주해 보였다. 영상 찍는 사람들의 장비는 매우 단출해 보였는데 아이폰 한..
봄방학 하던 날 진주. 모처럼 JPNT 모임이 있어서 방학식 하고 바로 차를 몰고 달렸다. 진주 오자마자 반겨주는 아름다운 현수막. 진짜 아름답다. 어떤 의미에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의 현대적 예시를 제대로 보여준다.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살아있는 학습 자료가 될 것 같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혼란을 막겠습니다는 글 걸었던 이들은 다 경질됐나 보다. 진주성 인근에 새로 생긴 일식 카츠집이 있길래 다녀왔다. 카츠 카키. 카키가 일본어로 굴이라 굴튀김도 팔 줄 알았는데 메뉴에 없었다(아니 뭐 아쉬웠다는건 아니고. 굴은 원래 싫어하니까. 카키라는 말의 어감이 참 귀엽고 예뻐서 싫어하는 굴도 맛있게 느껴지는.). 상로스카츠를 먹으려고 했지만 시간이 늦어 품절. 스페셜을 ..
산청 호국원에 처외할아버지 할머니 성묘 다녀오다가 진주에 들렀다. 신호 대기 중에 만난 라이더의 뒷모습이 멋져서 한컷. 한 3년만에 로스팅웨어에 들러봤는데.... 필터커피가 아주 실망스러웠다. 진주에서 커피 좀 한다고 소문난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커피가 아쉬웠으니 다른걸 하나라도 건져와야겠다 싶어서 처가 사람들 단체 사진 한 장. 진주 시내 돌아다니다가 봐뒀던 새로 생긴 딤섬가게. 무난한 맛. 오가며 간식으로 딤섬 한 접시 먹기 딱 좋았다. 진주 가면 가끔 가게 될 듯. 진주에서 꽤 유명하다는 밀레다임커피. 나는 처음 가봤다.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에 있는데 진주 사모님들 백화점 갔다가 들리는 사랑방 같은 곳으로 보였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듯 했는데 커피 맛에 대한 자부..
설 연휴라고 진주 넘어가서 어머니랑 식사. 진주집 근처 처프트에서 부채살스테이크와 파스타, 라자냐, 코나 빅웨이브 한잔. 이 집은 파스타보다 스테이크가 가성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 무렵에 우연히 현승민샘을 만남. 깜짝 놀랐음. 대목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던 진주 시내. 날이 추워서 오래 돌아다니지 못하고 엘리멘트브루에서 필터커피 한잔. 여기는 맛이나 분위기보다는 분위기가 좋아 가끔 찾는 곳. 아무렇지 않게 놓여져 있는 책을 아무렇지도 않게 뒤적이다 보니 한시간이 훌쩍. 와이프랑은 처음 간 진주탭룸. 원래 명절이라고 진주오면 다원가는게 코스였으나 이날은 쉬는 날이라 이곳으로. 오랜만에 과일향 가득한 IPA 마시니 참 좋았더랬다(베티붑 테일즈 DDH NE IPA). 그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