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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대지 울룰루에서 3일동안 고생을 하고 시드니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 신기하게도 아팠던 몸이 가뿐해졌다. 아웃백에서 탈출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아 컨디션이 좋아졌던 것 같다. 그렇게 상쾌한 기분으로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으며 바라봤던 창밖 풍경은 여태까지 봐왔던 어떤 풍경보다 멋졌다. 특히 시드니에 도착했을때 잔뜩 껴있던 구름이 갑자기 흩어지며 그 밑으로 위용을 드러낸 도시의 모습은 사진으로는 도저히 다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고 아름다웠다. 문명의 절정.... SF영화에서 나오는 미래도시의 모습이 이런 것일까? 다시는 만나지 못할 풍경을 담은 것 같아 뭔가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2013. 3. 10.
롤라이가 있는 풍경 -롤라이플렉스, 롤라이코드 요즘 금전 사정도 정말 좋지 않은데.... 롤라이코드가 너무 착한 가격에 나와있는 걸 보고 덜컥 물어와버렸다. ㅠ_ㅠ 사실 필름 작업도 잘 하지 않는데.... 필름에 대한 미련도 버린지 오랜데..... 그래도 필름카메라를 보면 그냥 데려오고 싶어진다. 그중에서도 이안리플렉스 카메라들은 사진도 사진이지만 사진기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막 피어난다. 이번 롤라이코드는 스크린이 격자가 아니라서 TTV에 잘 활용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기합리화를 통해 데리고 오긴 했지만 사실 실용성보다는 그냥 갖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ㅠ_ㅠ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카메라가 또 있을까? 그 유명한 다이앤 아버스가 사용한 카메라라는 것이 고정관념으로 남아서 그런지 내게 롤라이플렉스는 여성적인 카메라로 .. 2013. 3. 9.
가려진 시간 사이로 학교 선생님 한분이 업무 때문에 내 나이를 물어오셨다. 서른 다섯.... 쿨메신저로 나이를 쳐서 보내면서 왠지 낯선 느낌이 들었다. 서른다섯.... 그래 벌써 서른다섯이구나. 시간은 어느새 그렇게 흘러버렸다. 우연히 1박 2일 섬마을 음악회를 보았다. 오랜만에 너무나 좋아했던 윤상의 얼굴을 TV로 볼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긴 했지만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 더 여유롭고 멋져보이는 그였다. 윤상이 부른 가려진 시간 사이로 라는 노래를 좋아했던 열두살 중학생 소년이 어느새 서른다섯의 남편, 아버지, 학교선생, 사진가가 되어 있다. 숨어서 흘러온 그 시간 속에 나는 어떤 이야기를 새겨왔을까. 나도 그처럼 여유와 지혜가 담겨진 얼굴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 노는 아이들 소리 저녁 무렵의 교정은 아쉽게 남겨.. 2013. 3. 7.
야자감독전 한시간, 전시회 에필로그 야자가 시작되기 전 저녁시간.... 오롯이 내게 주어진 나만의 시간이다. 애써 챙겨다 놓은 사진책들을 보며 파프리카를 먹는 이 시간만이 요즘 내게 평온함을 준다. 와이프와의 짧은 통화.... 아직도 퇴근을 못하고 일하는 중이라는 아내의 말에 '그래가지고 어찌사냐?' 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사실 내가 할말은 아닌 것 같다. 퇴근 못하고 일하고 건 나의 일상이니까 ㅋㅋ 전시회가 끝난 저녁 새벽 1시에 통영에 도착했다가 6시에 진주로 출근을 했다. 전시가 끝났는지 안끝났는지 정신을 차릴 여유도 없었다. 3일이 지난 이제서야 챙겨온 방명록을 꺼내서 읽어봤다. 많은 사람들이 남겨준 흔적이 전시회를 하긴 했었다는 증거가 되어준다. 이번 전시는 사실 무리수를 많이 둔 일이었다. 금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전혀.. 2013. 3. 6.
시작의 계절에 서서 약간은 서늘한 공기 속에서 따듯한 햇볕을 받으며 서있는 계절. 봄이 오고 있다. 시작을 상징하는 이 계절이 올해의 내게는 어찌 다가올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폭풍처럼 흘러간 지난 겨울의 여흔이 있기에 봄을 맞이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해서.... 올해도 변함없이 학기 초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담임으로서 야자감독을 하며 학생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당분간은 2학년 담임들이 전원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하기로 했기에 해를 보고 돌아다니는 건 힘들 것 같아 우울하다. 학교 선생님 중 가장 많은 시수에 시간표도 그리 좋지는 않아 마음이 무겁다. 와이프가 복직함으로써 진진이는 엄마 아빠 없이 외할머니 손에서 크게 되었다. 물론 저녁에는 만날 수 있지만 왠지 기분이 짠하다. 고생하실 장모님도 걱정이 되고 가뜩이나 사.. 2013. 3. 5.
사진을 공부하는 이유 누군가 내게 사진공부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창조적인 재앙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만약 사진술이 말 그대로 '어려워서' 단순한 사진 한 장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수채화 한 장이나 에칭 작품 하나를 창조하는 것과 비슷했다면, 사진의 총 생산량은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너무 손쉽게 피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때로 창조적인 재앙을 초래한다." - 안셀 애덤스 필름으로 사진을 찍던 시절에도 이런 말을 했는데 디지털화된 지금은....? 그래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 의미없는 이미지의 범람에 기여하지 않기 위해서.... 2013. 3. 1.
서울, 점묘 점묘.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린다. 하나 하나의 점이 모여 그림을 만들어 낸다. 서울의 점묘, 불빛 하나 하나에 담긴 사연들이 서울이라는 거대한 그림을 만들어 낸다. 2013. 2. 28.
김석진 사진전 - 지속되는 과도기 드디어 개인전 '지속되는 과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종로 통의동에 있는 류가헌 갤러리에 걸려있는 제 이름과 전시제목을 보니 그제야 실감이.... 첫날 다녀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대연 교수님을 비롯한 온빛다큐멘터리 회원님들 바쁘신 시간 내서 들러주신거 잊지 않겠습니다. 너무 뵙고 싶었던 이갑철 작가님께서 해주신 말씀에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직접 추천해주신 책 반드시 사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한구 작가님과 이갑철 작가님께서 제 사진에 대해 해주신 말씀이 같은 맥락이라 계속 가슴에 남습니다. 이상엽 작가님과 술한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또 언제 기회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술잔을 기울일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장일암 작가님과 생각사의 .. 2013. 2. 27.
첫걸음을 내딛다. 결혼하면서 분양받았던 아파트가 드디어 완공되어 4월이면 이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입주전 하자 발견의 날이라 미리 입주할 아파트에 들러보았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이 텅빈 공간을 와이프, 진진이와 함께 채워나가야하겠지요. 결혼한지는 이제 1년 반이 넘었지만 진정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인 것 같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2월말 3월초는 제게 가장 정신없는 시간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개인전이 드디어 시작되기 때문이죠. 안내장 참고하셔서 시간되시는 분은 한번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3. 2. 24.
The way to my home 매일 같은 길을, 매일 같은 시간에, 매일 다른 마음으로.... 2013. 2. 23.
Gordian knot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한 칼에 끊어버렸던 알렉산더의 과감성이 부럽기만 하다. 2013. 2. 22.
켜켜이 차별없이 쌓이는 시간의 층은 가볍고 날카로운 미려함을 무겁고 부드러운 깊이감으로 바꿔놓는다. 나도 그 켜켜이 쌓여가는 것의 힘을 믿어보기로 했다. 2013.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