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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

시작의 계절에 서서

 

약간은 서늘한 공기 속에서 따듯한 햇볕을 받으며 서있는 계절.

 

봄이 오고 있다.

 

시작을 상징하는 이 계절이 올해의 내게는 어찌 다가올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폭풍처럼 흘러간 지난 겨울의 여흔이 있기에

 

봄을 맞이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해서....

 

 

올해도 변함없이 학기 초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담임으로서 야자감독을 하며 학생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당분간은 2학년 담임들이 전원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하기로 했기에

 

해를 보고 돌아다니는 건 힘들 것 같아 우울하다.

 

학교 선생님 중 가장 많은 시수에 시간표도 그리 좋지는 않아 마음이 무겁다.

 

와이프가 복직함으로써 진진이는 엄마 아빠 없이 외할머니 손에서 크게 되었다.

 

물론 저녁에는 만날 수 있지만 왠지 기분이 짠하다.

 

고생하실 장모님도 걱정이 되고

 

가뜩이나 사람 많은 거 좋아하는 진진이가 할머니랑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려면

 

얼마나 심심하고 짜증이 날까 싶어서 마음이 아프다.

 

복직한 와이프 걱정에 학교에서도 일이 잘 안된다.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내려가서 얼마나 좌충우돌할지 생각하니 안스러운 마음 어찌 감출 길이 없다.

 

운전을 너무 싫어하는 나로서는 아침 저녁으로 왕복 두시간을 달려야하는 출퇴근길이 여전히 힘들기만 하다.

 

 

그래도 하고 있는 업무는 힘들지만 매년 해왔던 일이니 잘할 수 있을 거다.

 

수업 시수는 많지만 내가 너무 좋아하는 세계사를 가르칠 기회가 왔으니 그 또한 긍정적이다.

 

고생하실 장모님 생각에 길가다 더치 커피를 한병 사는 여유를 갖게 되었으며

 

출근 전에 잠시 깨서 아빠보고 웃다 자는 진진이를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와이프의 일이 많으면 내가 도와주면 될 거다. 이러나 저러나 어느새 새학교에 익숙해져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게 될거라 믿는다.

 

이사를 가게 되면 버스 정류장이 바로 앞이니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그것도 나름의 힘든 점이 있겠지만 아침 저녁으로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마음이 들뜬다.

 

 

당장 힘들지만 그것들이 눈 녹듯 해결될거라는 믿는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봄이 오고 있으므로....

 

우리 가족은 봄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길을 걷게 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