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립도서관 앞에 있는 동네 카페 얼쏘. 이름이 요상해서 몇번 눈길을 주긴 했는데 겉보기로는 너무 평범해보여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 진진이가 가보자는 말을 안했으면 계속 무시하고 지나다녔을지도.... 동네 놀이터에서 안좋은 일이 있어 의기소침해진 진진이를 데리고 가서 팥빙수를 시켰는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스펙타클한 비주얼의 뭔가가 자리에 놓여졌다. 신선로 팥빙수라니 ㅋㅋㅋ 숯 구멍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어서 연기가 모락모락 ㅋ 놀라서 바로 먹지도 못하고 입만 벌리고 있었다. 눈꽃밀크팥빙수였는데 맛도 괜찮았다. 이제 통영 팥빙수의 최고봉은 무전동 얼쏘인걸로 해야겠다. 너무 신기해서 이틀 연속으로 가서 먹고 왔다. 통영 놀러오는 사람 있으면 꼭 사주고 싶은 팥빙수다.
개인적으로 프랜차이즈 고기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예외인 곳이 두군데 있다. 김형제 고기의 철학은 통영에서만 가봤기에 프랜차이즈로 인식하지 못한데다 고기맛도 서비스도 너무 좋아서, 돼지영농후계자의 경우는 진주에서 몇군데 들러봤는데 고기 퀄리티가 일정하고 다른 곳과 확실히 구분될 정도의 개성 있는 식감과 맛을 저렴한 가격(500g이 3만원)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영 무전동에 생긴 돼지 영농후계자도 다른 지점에서 느꼈던 장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고기만 놓고 블라인드테스트를 해도 누구나 골라낼만한 영농후계자만의 시그니처 기본한도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무 고민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다른 곳과의 차별점이라면 저러다 일 끝나면 드러눕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직원들이 친절하다는 것. 이..
통영 죽림에 새로 생긴 철판요리 전문점. 전형적인 일본 선술집 스타일의 가게로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다찌 자리에 앉으면 불쇼도 해주실 것 같은 분위기. 이 집 인테리어의 핵심은 딴거 다 필요없고 문 앞에 앉아 있는 시바. 붙임성 있고 귀여운 녀석. 가까이만 가면 달려들어 애교를 떨더라. 그래서 사진 찍기는 참 힘들었.... 스테이크 먹고나서 우와~ 할 정도로 엄청난 맛은 아니지만 고기는 부드럽고 간도 적절해서 흠 잡을 곳 없이 무난함. 와사비 살짝 올려서 맥주 한잔하기 딱 좋았다. 야끼소바는 엄청 짤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실제로는 간간한 정도. 생맥주 한잔 8000원. 솔직히 기린이나 아사히나 일본 맥주 맛있는 줄은 모르겠는데 생맥이 이것 밖에 없어서.... 테라 생맥을 이 잔에 따라마셔도 똑같을 것..
벚꽃 시즌이 저물어 가는 게 아쉬워 막걸리를 한잔했다(핑계도 참 가지가지다. 정말.). 벚꽃 띄운 막걸리에 수육 한점 먹으니 참으로 좋더구먼. 오늘은 온도(욕지도 양조장)에서 빚은 고구마막걸리를 마셔봤다. 한잔은 새콤달콤한 게 너무 맛있었는데 두 잔째부터는 그 새콤함이 부담스러워졌다(많이 마시기에는 무난한 맛을 내는 제품이 나은 듯). 사장님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막걸리라고 하셨는데 마시고 보니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이러나저러나 봄날 저녁에 마신 막걸리는 맛과 상관없이 참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국힘당 골수 지지자인 듯한 행인의 꼰대 짓만 안 봤으면 완벽한 날이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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