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올곧에 들렀다. 사실은 집에 주차하고 애써 걸어갔다 왔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 이상하게 아침부터 이 집 바닐라플로팅이 생각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사장님께 인사드리고 주문을 했는데 아이스크림이 다 떨어져서 안된다고 말씀하시려다가 확인해 보시고는 주문을 받아주셔서 아름다운 자태, 압도적인 볼륨감을 가진 음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아이스크림 라떼류는 아이스크림 맛이 커피맛을 눌러버리기에 커피를 즐기는 게 아니라 달달한 음료를 마신다는 개념으로 접근했었는데 올곧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정말 맛난 라떼가 아이스크림에 지지 않고 자기주장을 하니 둘의 시너지 효과가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폴바셋 아이스크림 라떼를 아득히 넘어서는 경지.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잔씩..
학기 초라 정신 없이 살다보니 신상 카페가 생긴 줄도 모르고 있었다. 동피랑 바로 옆임에도 한적해서 산책하러 자주 돌아다니는 곳인데 잠시 안간 사이 기습 오픈이라니. 간판이 너무 작아서 카페인 줄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2000년대 초중반, 한 세월을 풍미했던 컴팩트 디카들이 한가득 진열되어 있어서 추억 돋았다. 몇개는 나도 갖고 있던거라. 장식장의 디비디 타이틀도 그렇고 사장님이 나랑 비슷한 시대를 살아오신 듯. 요즘 귀한 대접 받는 녀석들도 보이던데 나쁜 맘으로 들고 가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걱정됐다.앞에 아크릴 파티션이라도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내부는 꽤나 넓고 여성분들이 좋아할만한 스타일이다. 나눠진 공간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을 주려한게 느껴졌다. 벽의 도색과 질감이 약간 부조화스러운게 아..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한점 먹고 감탄할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나 안정적인 평균 이상의 고기 퀄리티. 깨끗한 매장, 친절한 직원들, 무엇보다 집 앞이라는게 제일 좋은 김형제 고기의 철학. 솔직히 통영에 이만큼 하는 집이 거의 없다. 며칠전에 통영의 모 고기집에서 대단히 황당한 일을 겪고 나서 들렀더니 이 집은 정말 선녀다 선녀. 요즘은 커피 마시느라 술을 자제하는 편. 일주일만에 마셔서 그런지 맥주가 달달했다. 농담 아니라 스텔라 아르투아 끝맛에서 아카시아 벌꿀 향미를 느꼈다. 그래서 두잔 연속 드링킹. 사실은 한잔만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박효신의 눈의 꽃이 흘러나오길래. 임용고사 준비하던 때가 생각나서 술이 땡겼다. 2004년에 방영한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주제곡, 그때 참 좋아했었다. 전주 부분만 들어도..
요즘 게이샤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건 다분히 그 커피가 갖고 있다는 최고의 향미를 내가 느낄 수 있는가를 테스트해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전문 용어로 돈지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근본인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를 맛보고 싶지만 인근에 그걸 취급하고 있는 곳이 없고 경험할 수 있는게 가성비가 좋다는 니카라과 핀카 리브레나 콜롬비아 마난티알레스의 것이었다. 같은 품종이라고 해도 떼루아에 따라 특성이 달라질테고, 로스팅과 보관상태, 내리는 방법에 따른 변수도 엄청날테니 사실 아무리 많은 곳에서 마셔본다고 해도 그 정수를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4곳에서 게이샤를 마셔봤는데 맛과 향이 전부 제각각이었다. 이타라운지의 게이샤는 콜롬비아 마난티알레스의 것이었는데 커피 테이스팅하는 이들이 말..
2021년 가을에 먹은게 마지막이었으니까 거의 2년이 지났네. 오랜만이라서 너무 기대를 했던건지. 예전보다 부족하게 느껴진다. 연분홍색의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웠던 그 큼직 큼직한 참치살은 어디가고 깍둑썰기된 붉은 살만 남았구나. 하긴 예전이 너무 좋았던거지 지금도 나쁜건 아니야. 이날 컨디션이 안좋았을 수도 있는거잖아. 그래도 뭔가 좀 아쉽다. 좋았던 것들이 하나 하나 변해간다는게. 한점 먹으며 이게 진짜 참치구나 하며 놀랐던 그 맛을 다시 느낄 날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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