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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끝날듯하면서도 끝나지 않는 더위, 오늘은 집에 안좋은 일이 있어 한낮의 더위가 더 짜증스럽게 다가왔다. 하루를 근근히 버티고 해질무렵 기분 전환을 위해 집 근처 바에 칵테일 한잔 하러 갔다. 아무도 없는 시간대에 조용히 마시고 나오기 위해 오픈하는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오가며 자주봤던 술퍼마켓, 맥도널드 로고를 본따서 만든 간판이 눈에 들어와서 기억에 남았던 곳이다. 그냥 동네 포차 같은 컨셉의 가게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칵테일을 전문으로 하는 분위기 좋은 바였다. 넓지는 않았지만 조명과 다양한 잔들과 술병들이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다른 곳의 바에서 일하시다 만렙 찍고 자기 가게를 오픈하신 듯한 느낌의 여사장님은 너무 친절하셨고 칵테일 만드는 솜씨도 훌륭해 짧지만 기억에 오래 남..

칵테일 한잔 마시고 나오니 펼쳐지고 있었던 북신만의 노을 풍경. 우연히 만난 두명의 원어민은 저런 풍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왠지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던 거제 둔덕 원어민 선생님께 식사 대접을 하기로 해서 덕둔버거에 갔다. 인근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수제버거니까 네이티브의 입맛에도 맞을거라고 생각했다. 덕둔버거의 맛은 두말 할 필요없는 수준이라 원어민 선생님도 최고라고 하시더라.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리묘 사장님의 어머니가 운영하신다는 잡화점 자매잡화에도 다녀왔다. 덕둔버거와 리묘에서 걸어서 2-3분 정도 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는 작은 가게다.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이 없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인센스 하나랑 소품 몇개 주워서 왔다. 원어민 선생님께 그곳에서 파는 엽서를 한장 선물해 드렸는데 무척 좋아하시더라.

광복군의 군복 색깔을 모티브로 만든 153ID 광복절 한정판. 볼펜 자체는 색깔 빼고는 기존의 153ID와 똑같고 작은 메모 수첩이 세권 포함되어 있다. 나의 모나미 콜렉션에 하나 더 추가.

모든 슬픔과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여름. 한낮의 더위에 모든 눅눅한 감정이 뽀송하게 마르고 한줌 바람에 마음에 내려 앉은 진태미가 날아가는 내가 너무 사랑하는 계절.

거제 중곡동에 위치한 감각적인 카페. 위치가 관광포인트하고는 많이 떨어져 있어 현지인이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주를 이루겠다 싶은 곳이었다. 카페 부분 부분 인상적인 포인트가 많은데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아서 집 근처에 있었다면 여기 죽돌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들었다. 여기 음료와 디저트들은 전부 찐, 아이스말차와 말차테린느는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하는 진주 TDA에 꿀리지 않을 정도.

통영시 도산면에 생긴 식물원. 대놓고 관광지 느낌을 주는 외관 때문에 큰 기대감 없이 들렀는데 내부의 식물원은 정말 괜찮았다. 특히 아이보리빛의 공간은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멋진 곳으로 빛이 좋은 시간대에 들리면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을 듯. 커피나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종이 배열되어 있고 규모도 상당해서 다 돌아보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식물원 내부가 꽤 더운 편이라 한바퀴 둘러보고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카페 공간으로 돌아가면 행복이란게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될 것이다. 한번 가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곳이지만 음료나 빵맛은 많이 아쉽다(입장료는 1인 1음료로 대체).

지난주부터 탈한국급 노을이 계속되고 있어 저녁 시간에 다른 일을 하기가 힘들었다. 연일 계속되는 촬영에 지쳐 좋은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좀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 마침 어제 북신만 일몰은 꽝이었기에 이제 일몰 시즌이 끝났나 싶었고 오늘은 집에서 느긋하게 여유를 즐겨야지 하며 촬영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창밖으로 보이는 빛이 심상치 않았다. 붉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하늘 끝을 본 순간 쉬고 싶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마음만 조급해졌다. 이럴때 필요한건 빠른 판단력, 우리 집에서 북신만이 아무리 가까워도 촬영포인트까지 도보로 이동하려면 10분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럼 게임은 끝난다. 집에서 1층 주차장까지 날듯이 뛰어내려간 나는 망설임 차를 몰고 북신만 주차장까지 달려 그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