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터진 사태로 인해 크게 관심이 없었다가 진절머리나게 싫어진 모종교에 대한, 이 사태를 즐기고 있는 듯한 어떤 정치인들에 대한, 그저 남탓만하고 욕할 포인트만 찾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지옥을 헤매고 있다가 겨우 마음을 가라 앉힌다. 이미 터진 일을 어찌하겠는가? 최선을 다해 조심하며 수습에 동참해야지. 정말 싫은 사람들이지만 같은 배에 타고 있는 이상 그들이 배를 가라앉히는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이순간 가장 힘들 사람들은 최전선에서 질병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결정권을 행사해야할 사람들이 아닌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믿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이 지시하는 것을 최대한 존중하고 따르는 것 뿐. 지쳐 쓰러지지 않기를, 그 ..
동피랑 올라가는 길 한구석에 숨어있는 카페 포지티브즈 통영. 동피랑에 있는 카페에 가볼 생각을 별로 안해봐서(대부분 내 취향은 아니었기에) 언제나 스쳐지나갔던 곳인데 이 날은 왜인지 마음이 동해서. 외국 어딘가에 있는 농가에 들린 듯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정리되지 않은 듯 어수선하고 대충 이어붙인 듯 엉성한 마감의 인테리어인데 묘하게 감각적인 공간으로 완성해둔게 신기했다. 이런걸 보면 주인이나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안목이라는게 정말 중요한듯 싶다. 난잡과 혼잡속의 정돈은 한끝차이므로. 오후의 빛이 좋아 사진 찍기 참 좋았으며 음료나 디저트도 만족스러웠다. 재료의 조합이 신기해서 시켜봤던 애플시나몬 우유는 꽤 맛있었다. 정원에 있는 목련 나무가 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만개한 목련나무 아래서 사진을 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맛집 탐방도 잘 못다니고 집에 콕 쳐박혀 있었더니 정말 오랜만에 통영로그를 작성하는듯. 기분이 다운될 일이 있어 스트레스 풀려고 강구안으로 드라이브를 나갔다. 서울식당에서 낙지볶음을 먹고 기분전환을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텐동321이라는 간판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들어가봤다. 니지텐이 독주하던 통영 텐동판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반길만한 일이긴 한데 2층에 있는데다가 간판이 작고 너무 캐주얼 분식스러운 디자인이라 긴가민가하는 심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지만 큰 특색은 없다. 요즘 일식집들에서 기대하는 그런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니지텐에 비해서는 훨씬 넓은 편이라 식사하긴 오히려 편했던 것 같다. 이 가게의 인테리어의 최대 장점은..
온더락보다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게 위스키의 향과 풍미를 제대로 즐기는 법이라고 해서 위스키잔의 정석 글렌케런 잔을 샀다. 꽃봉우리같은 잔의 모양이 향을 모아주기에 위스키 마시기에 가장 좋은 잔이라고 해서. 일반 잔이랑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냐만은 어차피 위스키라는게 반은 분위기로 마시는 술이므로. 글렌케런에 담긴 글렌버기 한잔은 내게 금준미주에 준하는 사치. 예전처럼 한입에 톡 털어넣는게 아니라 노즈를 느낀 후 입안에 머금고 천천히 음미하다보니 확실히 모르고 넘어갔던 미묘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피트감이나 시트러스한 느낌, 바닐라향이 난다거나 꿀과 마른과일의 맛이 느껴진다는 시음 후기들을 보며 이게 뭔 낯선 이국의 여인이 플라맹고를 추는 소리인가 라고 웃어넘겼는데 아직까지 완벽하게 다 잡아내지는..
너무 낯설고 남의 집 같기만한 이 풍경이 익숙한 나의 어떤 것으로 변해가는데 걸릴 시간이 그리 오래지 않다는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낯선 느낌을 오래 간직할 수 있어야 타성에 젖지 않는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낯설은 장소, 낯설은 얼굴들, 낯설은 공기, 낯설은 시간.... 오늘 하루 종일 나를 불안하게 만든 그 모든 것들이 때때로 내가 기억해야할 금언같은 존재들임을 마음에 다시 새긴다. 어찌되었든 첫발은 떼었고,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의 가치를 굳게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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