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간 김에 칠암성당 묘르신께 새해인사를 드렸다. 처음엔 안보이셔서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성당 뒷편에서 어슬렁 어슬렁 걸어나오셔서 마땅찮은 표정을 하고 앉으셨다. 새해가 시작된게 언제인데 이제야 왔냐는 질책의 기운이 느껴졌다. 정성을 듬뿍 담아 츄르를 건냈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드시고는 왔던 길로 돌아 들어가셨다. 중간에 힐끔 돌아보시는 모습에서 운전 조심해서 가라는 말씀을 읽을 수 있었다. 츤데레 묘르신 올해도 건강하시길~
코로나 격리 견뎌내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니께 보양용 소고기 좀 가져다 드리러 진주. 봄을 연상케 하는 따뜻함 속의 진주는 참 좋았다.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던 해 2월에 느꼈던 것과 비슷한 포근함에 기억 속을 걷는 듯 했다. 힘찬 진주는 꽃글자는 누구 아이디어로 만들어놓은건지 모르겠지만 쌍팔년도 감성이 오래된 도시와 꽤 잘 어울리더라. 옛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들러본 커피플라워에서 아메리카노도 한잔. 15년 전에 처음 생겼을 때 정말 자주 갔었는데. 그때는 커피 전문점이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꽤 이슈가 되었던 곳이었다. 몇년동안 왠만한 모임 장소는 항상 여기로 잡았을 정도였고 진주사진여행 회원들이랑도 자주 들러서 아포가토 마시곤 했다. 혼자 앉아 있으니 그 시절 생각이 많이 나더라. 저녁에는 ..
뜬금없이 우울한 얘기를 꺼내서 미안하지만 멸망은 이미 확정되어 있다. 그 속도가 문제인데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 같다.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면 가속도를 줄여볼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정해진 파국을 막을 수는 없을테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바꿀 생각이 없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바껴서 막아주길 바랄 뿐이다. 뻔히 보이는 낭떠러지를 향해 기쁜 걸음을 내딛는 동지들과의 동시대를 살아가는데 대해 큰 불만은 없다. 정해진 끝에 도달하는 것은 모두 같기 때문이다. 그 끝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두려운건 사실이지만 나 혼자 가는 길이 아니기에,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두려운게 없었기에 그러려니하고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이다. 능력있고 운이 있는 사람들은 그 점에 도달하는게 조금 늦어질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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